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뜻 삼킨 ‘안양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1-28 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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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당초 공원용도로 300억원대 공장부지 쾌척”
市, 주차료 수입급급 민자로 지하주차장 건설 추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782의19 구㈜삼덕제지 전재준(82) 회장이 2년전 4842평 300억원대 재산을 공원조성 목적으로 시에 기부한 가운데 지하주차장 건설을 추진하자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시가 지하에 대규모 지하주차장을 건설하고, 그 위에 흙을 복토해 공원을 조성하려는 것은 당초 기증 의사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28일 시와 전 회장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일 ‘삼덕공원 및 지하주차장 조성을 위한 설계안 국제현상 공모’를 통해 부지 1만9376㎡에 300억원을 투입, 지하 2층 주차장(620면)과 근린공원을 내년 착공 오는 2007년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의원, 환경·문화단체 대표, 종교계 인사들은 공장부지를 기증하게 된 전 회장의 약속과 다르게 시가 지하주차장 및 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이번 사태를 접한 지역 인사들은 최소한 기증자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 부치는 시측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 회장측근인 정 모씨는 “땅을 기증할 당시 시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공장 굴뚝과 경비실을 보존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보존키로 굳게 약속했던 것을 사전에 기증자의 상의도 없이 지난 7월 철거했다”고 분개했다.

전 회장은 대자보를 통해 “2003년 7월 안양시에 공장부지를 기증하는 과정에서 당초 공원용도로만 기증했다”며 “신중대 안양시장도 전국에서 제일가는 공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시가 시민을 위한 공원 조성보다 주차장 수입에만 마음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82세의 노인으로 마지막 소원은 시멘트 위의 공원이 아닌 흙냄새 나는 자연공원으로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건설 계획은 기존 복개주차장을 폐쇄할 것에 대비한 것으로 지상 공원조성에 앞서 민자를 유치할 계획이었다”며 “또 기증자의 의견을 존중해 굴뚝과 경비실을 보존하려고 했는데 너무 노후화 되어 철거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 회장은 기증 당시 “공장을 경영하면서 43년간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어 미안하게 생각했다”며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 것 같아 마음이 가볍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전 회장은 황해도 개성 출신으로 지난 44년간 지업상과 지류업에 종사하고, 지난해 7월 성균관대에 아들 명의의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추가로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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