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박 진영의 모 의원은 “정치적 휴지기가 끝나는 6월부터 당 개혁을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박 대표와의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정병국 의원은 31일 “창(昌 이회창 전 총재)시절에도 대세론으로 나가다가 좌초했다”면서 “결코 박 대표나 당을 위해서 대세론은 좋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을 이끌고 있는 정병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 박 대표 대세론 확산에 대해 “우려스런 부분”이라며 이같이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다양한 경쟁자, 다원구조로 가는 것이 안정적이고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며 “박 대표의 대선 승리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에 앞서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박사모)에 대해서도 날을 세운 바 있다.
정 의원은 당시 칼럼에서 “박사모의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행태가 당과 박근혜 대표에 해가 될 경우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박사모를 겨냥했다.
그는 또 “‘소장파에 대한 박사모의 최근 행동들은 한나라당을 분열시키는 해당행위를 저지르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더 이상 (박사모를)긍정적인 정치과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이는 사실상 박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박사모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당을 분열시키고, 한나라당을 박 대표의 사당(私黨)화 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최근 박사모와 갈등을 빚고 있는 소장파 의원들에 대해 “선거 때 당원들은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는데, 인터넷 게임이나 하고 한나라당에 악영향 미칠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남경필 의원도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라는 기업이 획기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대세상승한 것인지, 아니면 반짝상승한 것인 지 제대로 봐야 한다”며 “당이 반짝상승을 대세상승으로 착각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박근혜 대세론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소장파만이 아니다.
앞서 강재섭 원내대표도 최근 “특정 정치인이 대세를 이룬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용어”라면서 박근혜 대세론 확산에 제동을 걸고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서는 박근혜 체제가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청계천 게이트’ 사건이 일단락됨에 따라 그동안 곤경에 처했던 이명박 서울시장이 화려하게 부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의 부활은 곧 반(反)박진영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더구나 이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경평축구’가 예정대로 성사될 경우, 박 대표의 대세론은 이명박 대세론에 밀릴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목소리를 낮추고 있는 반(反)박진영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이하 발전연)’가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발전연은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 아카데미’를 개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현 정부의 정책이 수도권 경쟁력 약화, 대북정책 부재, 국제사회 외교고립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이들을 육성해 지방의회, 지방자치단체, 국회 등으로 진출시킨다는 야무진 목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발전연 박종우 사무처장은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反)박 세력의 조직화’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으나, 아카데미 출신들이 반(反)박진영에 힘을 보태게 될 것은 뻔한 상황이다.
이재오 의원은 최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발전연은 당내 최대 계파로서 행정수도이전 문제제기를 주도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잘 해오고 있다”며 “입지가 위축됐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시 “친(親)박 반(反)박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코웃음거리 밖에 안된다. 대권주자도 나라발전을 위한 고민을 통해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되는 일 아닌가. 당대표가 종신제도 아니고...”라며 뼈 있는 말로 여운을 남기기도 했었다.
박 대표에 대한 도전 의지를 분명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부질없이 자꾸 2년 7개월 후에 뭐가 어떻고 하는 얘기는 너무너무 시간이 많은 사람들의 얘기”라며 대세론 확산에 대한 당내 일부의원들의 비판을 비난한 바 있다. 대세론은 부정할 수 없는 실체라는 것이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박 대표 자신은 대세론을 주장한 적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박 대표 체제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측근은 “여당과의 지지도 격차가 두자릿수로 고착화되고 있고, 여당 성향인 30대에서도 한나라당이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박 대표 대세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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