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대회 성화, 김빠진 점화?

문찬식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4-09-19 22: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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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찬식 기자]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OOO씨. 성화 쇼단 가운데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있는 OOO씨는 중국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통해 아시아의 화합에 기여함.'

이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지난 18일 취재진에게 배포한 개회식 세부 해설 자료집의 일부다. 조직위원회는 성화 최종 주자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대회 기간을 환하게 밝혀줄 성화가 점화되는 장면은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다.

때문에 누가 최종 점화 자가 되느냐는 보안이 생명이다. 입장 직전까지도 몇몇 관계자 외에는 모르는 일급비밀이다. 조직위는 스스로 천기를 누설했다. 약간의 정보를 줘 궁금증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그러기에는 공개된 내용이 너무나 구체적이었다.

한 취재진은 "자료를 보자마자 이영애인 줄 알았다"고 했다. 이영애는 2003년 MBC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별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에는 중국 오지마을에 '이영애초등학교'를 설립해 받은 사랑을 돌려줬다. 조직위원회 설명과 정확히 부합된다.

조직위원회의 자료 배포 이후 이영애는 순식간에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상위권을 점령했다. 다급해진 조직위원회는 같은 날 오후 '한류 스타가 인천AG 개회식의 전부는 아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지만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영애의 최종주자 낙점 사실은 외신들을 통해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인도의 타임스오브인도는 이영애의 프로필을 소개하며 그가 성화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애는 19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모두가 알고 있던 대로 마지막 주자로 나서며 성화 봉송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서프라이즈는 없었고 팬들은 개회식 최고의 감동을 희생해야 했다. 조직위원회는 끝까지 친절했다.

아시안게임에 등록된 모든 개회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myINFO'에는 선수 입장이 한창이던 오후 8시30분 이영애가 최종주자로 확정됐다고 공표됐다. 일각에서는 과연 이영애가 성화 최종주자로 적합하느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이영애가 아시아 전역에 걸쳐 사랑받는 한국인임은 분명하지만 내로라하는 체육인들을 제치고 아시안게임 개회식의 마지막을 장식할 정도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영애는 인천 출신도 아니다. 비체육인이 최종 점화의 영예를 얻은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2010년 광저우대회 개최지인 중국은 자국 다이빙 영웅 허총을 등장시켰고 2006년 도하대회를 치른 카타르는 승마팀 주장 세이크 알 타니에게 하이라이트의 기회를 선사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을 대표하는 유도 스타인 하형주와 계순희(북한)가 함께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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