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부 구청장 '전시행정' 도마위

문찬식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4-07-17 14:49:4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연수구 섬김행정… "요식행위로 비웃음만 사" 지적 남동구 근무복 착용… "구시대적 발살" 직원 반발

[시민일보=문찬식 기자] 인천지역 일부 신임 구청장들의 '보여주기식 행정'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17일 인천시 연수구에 따르면 신임 이재호 구청장 지시로 구청, 동사무소 등 소속 공무원 모두의 이름표에 '섬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휘장(배지)을 달았다.

'섬기겠습니다'는 '꿈을 이루는 행복한 연수'와 함께 구정구호로 쓰이며 휘장 1500개를 만드는 데 150만원의 예산을 들였다. 구 공무원들은 현재 모든 민원전화를 '섬기겠습니다'로 응대하고 있다.

이 같은 구청장의 지시를 두고 일부 공무원은 전근대적 발상에서 나온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연수지부 홈페이지에는 이 구청장 취임 다음날인 지난 2일부터 '섬기겠습니다' 휘장에 대한 비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금 시행하려는 정형화된 '섬김행정' 사업도 과거 '친절행정' 사업의 일환으로 모두 실패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섬김행정'은 요식행위에 머무를 것"이라며 "민원실 직원의 근무복 착용, 어깨띠 두루기는 요식행위일 뿐 주민에게는 야유의 대상이 되거나 비웃음만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말단 직원부터 국장, 과장까지 '섬김행정'이라는 보여주기 행정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오는 8월 인사가 있다 보니 누구도 직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석현 구청장이 새로 취임한 남동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구청 여성사무관 모두를 동장으로 발령해 '성차별 인사'라는 지적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5일 열린 실·국장 회의에서 구청장 지시사항으로 구청 소속 공무원 880명 전원에게 근무복을 입히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총 3500만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근무복에 소속 부서와 직급, 이름 등이 써 있는 표를 부착하는 방안까지 함께 검토되고 있다. 구는 '업무 능률과 책임성 향상'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획일성과 통일성을 강조하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남동구의 한 공무원은 "안전행정부가 최근 공무원들의 복장을 간소화하도록 지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남동구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기업경영인 출신 구청장답게 구청을 자신의 회사로 생각해 나온 발상같다"고 꼬집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남동지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직사회의 과도한 경직성과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며 "남동구의 단체복 착용 추진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동지부는 "장 구청장은 시민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최근의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구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남동구 관계자는 "직원 근무복 착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6.4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공보물에 출신 고등학교를 다르게 게재한 사실이, 장석현 남동구청장은 허위경력과 논문표절에 대해 선거법위반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