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註)이 연재물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김종식 소장이 40여년 간의 공·사직 정보업무를 통해 연구·개발해 온 독보적인 탐정 관련 학술을 ‘탐정(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탐정산업 기틀 마련’에 기여코자 매주 1회(연 50회) 연재하는 공익 도모 차원의 기획물이며, 연재물의 저작권은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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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27회부터 ‘탐정업’과 인접해 있는 직역들의 업무 특성과 업무 경계 등을 싣고 있으며, 그에 따라 오늘(제30회)은 행정사업과 탐정업의 사실관계 파악 업무 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조사’와 ‘사실관계 파악’은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 ‘법률상 조사권 유무’로 가름해야
적잖은 행정사들과 탐정업 종사자들은 ‘자료 수집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자신들의 활동이 ‘법률상 조사권’에 기한 ‘사실조사’인지, ‘임의적 조사활동’인 ‘사실관계 파악’인지에 대해 혼동하거나 두 용어 모두 같은 개념인 것으로 여겨 혼용하기도 한다. 즉, 어떤 경우에 ‘사실조사’라 불리고,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관계 파악’인지에 대한 통찰이 미흡한 듯, 행정사나 탐정업계에서는 ‘사실조사’가 자신들의 주된 역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행정사와 탐정인들을 ‘생활편익도모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할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다 명료히 가름하는 차원’에서 관련 자료와 필자의 학술적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이 지면을 빌어 고언해 두고자 한다.
※[註] 필자는 위 두 용어의 오·남용과 관련하여 2020.8.19. 브레이크뉴스 칼럼 [행정사와 탐정의 업무 ‘사실조사’와 ‘사실관계 파악’ 혼용 말라]와 2019.10.13. 시민일보 칼럼 [사실조사와 사실관계 파악은 본질이 달라 혼용하면 엄청난 파장 따를 수 도]를 통해 ‘적절치 않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럼 여기에서 ‘사실조사’와 ‘사실관계 파악’이라는 말이 지니는 함의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행정사와 탐정들이 자신들의 ‘자료 수집 활동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 업무’를 ‘사실조사’라고 믿거나 그렇게 내세우게 된 연유(緣由)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진단해 보자.
‘사실조사(事實調査)’란 ‘법률상 조사권’을 전제로 직접 또는 간접으로 비권력적 수단(현장조사나 탐문)과 권력적 수단(출석요구, 직접질문, 자료제출요구 등)을 두루 구사하여 특정 사안의 진상을 적극적으로 확인·규명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개념은 실제 사실조사를 주 업무로 삼고 있는 공적 기관 등을 비롯 사회 일반에 자리잡은 ‘보편적 상식’이라 하겠다.
즉,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수사 기관은 수사로, 특별법에 근거한 조사·감사·감찰 관련 공적 기관(기구)에서는 조사로 사실을 확인·규명하기 위한 ‘사실조사’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범죄혐의 수사, 감사원 감사, 세무조사, 불공정거래조사 등). 또한 민법이나 상법 등에 기초하여 설립된 민간 영역의 기업이나 단체 등에서도 공적 기관처럼 내부적 사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사실조사’를 실시해 징계나 배상요구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사실관계 파악(事實關係 把握)’이란 ‘법률상 조사권’ 유무에 관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는 조사 기법이지만, 주로 ‘법률상 조사권’이 없는 민간 엉역에서 권력 작용이 아닌 임의적 수단(탐문이나 관찰 등)으로 정보나 단서, 증거 등 자료를 수집하여 사안의 사실관계나 경위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조사 패턴이다.
‘사실조사’는 ‘정보력이 좋다’고, ‘권력이 있다’고, ‘의뢰 받은 일’이라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아냐
앞에서 살펴보았듯, ‘사실조사’인지. ‘사실관계 파악’인지는 ‘법률상 조사권’ 유무와 그에 기한 수단과 방법(권력에 기초한 직접조사 등)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가령 변호사가 자신이 수임한 사건과 관련하여 자료 수집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활동을 하거나, 학교 폭력과 관련하여 교사가 그 경위를 확인했다 하더라도 이는 ‘사실조사’가 아닌 ‘사실관계 파악’ 행위이다. 변호사나 교사는 ‘법률상 조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사안의 진상을 더 깊이 알고자 하거나 법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법률상 조사권’이 있는 기관에 고소·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한마디로 ‘수사권이나 감사·감찰권 등 법률상 일정한 조사권’이 없는 사람(직업)의 조사 활동은 ‘사실관계 파악’이지, ‘사실조사’로 표현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본다. A국회의원이 국민들로부터 유의미한 ‘의문’이나 ‘의혹’ 관련 제보를 받았다 하더라도 관련된 정보나 단서, 증거 등 자료 수집을 통한 ‘사실관계 파악’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직접 ‘사실조사’에 나설 수는 없다. 국회나 국회의원의 경우 진상 규명을 위한 ‘사실조사’는 국정조사나 국정감사를 통해서 하게 된다. 아니면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규명하는 수사기관에 ‘사실조사’를 의뢰(이첩)하기도 한다. 국회의원(개개인)은 국민을 대변하고 대표하는 헌법기관이지만 ‘법률상 조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실관계 파악’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누구나 할 수 있다 하겠으나,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거나 진상을 적극적으로 규명하는 ‘사실조사’는 ‘정보력이 좋다’고, ‘권력이 있다’고, ‘의뢰 받은 일’이라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실조사’는 오로지 ‘법적 근거와 절차에 따라 발동되는 조사권’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며,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사실조사의 정당성과 실효성’이 확보된다.
