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깃값 '20% 인상 담합' 6곳 기소

박소진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8-04 15: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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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디허스등 임직원 12명도
6년간 1조2000억 규모 짬짜미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대형 돼지고기 유통업체들이 수년간 납품가격을 사전에 조율해 대형마트 판매 가격을 20% 가량 끌어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식료품에 대한 업체의 정보 교환 담합 행위를 적발·기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서울동부지검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도드람푸드, 디허스코리아(옛 CJ피드앤케어),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보담 등 유통업체 6곳과 임직원 12명을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마트에 공급하는 돼지고기 납품가격을 사전에 맞춘 뒤 견적가격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가격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가격 정보 교환 행위'를 처벌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이 2021년 12월 시행된 만큼, 기소는 해당 시점 이후의 범행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적발 이후 검찰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면서 본격화됐다. 검찰은 지난 4월 9개 업체를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했으며, 조사 결과 담합에 참여한 업체는 모두 9곳으로 확인됐지만 해산했거나 공정위 조사에 협조해 면책된 업체를 제외한 6곳만 재판에 넘겼다.

이날 수사 브리핑에 나선 박형철 형사6부 검사는 "공정위는 주로 2021∼2022년에 발생한 190억원 규모의 담합 혐의를 적발했는데, 검찰은 이에 더해 2017년 8월부터 6년간 담합 행위를 한 사실과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에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한 모든 업체가 해당 기간 돼지고기 견적 가격을 합의해 결정하고 이마트에 제출한 견적 가격 정보를 매주 상호 교환한 사실을 확인했다.

납품업체 표시 없이 국내산 돈육으로 분류해 매장에 내놓는 일반육과, 육가공업체를 표시하는 브랜드육 모두에서 담합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 검사는 "2020년부터 3년간 브랜드육 납품 가격을 분석한 결과, 가격 정보 교환 행위로 납품 가격이 거의 동일하게 형성됐고 일반육도 변동률이 서로 비슷하게 움직였다"며 "가격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면 발생하기 어려운 가격 분포"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기간 이마트가 담합 업체들로부터 매입한 돼지고기는 총 1조2000억원 규모, 약 1억4200만kg에 달한다.

업체들은 2017년 8월 이마트가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납품업체별 견적가격을 공개하지 않자 서로 가격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소폭의 가격 차이를 두고 입찰하는 수법을 썼다.

또한 2021년부터는 텔레그램 단체 비밀 대화방을 운영하며 납품가격을 조율했고,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후임자에게 관련 내용을 인계하거나 신규 납품업체까지 참여시키며 담합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의 현장조사가 시작되자 일부 임직원들은 메신저 대화나 전산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앤 정황도 확인됐다. 특히 일부 업체에서는 준법감시를 맡은 법무팀 직원까지 자료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검찰은 조사 방해를 주도한 4명을 특정해 기소했다.

박 검사는 "공정위 조사 개시 사실을 파악하고 대화방을 삭제해 해당 대화방에서의 담합 행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약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조사 방해가 없었다면 그 규모는 수백, 수천억원에 달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일부 업체는 수사 과정에서 담합이 업계 관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2022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됐으니 보안에 신경 쓰자'는 취지의 대화가 오간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담합이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2023년 11월 담합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2023년 ㎏당 5천134원에서 2024년 5천239원으로 상승했음에도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은 (납품 경쟁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25.5% 하락했다"며 적발 전까지는 담합 행위로 인해 대형마트 판매가격이 최소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대형마트 가격이 동네 정육점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향후에도 경쟁 질서를 해쳐 국가 경제를 교란하는 각종 공정거래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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