2억 탕진·모친 폭행 사례도
치유프로 이수자 166명 선처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신신고자가 3개월여 만에 1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2년간 2억원을 도박에 쓰거나 범죄까지 저지른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청은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지난 5월18일부터 8월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이 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신고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5세로, 고등학생이 963명(54.2%)으로 가장 많았다. 중학생은 813명(45.8%), 초등학생1명(0.1%)이었다. 전체 신고자 가운데 1501명(84.5%)은 본인이 직접 신고했으며, 나머지 276명(15.5%)은 보호자가 신고했다.
이들의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도박 금액은 300만원으로 조사됐다. 도박 유형은 슬롯과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이 전체의 95.9%를 차지했다.
일부 청소년은 도박으로 인해 가정폭력이나 다른 범죄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는 어머니가 용돈을 요구하며 자신을 폭행한 아들을 112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2년간 약 2억원에 달하는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은 면담을 거쳐 해당 청소년을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정신과 치료에 연계했다.
서울에서는 도박자금이 떨어질 때마다 사기와 절도 등을 저지르던 중·고등학생 14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도박 서클'이 적발돼 해체됐다.
집단으로 자진신고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 충북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의 예방교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을 계기로 중·고등학생 116명이 신고했다. 이 가운데 한 학교에서는 15세 청소년이 친구들을 설득해 30명이 함께 신고하기도 했다.
경찰은 초기 면담을 마친 1504명 가운데 1430명(95.1%)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에 연계했다. 나머지 청소년에 대해서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치유 서비스를 이수한 청소년 160명을 분석한 결과 도박 문제 수준을 나타내는 선별척도 평균 점수는 이수 전 4.81점에서 이수 후 2.22점으로 낮아졌다.
치유프로그램을 이수한 222명 가운데 147명은 훈방됐으며 19명은 즉결심판에 넘겨지는 등 총 166명이 선처됐다. 나머지 56명은 입건·송치됐다.
경찰은 자진신고 과정에서 파악한 불법 도박사이트 464개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삭제를 요청했다. 또 도박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법사금융 피해를 본 청소년 5명을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연계하고, 고금리 대출과 가족·친구를 상대로 한 추심 협박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고 계기로는 학교전담경찰관의 교육·홍보가 1183명(6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터넷·포스터 등 홍보 매체 243명(13.7%), 친구 등 주변 권유 180명(10.1%), 학교 홍보·안내 110명(6.2%) 순이었다.
경찰청은 다음 달까지 전문기관 연구를 통해 자진신고 제도의 효과를 분석하고 청소년과 학부모, 경찰관, 상담사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시기·방식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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