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천시 관내 중소기업들에 따르면 원청업체인 대기업들이 원화강세 등으로 수출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자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납품단가를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인하해 줄 것을 요구,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부품의 전체 생산량 80%를 차지하고 있는 P사(부천시 원미구)는 최근 H자동차와 K자동차 등 대기업들로부터 부품 납품단가를 각각 7%와 13%씩 인하해 달라는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기업들이 인하를 요구한 납품단가를 연간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무려 57억여원에 달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로서는 자칫 회사가 부도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들이 원자재 값 상승과 고유가, 영업환경 악화 등을 내세워 납품단가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모든 책임을 중소업체들에게만 전가, 대기업들과 거래를 계속 해야만 하는 영세업체들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전자회로기판(PCB)을 생산·납품하는 Q사(부천시 원미구)와 앰프를 제작하는 F사(부천시 원미구) 등도 L전자 등 대기업들과 일부 중소기업체들로부터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F사는 대기업 측의 일방적 비용 절감 요구를 이기지 못해 지난달 말 40여명의 직원을 해고·퇴사시키는 등 날이 갈수록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용 엔진을 만드는 조선기자재 업체인 C사(부천시 소사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잇따라 해외 수주에 성공해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편에서 C사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원화강세로 인해 단가가 10~15% 가량 하락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IMF때는 엄청난 환차익을 남긴 조선소들이지만 환율이 떨어질 때는 달러로 계약을 맺을 것을 요구해 조선기자재 업체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부천지역 중소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하청업체에 대한 이 같은 무리한 요구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일부 업체는 지난 1998년 환율 800원대에서 계약된 납품단가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귀뜸했다.
또 다른 산업계의 한 인사는 “잘 나갈 때에는 이익을 독점하고 힘들 땐 부담을 전가하는 대기업들의 횡포는 어떠한 이유로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며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대기업들의 횡포를 비난했다.
한편 3월 말 현재 부천지역 제조업체수는 모두 8600여 곳으로 이 가운데 전기를 비롯해 전자·기계·장비·조립금속 등 5000여 곳이 대체로 하청 및 제2하청 등의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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