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들, 투기 논란 와중에 출장비 부정수급 드러나

이영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1-03-11 1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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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청년들한테 미안...변창흠 책임지고 사퇴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임직원들이 2개월 동안 5억여원에 달하는 출장비를 부정수령해 온 사실이 드러나 당시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LH임직원 출장비 부정수급 자체조사 결과(감사실)’에 따르면, 변 장관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출장비를 부정수급한 임직원이 2898명에 달했다. 해당 기간 이들이 부정수령한 출장비만 4억 922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혜 의원은 “이는 지난해 상반기 3개월간의 출장 내역만 조사한 결과로 짧은 시간 동안 전 직원 3명 중 1명 정도가 가짜 출장에 나설 정도로 기강 해이가 심각했다는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연간 혹은 누적으로 계산할 경우 실제로는 훨씬 많은 부정수급이 지속적으로 자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변 장관은 지난 9일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LH 재임 당시) 공기업의 존립 이유는 투명성과 청렴이라는 얘기를 끝도 없이 했다”면서 투기 논란과 관련해서도 "일부 일탈"이라고 일축하며 의미를 축소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출장비 부정수급과 관련해 환수 조치 후 어떤 인사조치도 시행하지 않았던 변 장관의 부적절한 처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해당 자료 등에 따르면 변 장관은 부정출장 확인 시 부정 수령액 환수 및 인적 처분을 내린다고 명시했지만 3000명에 육박하는 문제 직원들에 대한 인사 조치는 단 한 건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3000건에 육박하는 출장비 부정 수급자의 수를 봤을 때 ‘일부 일탈’로 치부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정보를 독점한 LH는 그 어느 공공기관보다 투철한 공적 마인드와 내부 기강으로 무장되어야 하는 곳인데도 느슨한 내부 통제와 솜방망이 처벌로 공무원들의 세금잔치를 야기했다. 감사기능의 회복과 점검을 위한 입법 장치를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논평에서 "'LH 기획부동산', 'LH 투기사관학교', 'LH 꼼수 모델하우스'를 본 국민들은 경악한다"며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제 국민적 신념이 돼 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본인과 직계존비속에 대한 토지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정운영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근본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토교통부)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를 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가세한 데 이어 국민의당도 "정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위해서는 검찰의 수사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갈수록 커지는 변장관 사퇴 요구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모습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이고, 정세균 국무총리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날 'MBN 방송에서 LH사태와 관련해 "적어도 우리 땅에 일자리 때문에 고통 받는 청년들한테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당시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 전 장관은 "본인이 변 장관이었다면 당연히 사퇴했을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권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정부의 모든 역량을 다 투입해 이제는 이런 방식의 범법 행위가, 반칙 행위가 자리 잡을 수 없다는 걸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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