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사회다.
그런데 부모님을 모실 요양시설을 한번 알아보면 기가 막힌다.
요양원, 요양병원, 실버타운. 이름도 복잡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시설과 서비스 차이는 더 크다. 좋은 곳을 찾아가면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 돈을 낼 형편이 돼도 빈방이 없어 기다려야 하는 곳이 있다.
고급 실버타운은 보증금만 수억 원에 월 생활비가 수백만 원씩 드는 곳도 있다. 마포에서도 월 600만 원 안팎이 드는 노인 주거시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빈방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돈이 없어서 못 가고, 돈이 있어도 자리가 없어 못 간다.
도대체 어르신들은 어디로 가라는 것인가.
더 큰 문제는 요양원에 들어갈 정도로 편찮지는 않지만 혼자 살기에는 불안한 어르신들이다.
자녀들은 직장과 생업이 있다. 매일 부모님을 찾아뵐 수도 없다. 어르신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든다. 밤중에 갑자기 쓰러지기라도 하면 아침까지 아무도 모를 수 있다.
나는 구청장 재임 당시 이 문제를 오래 고민했다.
요양원만 계속 짓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싼 실버타운을 지어놓고 돈 있는 사람만 들어가게 하는 것도 내가 생각하는 노인복지는 아니었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효도숙식경로당’을 만들었다.
생각은 단순했다.
혼자 살되 혼자가 아니게 하자는 것이었다.
남녀를 층별로 나누고 어르신마다 자신의 침실을 드렸다. 침대와 옷장, 냉장고, 에어컨도 갖췄다. 거실과 주방, 세탁실은 함께 사용하도록 했다.
낮에는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밤에는 각자의 방에서 편안하게 생활한다.
비용도 낮췄다. 보증금 약 350만 원에 월 임대료는 7만 원 선이었다. 형편이 어려운 일부 어르신에게는 임차비용도 지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을 생각했다.
방과 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해 누르면 다른 방과 공용거실, 관리공간에 바로 알려지도록 했다.
실제로 이 비상벨이 한 어르신의 생명을 살렸다.
늦은 밤 한 어르신이 급성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비상벨을 눌렀고, 이를 알게 된 옆방 어르신이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다.
노인복지는 좋은 건물을 지어주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살피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효도숙식경로당에 사는 어르신들을 조사했더니 생활 만족도가 93%, 시설환경 만족도는 97%였다. 작은 정책이지만 어르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이제 국가가 고민해야 한다.
요양원이 필요한 어르신에게는 믿을 수 있는 요양시설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시설과 돌봄의 질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아직 건강하지만 혼자 살기 불안한 어르신에게는 효도숙식경로당과 같은 공동주거시설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대한민국에서 노후의 주거와 돌봄을 언제까지 개인과 자식들에게만 맡길 것인가.
돈이 많아야 편안하게 늙을 수 있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르신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호텔 같은 시설만이 아니다.
내 방 하나, 함께 밥 먹을 사람, 아플 때 비상벨을 누르면 달려와 줄 사람.
그것이 내가 효도숙식경로당을 만든 이유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로컬거버넌스] 강진군, ‘강진품애’ 100가구 돌파](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60916/p1160278387446244_883_h2.jpg)

![[로컬거버넌스] 경기 하남시, ‘독서의 달’ 도서관 행사 풍성](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60914/p1160277818894892_603_h2.jpg)
![[로컬거버넌스] 영광군, 18~27일 '불갑산상사화축제'](https://simincdn.iwinv.biz/news/data/20260913/p1160280055016929_746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