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셈법에 춤추는 한반도, 무기력한 보수는 어디에 있는가

시민일보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8-19 10: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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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국민의힘 외신 대변인



국제정치를 바라볼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의 눈’으로만 세상을 재단하는 순진함이다. 냉혹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희망 섞인 잣대로 상대를 바라보면 정세는 반드시 왜곡되고, 그 오판의 대가는 국가의 존망으로 돌아온다. 세상은 복잡하다. 판을 제대로 읽으려면 워싱턴, 평양, 서울이 각각 쥐고 있는 주판알을 따로 떼어 냉정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한반도를 둘러싼 거대한 기류의 실체가 보인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워싱턴의 속내는 명확하다.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11월 선거를 승리로 이끌 극적인 외교적 전리품이다. 그에게 미·북 회담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원대한 이상보다 선거판을 뒤흔들 가장 효과적인 승부수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공짜 점심은 없다. 만남 뒤에는 반드시 청구서가 오가며, 김정은 역시 빈손으로 테이블에 앉을 인물이 아니다.

평양의 셈법 또한 철저한 실리 위에 서 있다. 북한이 중국과 거리를 두며 러시아에 밀착하고, 심지어 우크라이나 전선에 병력까지 파견하는 파격을 감행하는 배경을 읽어야 한다. 서울의 정권이 노골적인 친중 성향을 드러낼수록, 평양은 북경이 더 이상 온전한 자신들의 뒷배가 아니라는 위기감을 갖는다.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저울질하는 틈바구니에서, 북한은 러시아라는 대체 축을 끌어들여 몸값을 올리고 생존 공간을 확보하는 책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의 집권 세력은 무엇을 노리는가. 한·미 간의 전통적 신뢰에 균열이 생기고 미·북 정상이 머리를 맞대는 구도가 형성되면, 이재명 정권으로서는 더없이 편안한 환경이 조성된다. 거리낌 없이 친중 노선의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고, 미·북 사이에서 모종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평화의 제스처’ 하나로 단숨에 지지율 5%, 나아가 남북 공동선언 따위로 10%의 정치적 반사이익을 챙기려 들 것이다.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는 국가적 위기 국면을 정권 연장의 기회로 둔갑시키는 기막힌 정치 공학이다.

문제는 이 판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얻을 실익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한·미 동맹은 표류하고, 국가는 급격히 친중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며, 포퓰리즘 정권은 외교를 정치 쇼로 치환해 권력을 다지고 있다. 국가가 이토록 백척간두에 내몰리고 있는데, 이를 막아서야 할 보수 정당은 대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략도, 통찰도, 결기도 없는 보수의 무능이 참으로 목불인견이다. 국가적 명운이 걸린 외교·안보 전선에서 예산을 투입하고 치밀한 대미·대외 네트워크를 가동해 파국을 저지할 생각은커녕,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구경꾼 노릇만 하고 있다. 언제까지 여의도 안방에 틀어박혀 무의미한 밥그릇 싸움이나 벌이며 세월을 보낼 셈인가.

상대의 패는 훤히 보이는데 우리만 장님이 되어 판을 잃고 있다. 나라가 어디까지 무너져 내리고 안보가 얼마나 더 유린당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비겁함과 무기력에 젖어 역사적 책무를 방기하는 보수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그대들이 달고 있는 그 배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민석이 태극기를 거꾸로 달고 다니는데, 그 뒤에 숨겨진 진정한 싸움을 보지도 못하고 방관만하는 당신들이 나라를 파국으로 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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