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합리화, 더 가까운 보훈을 만드는 변화의 시작

시민일보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9-09 1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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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과 박영인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고 지원하는 보훈은 국가의 책무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다. 그렇다면 보훈 정책의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 답은 분명하다. 제도를 이용하는 보훈대상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편리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에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훈 분야의 규제합리화는 단순히 규정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보훈대상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의 문턱을 낮추고 필요한 지원을 보다 가까이 전달하는 일이다.

최근 이러한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훈대상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변화다. 2026년부터 ‘준보훈병원’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보훈병원이 없는 권역의 국립대병원 또는 지방의료원을 활용해 보훈병원에서 제공하는 지원 수준에 준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훈대상자의 고령화와 의료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앞으로는 ‘어디에 보훈병원이 있는가’보다 ‘어디에서든 필요한 보훈의료를 받을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복지 분야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기초생활보상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소득산정 과정에서 보훈급여금 중 일부는 순차적으로 공제되어 왔으나, 보상금은 공제되지 않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여 올해 1월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지침」 이 개정되면서, 상이 국가유공자 보상금 중 장애인연금(43만원) 수준인 439,700원을 공제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이 말해주는 것은 명확하다. 보훈 분야 규제합리화의 핵심은 ‘규제를 얼마나 줄였는가’가 아니라 ‘보훈대상자의 불편을 얼마나 줄였는가’에 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반복되는 불편과 민원을 정책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제합리화의 관점을 행정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제도를 만드는 사람에게 편리한 절차가 아니라 실제 보훈대상자가 신청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편이 없는지를 기준으로 제도를 바라봐야 한다. 보훈대상자와 현장 담당자들의 목소리를 제도개선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훈은 과거의 희생에 대한 보답이지만, 그 가치는 오늘의 행정으로 완성된다. 불필요한 절차 하나를 없애고, 지원의 사각지대를 줄이며, 필요한 서비스를 한 걸음 더 가까이 제공하는 것이 곧 국가가 보여주는 예우이자 보훈이다.

규제합리화의 방향은 분명해야 한다. 보훈대상자에게는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촘촘하게. 행정의 편의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보훈을 만들어 갈 때, 규제합리화는 단순한 행정개선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 실현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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