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註)이 연재물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김종식 소장이 40여년 간의 공·사직 정보업무를 통해 연구·개발해 온 독보적인 탐정 관련 학술을 ‘탐정(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탐정산업 기틀 마련’에 기여코자 매주 1회(연 50회) 연재하는 공익 도모 차원의 기획물이며, 연재물의 저작권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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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소장
선진국 변호사들은 ‘최상의 증거 수집’을 위해 오래 전부터 ‘탐정과의 자료 수집 협업’에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한국 변호사들은 자존심 때문인지(?) 탐정과의 협업 망설이며 ‘자료 수집에 나홀로 끙끙’, 국민 권익과 사법서비스 효율성 증진 차원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협업 결단하고 변화를 선도해야 할 때라고 본다.
변호사는 ‘증거 등 자료수집이라는 사실행위’에 관한한 탐정의 역할을 이론적으로는 겸하고 있다. 즉 변호사는 법률행위, 소송행위 및 이에 수반되는 사실행위를 포괄하는 법률사무를 그 직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유하여 ‘소송 관련 자료 수집에 탐정의 역할이 접목되면 효율성과 신속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탐정학계와 탐정인들의 의견에 대해 변호사업계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변호사가 증거 등 소송 자료 수집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새삼스레 탐정과의 자료 수집 협업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소송 의뢰인’ 또는 ‘사건 의뢰를 준비 중인 사람’이 스스로 증거를 수집하지 못한 경우나, 확보한 자료가 미흡할 때에는 사건을 의뢰 받은 변호사가 필요한 증거 등 자료를 직접 수집(사실관계를 직접 파악)하러 나서는 등으로 소송 수임과 대리에 원활(圓滑)을 기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 수집에 탐정 등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변호사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그러한가? 정말 변호사의 ‘자료 수집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법률적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면 제일 먼저 듣거나, 가장 많이 듣는 레퍼토리가 하나 있다. ‘자료(증거나 단서)는 가지고 왔느냐?’이다. 방문자의 고충을 헤아리기 전에 ‘증거를 가져와야 살펴 볼 수 있다’는 말부터 꺼내기 일쑤라 한다. ‘증거나 단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자리에서 거듭 듣다보면 ‘이렇다 할 자료 없이는 다시는 찾아 오지 말라’는 말로 들린다는 게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린 사람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변호사와의 상담이나 선임 준비’를 위해서라도 소송자료 수집에 당사자가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생업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자료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로서는 ‘문제 해결에 유용한 자료의 발견과 획득’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의 자료를 얻기 위해 현장과 목격자를 찾아 헤매야 하는 경우도 있고, 몇 날을 뜬눈으로 밤을 새며 사람의 이동이나 물건의 흐름을 지켜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어려움으로 결국 ‘자료 수집 포기’ 또는 ‘변호사 선임 포기’를 넘어 ‘권익 포기’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적지 않다.
무릇 변호사는 법률행위, 소송행위 및 이에 수반되는 사실행위를 포괄하는 법률사무를 그 직무로 하고 있지 않은가? ‘증거 등 자료’를 미처 확보하지 못한 채 소송을 의뢰 하려는 억울한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그를 대신하여 탐문이나 관찰(미행·잠복), 채증(녹음·녹화·촬영) 등을 수단으로 하여 증거 등 자료 수집에 나서야 함이 옳지 않겠는가? 어찌된 일인지 작금의 변호사 상당수는 자료 수집에 관한한 ‘업무의 지난성(至難性)’ 때문인지, ‘인력 부족’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체면’ 탓인지 가능한 직접 뛰는 일은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증거 수집은 전적으로 의뢰인의 몫’으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하지만,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에게 법률적 판단보다 조사기법과 수행능력이 요체가 되는 ‘증거 등 자료 수집 활동(사실행위)’에 ‘직접’ 그리고 ‘적극’ 나서라고 채찍만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괴리가 있는 부분도 없지 않다. 사실, 증거 등 자료 수집 행위 그 자체는 법률의 문제가 아니라 조사기술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술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호사보다 자료 수집이라는 사실행위에 더 높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인이 있다면 변호사는 그와 협업하여 증거 등 자료를 효율적으로 수집하는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자료 수집이라는 사실행위는 법률사무와는 달리 법률적으로 제약이 없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함에도 ‘나는 하기 싫지만 다른 사람과 협업하거나 대행토록 하는 길이 있음에도’ 이를 외면한다면 인권을 간절히 논하는 변호사가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니라 본다.
여기서 잠깐 외국의 사례를 보자.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변호사들은 정의 실현을 위한 ‘최상의 소송자료 수집’을 목표로 탐정사무소와 협업하거나 아예 변호사사무실에 탐정을 고용하기도 함은 널리 알려진 주지의 사실이다. 서로의 직역이 어떠하든 최소한 ‘소송 자료 수집 업무에 관한한’ 변호사와 탐정은 상호 응원하고 조력하는 파트너십(partnership)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나라마다 법제 환경이 다를 것이므로 이러한 규범이 실정법으로 자리 잡았건, 조리(條理)로 형성 됐건, 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사회적 규범’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대단하다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변호사사무소에서는 ‘변호사법을 충분히 검토한 끝에’ 변호사의 자료 수집 업무를 보조하거나 대행할 탐정업무 경력자로 구성된 ‘(가칭) 자료수집 서비스 팀’을 이미 두었거나, 두려는 구상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있으나, 자칫 변호사업계나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돌출 행동’으로 비쳐질까 우려하여 대외적 홍보나 노출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일을 하면서도 이리저리 눈치를 살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일견 보면, 탐정이 변호사의 자료 수집 업무를 보조하거나 대행하는 일은 변호사법 제109조(벌칙) 제1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행하는 ‘그 밖의 법률사무’ 취급으로 의율될 소지가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소송 관련 증거 등 자료를 수집·제공하는 사실행위 그 자체는 누가하건 문제 될 것이 없고, 자료 수집과 함께 법률상담, 법률적 판단, 권리분석, 소송전략 제시, 조정·중재·합의 대행 등의 법률사무를 행한 경우 변호사법 위반으로 의율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 견해이다.
즉, 변호사와 탐정의 자료 수집 협업은 법률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얘기다. 특히 협업 수행 과정에는 사안별, 자료별 변호사의 지도와 감독이 병행될 것인 바, 자료 수집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는 그리 걱정할 수준이 아닐 듯 싶다. 그렇다면 변호사와 탐정이 자료 수집 업무에 협업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이제 변호사업계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 하겠다. 탐정업계에서는 대다수가 일찌감치 자료 수집에 관한한 변호사와 협업할 의사가 있음을 피력해 왔다.
이에 필자는 40여년간의 자료 수집 관련 학술 연구를 통해 얻은 증험(證驗)을 토대로,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에 아래의 두 가지를 정중히 제안하고자 한다. ①우리나라도 효율적인 소송자료 수집을 위해 선진 외국의 경우처럼 증거 등 자료 수집에 관한한 변호사와 탐정의 협업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②변호사의 ‘증거 등 자료 수집 업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변호사와 탐정의 자료 수집 협업’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공감대 확산을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 결단하고 선도(先導)함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점을 이 지면을 빌어 제안한다.
‘변호사가 탐정(업)의 유용성에 공감하고, 탐정(업)이 변호사의 업무에 기여할 때 그로부터 더해지는 시너지는 사실과 진실을 명료히 하는 ’또 하나의 빛’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공익정보탐정단고문,한북신문논설위원,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경찰학개론강의10년,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편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경호학外/치안·국민안전·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明暗등 700여편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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