행정사와 탐정의 주된 업무는 본질적으로 ‘사실조사’가 아닌 ‘사실관계 파악’
‘사실조사’와 ‘사실관계 파악’이란 용어의 쓰임에 대한 법리적 이치나 사회 일반의 ‘보편적 인식’이 이러함에도 적잖은 행정사들은 무엇에 연유한 것인지 ‘법률상 조사권’에 해당하는 ‘사실조사’가 행정사의 주된 역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그러할까? 그 까닭을 행정사법에서 찾아 본다.
행정사법 제2조(업무) 제1항 제7호에서 ‘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사무의 사실조사 및 확인’을 행정사의 업무 중 하나로 규정(부여)하고 있음에 대한 해석상 문제가 행정사의 주된 역할이 사실조사냐, 사실관계 파악이냐 하는 논쟁의 시발이라 하겠다.
위 7호 법문의 취지와 법리를 살펴보건대, 이 법문 중 ‘법령에 따라’에서 ‘법령’이란 행정사법(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타법(다른 개별법)을 의미하는 것이며, ‘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사무’란 행정사법(령)에 따라 의뢰 받은 통상의 사무가 아니라 다른 개별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사무를 말한다 할 것이다. 즉, 사실조사가 행정사의 주된 업무이거나 일상의 업무라는 말이 아니라 위탁받은 사무가 있을 경우 그것에 국한하여 사실조사 및 확인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함이 마땅해 보인다.
이를 전제해 볼 때, ‘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사무의 사실조사 및 확인’ 업무 즉, 행정사의 사실조사 업무는 흔치 않다. 현재 주민등록법 제29조(열람 또는 등·초본의 교부) 제2항 제6호에 따라 채권, 채무관계 등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주민등록법 시행령 제47조 제4항, 별표2 에서 정한 사람)이 타인의 주민등록 등·초본을 열람 또는 교부를 신청시 일반행정사가 ‘이해관계 사실확인서(주민등록법 시행규칙 제13조 1,2항 및 별지 11,12)’를 발급해 주는 경우가 유일한 사례라 하겠다.
결국 행정사의 경우, ‘임의적 사실관계 파악 업무(행정사법에 따라 의뢰 받는 일반적인 업무)’가 99라면, ‘사실조사 업무(법령에 따라 위탁 받은 사무의 사실조사)’는 1에 불과하다 하겠다. 그렇다면 ‘행정사의 주된 역할은 사실관계 파악’이라 함이 옳지 않겠는가? ‘사실조사’가 행정사의 주된 업무’라는 말은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부적절함을 거듭 지적해두고자 한다.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자’와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 등은 법률로 정해져
행정사법에서 살펴보았듯 ‘사실조사’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자’와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 등은 법률로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431조(사실조사), 주민등록법 제20조(사실조사), 행정사법 제2조 제1항 제7호(위탁 받은 사무의 사실조사) 등이 그것이며, 이러한 취지의 입법은 ‘사실조사는 법률상 조사권’임을 우회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탐정업계에서도 행정사업계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주 업무는 ‘사실관계 파악’이 아닌 ‘사실조사’라고 믿고 있거나 ‘사실조사’와 ‘사실관계 파악’이 동일한 개념인 것으로 여기고 있음이 역력(歷歷)하다. 일부의 탐정들은 실제로는 임의적 자료 수집 활동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으면서 ‘사실조사 전문 탐정사무소’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광고를 하고 있고, 일부 교육프로그램 운영자들조차 ‘사실조사’라는 강의 제목을 내걸고 ‘사실조사론’이 아닌 ‘사실관계 파악 요령’을 설명하는 희한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럼 우리나라 탐정업계에서는 언제부터 무엇에 연유하여 탐정(업)의 주된 역할이 ‘사실조사’인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을까? 필자는 17대 국회(2004년)에서부터 지금의 22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11명의 의원에 의해 발의되었다가 회기 종료로 폐기되었거나 철회된 13건의 탐정업 법제화 관련 법안에서부터 그 오해가 싹트기 시작했다고 본다.
