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차기대권경쟁상대는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재오 홍준표 권철현 원희룡 남경필 정병국 고진화 배일도 의원 등 한나라당내 일부 반(反)박(반박근혜) 의원들의 ‘축출'을 주장하는 등 반(反)박진영과 헤게모니 싸움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박사모(박근혜 대표를 사랑하는 모임)에 대해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의 정병국, 원희룡, 남경필 의원이 지난 13일 공동 명의로 ‘박사모의 개혁성향 의원들에 대한 계획적, 조직적 음해활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수요모임의 이 같은 활동 뒤에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차기대권주자로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박사모는 14일과 15일 양일간 충주에서 회원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고 지금의 저효율 고비용 조직으로는 2007년 대선 승리를 달성할 수 없는 만큼 박사모가 후진화된 당을 선진화시키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위해 박사모 회원들은 한나라당 책임당원으로 가입해 당 개혁과정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현재 3만3000여명인 회원을 연말까지 10만명으로 늘리는 `10만 양병설'을 주창했다. 정회장은 “아직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여론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사실상 박 대표를 차기대권주자로 확실하게 세우기 위한 방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사모는 특히 박 대표의 앞길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판단되는 정병국,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을 향해 ‘축출’발언을 하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요모임측 의원들은 “최근 박사모의 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에 대한 근거 없는 원색적 비난과 당내 건전한 비판 의원에 대한 무차별적 인신공격과 언어테러에 대해 한나라당의 앞날에 심대한 해악을 끼치는 행위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박사모의 악의적 비난 글들이 박사모 핵심운영진에 의해 작성됐고, 조직적으로 의원 홈페이지 및 각종 게시판에 유포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소장파인 고진화 의원도 지난 6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박사모에는) 적과 동지도 구별 못하는 색맹들이 있다”면서 “일부에선 박사모가 아니라 당을 박살내는 박살모라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지역구 출신의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박사모는 자신들만이 ‘절대선'이라는 독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박사모와 갈등을 빚는 것은 사실상 박 대표와 대립각에 서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상황에서 수요모임과 서울지역출신 의원들이 이처럼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해 한 당직자는 15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학규 지사가 수요모임, 서울과 경기도 국회의원들, 구 민주계 등 한나라당내에서 확고한 지지 세력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반증”이라며 “이들이 손 지사를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손 지사는 합리적인 신사 이미지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내 ‘빅3’ 가운데 가장 낮은 인지도를 지녔었다.
하지만 행정도시 건설에 따른 수도권 규제완화 대책과 관련 이해찬 총리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 끝에 사실상 이 총리를 꺾는 쾌거를 이루면서 전국적인 지명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같은 수도권 지역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정치적 라이벌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 비리 수사로 정치적 곤경에 처하면서 서울지역구 출신 의원들마저 손 지사의 지지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명박 시장과의 연계설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수투위도 손 지사 지지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투위 소속 의원들도 수요모임 의원들처럼 박사모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최근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손 지사를 구심점으로 결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기지역 출신의 모 의원은 “손학규 지사와 이해찬 총리와의 싸운에서 손 지사가 정치적으로 승리했다”면서 “이는 한나라당 전체를 향해서도 플러스 효과를 발휘한 만큼, 그를 눈여겨 보는 당내 인사가 많아 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자유치에 성공한 CEO형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착실히 구축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대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손 지사와 수요모임 등 특정 단체와의 연루설은 그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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