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척가>는 소리꾼 이씨가 남인우 연출가와 함께 중국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전쟁이라는 풍파에 시달리면서 억척같이 살아간 한 여인의 기구한 인생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2011년 국내 초연 이후 프랑스를 비롯해 루마니아·브라질 등 해외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관객들과 뜨거운 감동을 나누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연은 인천시민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뛰어난 소리꾼이자 재능있는 배우이기도 한 이씨는 직접 대본·작창·연기를 맡아 50여곡이 넘는 판소리를 통해 혼자서 15명이 넘는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두 시간 반 동안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
그녀는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한자어와 한문고사 대신 오늘의 말을 찾아냈으며 동서고금의 악기로 극의 다양한 상황과 관계를 표현해 낼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능청스런 연기와 맛깔스런 소리, 극 전체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로 관객들에게 판소리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전쟁이란 극한의 상황 속에서 공포·연민·분노·슬픔 등 인간이 느끼는 여러 감정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냈다. 또 이를 통해 ‘왜 억척스러워야만 살아갈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억척스러움을 강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신해 화내고 싸우며 울어준다.
때문에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눈물이 줄줄 흐르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억척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서로를 위안하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관객이 중요하지 않은 공연이란 없겠지만 판소리야말로 ‘관객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불가결한 공연이다.
소리꾼이 사설이나 노래를 하는 중간 중간에 고수뿐 아니라 관객들도 ‘얼쑤’, ‘잘한다’며 추임새를 넣게 되는데 이렇게 소리꾼과 관객이 소통과 교감을 펼칠 때 비로소 판소리 공연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씨의 소리가 신들린 듯 이어질 때 ‘예쁘다’라는 추임새로 소리꾼의 흥을 더욱 돋구고 억척이의 운명이 비극적으로 나아갈 때에는 ‘어쩌나’하는 한숨 섞인 추임새로 화답하며 공연을 함께 완성해가는 기분을 맛보아도 좋을 것이다.
한편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으로 진행, 사업비의 일부를 복권기금으로 지원받았다. 만약 아직 <억척가>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만큼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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