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과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 및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당시 최고권력자인 박정희 대통령의 자의적 요구에 의해 미리 수사방향이 결정, 집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장이 사건의 실체를 과장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7일 국정원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1·2차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같은 결론은 서울중앙지법에 계류중인 `인혁당 재건위’의 재심청구사건 심리는 물론 향후 피해배상 논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진실위는 “대통령이나 중정부장의 발표에서 규정된 인혁당·민청학련의 성격은 그대로 수사지침이 돼 무리하게 반국가단체로 만들어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 강요, 핵심인물을 찾기 위한 고문 등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진실위는 “1차 인혁당 사건은 중정 발표와는 달리 강령과 규약이 채택되지 않았고 당 수준에 이르지 못한 서클 형태”라며 “인혁당이 국가변란을 기도한 반국가단체로 실재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진실위는 또 “(민청학련 사건은)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를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산주의자들의 배후조종을 받는 인민혁명 시도로 왜곡한 최대의 학생운동 탄압사건”으로 규정했다.
중정이 민청학련의 배후로 지목한 인혁당 재건위에 대해 진실위는 “명칭은 중정과 군사법정 검찰부가 검찰 송치 직전에 편의상 이름 붙인 사건으로 실제 존재한 지하조직의 명칭이 아니다”라며 “체제전복이나 국가전복기도행위의 근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건위 관련자 8명 사형집행이 대법원 결정 후 18시간만에 이뤄진 것과 관련, 진실위는 “박대통령 지시로 사형이 집행됐다는 문서나 증언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확정판결 즉시 처형한다는 방침은 이미 청와대 선에서 정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인혁당 사건의 재심개시 여부를 심리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이기택 부장판사)는 “일단 국정원 진실위의 발표 결과를 살펴 본 뒤 재심 개시에 변수가 될 만한 새로운 사실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증거였던 신문조사나 공판조서가 위조됐는지 ▲그 과정에서 고문이 있었는지 ▲그 외 무죄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가 있는지 등을 감안, 가급적 올해 안에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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