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100억 못 갚아 송치
[광주=정찬남 기자] 환자와 지인들에게 100억원대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치과의사가 수천억원대 자산가를 사칭한 60대에게 253억원을 뜯긴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6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22년부터 치과의사 B씨에게 자신을 수천억원대 자산가로 속이고 25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을 3대째 부를 이어온 자산가라고 소개하면서 상속받을 재산만 2500억원에 달한다고 B씨에게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명품과 음식 등을 건네며 B씨의 신뢰를 얻은 뒤 자신의 공장과 사업이 미국 소송으로 가압류됐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빌린 돈의 몇 배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뒤 B씨가 변제를 요구하자 경기도에 있는 공장을 처분하려면 압류를 풀어야 한다며 추가로 돈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수익금 명목으로 약 40억원을 돌려주기도 했다.
범행 과정에서는 가명을 사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다른 사람 명의의 휴대전화와 계좌를 이용했다. 통화가 필요할 때는 주거지에서 약 20㎞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5분가량 통화한 뒤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등 추적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를 수사하던 중 투자금이 특정 계좌로 지속적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확인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했다. 이후 휴대전화와 계좌 등을 통해 A씨가 경기 남양주에 거주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약 2개월간 추적과 잠복 수사를 벌여 지난 6월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가 B씨에게 받은 돈 대부분은 인터넷 방송 후원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추가 범행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B씨는 A씨에게 건넬 돈을 마련하기 위해 환자와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해 100억여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못한 혐의로 지난 8월 검찰에 송치됐다. B씨는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으나 구속적부심을 거쳐 석방됐으며, 현재 선결제한 환자들을 상대로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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