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개발硏 "단 한번 실패로 무능력자로 격하"
[시민일보] 고공행진 중인 자살사망률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적 문제인 '패자부활전의 부재'를 극복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개발연구원 최용환 연구위원은 25일 발간한 '이슈&진단'을 통해 "'패자부활전 부재'로 상징되는 사회구조가 자살률의 무서운 증가세 원인"이라며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 수립, 체계적 원인진단과 정책평가 시스템 구축, 사회정책 강화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2009년 국내 자살사망률이 10만명 당 28.4명으로 세계 2위인 헝가리(19.6명) 보다 절반정도 높고, OECD 평균(11.4명) 보다도 3배에 가깝다는 지표를 제시했다.
또 자살이 국내 10~30대 사망원인 1위이고, 40~50대 사망원인의 2위라며, 65세 이상 노년층 자살률도 일본 보다 두 배가 넘는다고 했다.
이같은 심각한 자살률은 외환위기 시기부터 현격한 증가세를 보인 뒤 경기 회복과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패자부활전' 없는 무한경쟁으로 대표되는 사회구조를 주요 원인으로 진단했다.
청소년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저임 근로계층이나 실업자군에 편입되고, 퇴직한 중년가장은 재취업의 길이 막혀 무능력자로 격하된다는 설명이다.
결국 한번이라도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재기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낙오'의 벼랑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국내 '행복지수'가 30개국 가운데 25위로 최하위권이라는 점도 소개했다.
이밖에 사생활 존중의 부재와 '다름'에 대한 거부감, 빈곤에 의한 노인 자살, 상대적 박탈감, 우울증 등 정신병리학적 요인 등이 최근 잇따르는 유명인과 청소년 자살의 원인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자살률의 제고를 위해서는 자살을 개인이 아닌 사회적 책임으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대책마련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초로 국가주도의 자살예방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총체적인 대응책을 강구해 자살률을 낮춘 핀란드의 사례와 2009년부터 제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실시 중이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국내 정책을 비교하기도 했다.
최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원인분석에서 효과까지 망라하는 DB 구축을 제안했으며, 자살시도자와 사망자 가족에 대한 사후조사 제도화 등 기초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기도 31개 시·군별 자살률 편차를 지적하며 시·군별 맞춤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년 시행예정인 '자살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대비한 기관 선정과 과제 도출, 지역 정신건강서비스 강화 등도 제안했다.
수원=채종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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