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최고 과학자’ 지위 박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1-11 20: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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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서울대총장 전격 대국민 사과 성명
“논문조작은 학문적 범죄… 엄정 징계하겠다”
난치병환자 ‘聖人’서 ‘국제거짓말쟁이’ 몰락


서울대학교 정운찬 총장이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과 관련, 11일 서울대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어 황 교수에 대해 신뢰를 보여왔던 정부까지 이날 황 교수에 대한 ‘최고 과학자’ 지위를 비롯한 모든 공직을 박탈하는 등 강경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 총장은 이자리에서 “논문조작은 학문적 범죄이며 연구 핵심관계자들을 엄정 징계할 방침”이라며 국민들에 고개숙여 사과했다.

황 교수는 한 때 세계 최초의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확립자로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난치병 환자들의 ‘성인(聖人)’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지금 황 교수의 입지는 ‘국민적 영웅’에서 ‘논문조작범’로 전락해 명예회복뿐만 아니라 사실상 재기가 힘들게 됐다.

황 교수는 불과 1년 사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드라마틱한 삶을 전개하며 ‘성공자’에서 하루아침에 ‘실패자’로 그려진 불운의 사나이가 됐다.

황 교수가 언론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99년 2월 한국 최초의 체세포 복제 소 ‘영롱이’, 같은 해 3월 복제 한우 ‘진이’를 탄생시키면서 동물복제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떠오르면서부터다.

그 뒤 황 교수는 2004년 2월 체세포를 난자에 이식해 만든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면서 줄기세포 ‘최고과학자’로 명성을 떨쳤다.

황 교수를 잘 아는 서울대의 한 교수는 2004년 이후부터 황 교수의 행동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황 교수는 줄기세포 전문가로선 드물게 힘있는 정부관계자, 기업인 등 대인관계 쌓기에 열을 올렸고, 일각에선 황 교수의 행보가 과학자답지 않다는 지적도 여러차례 나왔다.

특히 2005년 5월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중심으로 정부는 황 교수에게 ‘원하는 만큼’ 충분히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2004년 65억원, 2005년 265억원을 지원하는 초특급 대우를 해주기도 했다.

정부는 또 이를 기점으로 황 교수에게 과학기술인 최고훈장인 ‘창조장’을 수여하는 등 ‘황우석 영웅 만들기’에 주력한 것이 사실이다.

황 교수가 정부와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세계적인 과학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때는 2005년 5월.

그는 척수마비와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발표하며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황 교수의 연구발표는 난치병 치료가 곧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가수 강원래씨에 대해 “곧 일어나 걷게해주겠다”는 말을 TV를 통해 공식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황 교수의 말은 상당히 위험적인 부분을 내포하는 것으로, “걷게 해주겠다”는 말은 마치 ‘예수’나 ‘부처’ 등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의 몰락은 작년 11월12일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와의 결별을 시작으로 더욱 불거졌다.

이후 MBC ‘PD수첩’이 황 교수팀으로부터 줄기세포를 넘겨받아 검증작업을 벌이면서 황 교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의문이 탄력을 받게 됐다.

‘PD수첩’은 작년 11월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을 방영하며, 황 교수팀 연구원 난자와 매매 난자사용에 의혹을 제기했고, 이때부터 네티즌들은 소용돌이에 휩싸이며 황 교수의 연구성과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같은 해 12월15일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이 “황 교수로부터 직접 줄기세포는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철회를 요청키로 했다”고 폭탄발언을 해 황 교수 연구업적에 대한 논란은 사회를 뒤흔들었다.

서울대 조사위는 지난 10일 최종보고서를 발표하고, “복제개 스너피는 진짜지만 2004, 2005년 논문은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발표하며 그간 원천기술 논란에 휩싸였던 ‘황 교수 신화’에 종지부를 찍었다.

영국의 타임스는 10일자(현지시각)에서 “황 교수가 한국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기술’이 그가 유명해진 출발점이었다”고 지적하고 “황 교수 파문은 세계 과학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해, 그간 황 교수에게 ‘묻지마 지원’을 했던 한국 정부를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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