탐정업 법제화 관련 법안에 탐정의 주된 역할을 ’사실조사’라 명시한 것은 오류이자 패착
그 사연인즉, 17대 국회부터 발의되었다가 철회 또는 회기 종료로 폐기된 법안들 대부분이 ‘탐정의 정의’ 또는 ‘탐정의 업무’ 조항에 그 역할을 ‘사실조사’ 또는 ‘사실을 조사하여 의뢰인에게 알리는 일’이라고 명시했거나 그런 요지의 용어가 열거되어 있었다. 법안의 내용이 이러하자 탐정 활동을 열망하던 적잖은 사람들은 물론 탐정(업) 관련 교육 관심자 등이 그 법안의 그 용어(사실조사)를 금과옥조로 여겨 이를 여과 없이 받아 쓰고, 그렇게 홍보한 것이 오늘날 탐정들이 자신들의 주 역할은 ‘사실조사’라고 말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된 것으로 여겨진다.
필자는 지난 날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주최 ‘민간조사제도도입 국민대토론회’ 주제 발표 등 탐정업 법제화 관련 법안이 열세 번이나 발의되는 과정을 줄 곧 지켜본 바, 대개의 경우 지난 회기에서 폐기된 것을 조금 손질한 수준의 것이 많았으며, 특히 탐정의 정의나 역할 부분은 그대로 답습한 법안이 주를 이루었다. 이로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진 부분이 그대로 이어질 경우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기회 있을 때마다 기고 등을 통해 우려를 표해 왔다.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진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탐정의 정의 및 업무’ 부분에서 탐정의 주된 역할을 ‘사실조사’라고 표현한 점이라고 본다. 첫 번째 법안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 열세 번째 법안에 까지 약간의 문장 구성만 달리 했을 뿐, 별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바꾸어 말하면, 탐정의 정의나 역할에 대한 검토는 사실상 최초 발의된 법안에서 한 번 이루어졌을 뿐, 그것이 열세 번째 법안에까지 그대로 인용되고 있는 형국이라 하겠다.
이와 관련, 지난 날 탐정 관련 법안 심의 소관(행정안전위원회) 국회의원들과 그 보좌관들은 당시 필자와의 대화 또는 의원 간 환담 시 ‘탐정이 사실조사를 한다고?’, ‘국회의원도 할 수 없는 사실조사를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 ‘민간인 신분인 탐정이 무슨 수단·방법으로 사실조사를 하나?’, ‘탐정이 사실조사를 한다 하여 응해 줄 사람 있겠나’, ‘국회의원이나 검사도 탐정으로부터 사실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겠네’, ‘국회의원 끝나면 나도 탐정해야 겠다’는 등의 조소와 함께 의구심과 모순을 우회적으로 표하기도 한 바, 결국 탐정업 법제화 법안은 20여년 째 표류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어느 의원이 발의하던 법안 중 ‘탐정의 정의 또는 역할’ 부분에 ‘탐정은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의뢰인에게 알리는 일’이라고 명시하면 된다. 즉, 탐정의 주된 역할은 직접조사나 자료제출요구 등 권력적 작용이 수반되는 ‘사실조사’가 아니라, 임의적인 자료 수집을 통한 ‘사실관계 파악’임을 명료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해 보인다는 얘기다.
향후 탐정에게 ‘사실조사’를 허용할 일이 있을 수 있음에 대비하여 행정사법 제2조(업무) 제1항 제7호에서처럼 ‘법령에 따라 위탁받은 사무의 사실조사 및 확인’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면 금상첨화의 탐정법이 되리라 본다. 일단은 탐정의 모든 홍보 자료나 교육 자료에서 ‘탐정의 주 역할은 사실조사’라는 말을 ‘탐정의 주 역할은 자료 수집을 통한 사실관계 파악’이라고 선언하는 일이 어떨까 제언해 본다. 이는 탐정업 법제화를 앞당기는 첩경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해두고 싶다.
물론 ‘조사’와 ‘파악’은 둘 다 ‘어떤 사안의 내용을 알기 위한 탐색 활동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사회 일반의 소통 과정에 적절히 혼용하여도 무방한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정한 직업의 주된 역할이 ‘사실조사’냐, ‘사실관계 파악’이냐 하는 문제는 사사롭게 여길 일이 아님을 첨언해 둔다. 사실조사는 ‘법령상 조사권’임에도 불구하고, 100% 민간인 신분인 행정사나 탐정이 ‘사실조사 전문’이라는 광고로 수임하거나 수임한 사안이 실제 ‘사실조사’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자칫 변호사법 위반 또는 사기죄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음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공익정보탐정단고문,한북신문논설위원,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경찰학개론강의10년,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편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경호학外/치안·국민안전·탐정업·탐정법·공인탐정明暗등 700여편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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