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태국 당국과 마약거점 급습… 7억명분 원료 압수

문민호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6-10 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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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됐다면 8조4000억 상당
국내기관 최초 해외기지 단속
"亞 공급 마약 생산원점 붕괴"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국가정보원이 태국 당국과 공조해 현지 마약 공급 거점을 급습, 7억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의 마약 원료물질을 압수했다. 국내 정부기관이 해외 마약 공급기지를 직접 단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국정원에 따르면 태국 마약통제청(ONCB)과 합동으로 방콕 등 10곳의 마약 원료물질 보관창고를 급습해 아세톤·염산·황산 등 화학물질 49.98t을 전량 압수했다.

압수된 원료는 필로폰 21t 또는 신종 마약인 '야바' 11억정을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국정원은 약 7억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완제품으로 유통될 경우 시가 8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전은 지난 4월 국내에서 검거·송환된 태국인 마약상 타파난 사건을 계기로 이뤄졌다. '아시아 최대 마약왕'으로 불리는 타파난은 태국 내 마약 유통량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던 인물로, 태국 당국이 발부한 체포영장만 10년간 50건에 달했다.

타파난은 성형 시술을 받기 위해 위장 신분으로 한국에 입국했다가 태국 측과 정보를 공유한 한국 당국에 의해 붙잡혔다.

이후 국정원과 ONCB는 공조 수사를 통해 타파난 조직이 해외에서 원료물질을 들여온 뒤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대인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완제품을 제조해 호주와 한국 등으로 유통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태국 내에 대규모 원료물질 은닉 창고가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번 압수 작전에 착수했다.

태국 당국은 ONCB를 비롯해 군과 경찰 등 5개 기관에서 100여명을 투입했으며, 국정원도 마약 대응 전문요원을 현지에 파견해 작전을 지원했다. 작전 직후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최근 한국과 태국을 연결고리로 한 마약 범죄가 증가하면서 태국 당국과 협력을 강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태국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마약은 294㎏으로 전체 마약 밀수량의 39%를 차지했다.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공급되는 마약의 생산원점을 붕괴시켰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주요 마약 생산·경유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제 마약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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