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정부 보상이 의무 규정이 아닌데다 어민들이 직접 피해 입증을 해야 하는 탓에 관련법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8일 인천시와 옹진군 등에 따르면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은 지난해 7월20일 일부 개정돼 6개월 뒤인 올해 1월21일부터 시행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서해5도 농어업인 및 소상공인 경영활동 지원에 관한 제18조에 2항을 신설한 것. 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서해5도에 거주하는 어업인이 불특정국가의 선박으로 인한 어구 손괴 등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지원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옹진군이 집계한 2010∼2014년 중국어선 피해 자료에 따르면 서해5도 어민들은 중국어선 탓에 어구를 잃어버리거나 조업하지 못해 총 2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2010년 5∼11월 백령도와 대청도 어선 65척이 통발 어구 445틀을 중국어선의 저인망 조업 탓에 잃었다.
당시 바다에 쳐 놓은 홍어 주낙 160바퀴, 부표 60개, 닻 24개 등도 찾지 못했다. 2012년 10∼11월에는 보름간 어선 50척이 놓은 통발 389틀이 모두 없어졌다. 2014년 6월과 10∼11월에는 어선 77척(백령면 41척·대청면 36척)이 바다에 놓은 통발 778틀을 잃어버렸다.
안강망 8틀, 주낙 어구 384바퀴, 닻 71개도 회수하지 못했다. 2010∼2014년 전체 조업 피해액 235억원 가운데 어구 피해가 39억1천만원, 조업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액이 195억9천만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서해5도 어민들의 어구 피해 조사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옹진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워낙 피해 접수가 많이 들어와 어촌계가 있는 각 면사무소를 통해 일괄 조사를 했다"면서 "작년부터는 피해 접수가 없어 자체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피해 접수가 없었기 때문에 올해부터 시행된 서해5도 지원 특별법에 따른 피해 보상도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민들은 2014년처럼 대규모 어구 피해는 없지만 중국어선으로 인한 피해는 최근에도 소규모로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부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도 신청을 하지 않는 이유는 어민들이 어구 훼손 등의 피해를 직접 입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천해양도서연구소 관계자는 "망망대해에서 중국어선이 훼손하거나 훔친 어구를 어민들이 어떻게 입증하느냐"면서 "신고해봐야 조사받으러 오라 가라 하고 귀찮기만 하니 큰 피해가 아니면 그냥 넘어가는 어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연평면 어촌계관계자는 "특별법 개정안도 생색내기용이지 실질적으로 어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원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는 모호한 규정 탓에 지자체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서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구 피해도 문제지만 중국어선의 저인망식 싹쓸이 조업으로 어장이 황폐화한데 따른 조업 손실 피해액이 더 많다"고 토로했다.
당초 서해5도 지원 특별법 개정안에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따른 조업손실금도 정부가 보상하는 방안이 담겼다. 그러나 정부 측이 "불법조업에 따른 조업손실액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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