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이혜광 부장판사)는 4일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저가로 발행,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재용씨에게 지분을 변칙 증여한 혐의로 기소된 허씨에게 징역3년에 집행유예5년을, 박씨에게는 징역2년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재용씨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당시 시가 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전환사채를 발행, 재용씨에게 재산상 이득을 주고 그만큼의 손실을 회사에 입힌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저가에 전환사채를 발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검찰 주장대로 당시 에버랜드 주식의 시가가 8만5000원이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회사가 입은 손실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허씨 등은 1996년 11월, 당시 비상장된 삼성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99억원어치를 발행, 이 중 기존 주주들이 실권한 96억원 상당을 재용씨 남매에게 주당 7700원에 배정해 회사에 969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2003년 12월 기소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법원 결정에 대해 “현재로서는 어쨌거나 변호사와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당초 기소된 대로 특경가법상 배임이 아닌 ‘업무상 배임’을 적용한 것과 관련해 “배임 금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해야 하는 특경가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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