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후손 ‘땅소송’ 각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1-15 19: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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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사법기능 혼란·마비라는 공공복리 어긋나” 친일파 후손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돌려달라는 요구는 사법기능의 혼란과 마비라는 공공복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이는 최근 친일파 후손들의 조상땅 찾기 소송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판결이어서 적잖은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수원지법 민사 2단독 이종광 판사는 15일 친일파 이근호의 후손 이 모씨(78)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보전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는 부적법하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재소로 인해 사법기능의 혼란과 마비라는 공공복리에 위협을 초래하는 결과 발생할 수 있다”며 “위헌적인 법률 상태가 국회의 입법으로 해소될 때까지 소를 각하한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재판청구권의 행사를 일시 정지하는 것일 뿐 재판청구권 행사 자체를 금지하는 것을 아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법관으로서 친일 반민족행위자의 재산권을 보호할 경우 3.1운동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위반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반대로 민사 실체법을 배제할 경우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이나 민법상의 실체적 법률 위반의 상황에 부딪히는 법적인 딜레마 상태에 빠지게 된다”며 친일파 후손들의 조상땅 찾기 소송에 대한 법관의 고충 토로와 함께 사실상 국회의 신속한 관련법 재정을 촉구했다.

이씨는 지난해 국가가 과거 이근호 소유로 자신이 물려받은 경기 오산시 궐동 448의2번지(대지 357㎡)와 같은 동 448의3번지(대지 380㎡)에 대해 보존등기를 마치자 이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이근호는 을사오적 중 한명인 이근택의 형으로 을사조약 당시 군부대신이었으며 일본 천황으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는 등 친일행각을 벌였다.

한편 이 판결에 앞서 법원은 지난 1997년 친일파 이완용의 증손자가 1948년 농지개혁 때 토지관리인들이 차지한 땅을 돌려달라며 조 모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친일파라고 해서 법에 의하지 않고 재산권을 박탈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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