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에 대한 폭언·모욕은 ‘권력남용’
“감옥은 사법연수생들 코스에 꼭 넣어야 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박원순 변호사는 15일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수사관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자신의 감옥체험을 첫 화제로 꺼냈다.
박 변호사는 전과가 3개나 있는 전력을 소개한 뒤 “이런 사람이 검사님들 앞에서 강연을 하려니 떨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학 1학년 때인 지난 1975년 긴급조치 9호 위반, 이후 향군법 위반, 근래의 낙선운동 등으로 3차례 사법처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박 변호사는 인권문제에 앞서 검사와 일반인의 인식차이가 있으며 상대방 편에서 생각하라며 일화를 들려줬다.
한 지방 검찰청에서 나이가 지긋한 피의자를 무릎 꿇린 채 조사한 사례가 있었다.
그 노인은 조사를 받고 나서 심한 굴욕감에 자살을 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들에게 청사는 직장이고 집과 같은 곳이지만 일반인들은 검찰 청사에 면 주눅이 들고 긴장한다”며 “이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심한 모욕을 주는 것은 권력남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인권적 시각에서 균형잡힌 세계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검사는 넓은 세계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한 검사가 불온서적을 읽은 대학생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이 정도 서적은 사회과학서점에 가면 흔히 볼수 있다""는 것이 기각 이유였다.
판사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았을 사회과학 서점을 가보았고 검사는 이런 물정을 몰랐던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박 변호사는 말했다.
검사라는 사회적 신분은 노동자보다는 사장을 더 많이 만나게되고 향후회나 동창회를 나가도 실패한 사람보다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편협해질 수 있음을 경계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박 변호사는 과거 권력의 시녀를 자처했던 검찰의 모습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공식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기부에서 고문을 받은 피해자들이 검찰에 가면 진실을 말하겠다고 참고 견뎠지만 검찰은 안기부 요원의 입회하에 함께 수사한 전력이 있음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박 변호사는 “이 같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정의를 세우라’는 검찰의 신조를 지키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대기업에 대해 미온적인 수사를 벌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은 수사결과와 그 여파를 걱정하지 말고 과정에 충실하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고 정의를 바로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며 “검찰이 바로 서면 국가가 바로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동경지검 특수부가 내각을 4번 바꾼 사례를 들면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움직이면 1년안에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바꿀 수 있다”며 “국민들이 검찰 청사 앞에 격려의 꽃다발을 들고 장사진을 이루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서울중앙지검 이인규 3차장이 박 변호사를 초청해 성사됐으며 산하 300여명 직원과 임채진 검사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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