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방문 노동자 25% "폭행·성희롱 경험"

이대우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1-04-08 15: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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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7개 직종 실태조사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국가인권위의 조사결과 가스점검, 수도계량기 검침 등 가정 방문으로 업무를 보는 노동자들 4명 중 1명은 고객으로부터 신체적 폭행이나 성희롱·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인권위의 연구용역을 받아 2020년 6∼7월 통신설치·수리기사, 가스안전 점검원, 수도계량기 검침원, 재가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다문화가족 방문교육지도사, 통합사례관리사 등 7개 직종 노동자 796명을 상대로 한 온·오프라인 설문 결과를 집계한 것이다.

9일 국가인권위가 공개한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객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 있다는 응답은 74.2%나 차지했으며, 방문 노동자들은 고객의 사적 공간에서 혼자 일하는 노동 속성과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고용 형태로 이런 부당대우에 노출돼 건강권과 안전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 보면 ▲‘괴롭힘 목적의 늦은 전화’가 48.8%(중복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고, ▲‘밤늦은 시간에 업무수행 요구’ 47.2%, ▲‘사업주 또는 직장에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43.4%, ▲‘육아·가사 요구’ 17.8% 등으로 집계됐다.

또 ▲고객으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가 25.9%, ▲22.1%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으며 7.0%는 무기를 사용한 위협을, 2.0%는 성폭행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1년간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다친 적이 있는 사람들은 48.0%로,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방문 노동자들이 최근 1년간 업무상 산업재해에 노출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감정노동 경험을 평가도구 ‘한국판 감정노동척도’(K-ELS)를 활용해 측정한 결과 ‘정상’을 벗어난 ‘위험’ 수치를 나타냈으며, 22.4%는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41%를 차지하며, 최근 1년간 그러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20.3%를 차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에서 조사 참여자 22.1%는 수입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55.9%는 고객에게서 혐오나 불쾌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응답자 약 91%는 ‘코로나19 감염위험을 느낀다’고 했지만, ‘대리점 등 회사 측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점검하고 있다’는 응답은 38%가량에 그쳤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9일 오후 2시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코로나19 방역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되며, 등록은 이날까지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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