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손 지사는 전날 오전 10시 정부중앙청사 9층 회의실(916호실)에서 열린 제3회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수도권 발전의 진정한 의지가 없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 더 이상 참석의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회의시작 1시간 만인 11시30분에 회의장을 퇴장한 사실과 관련, “행정중심복합도시 이전과 관련한 수도권발전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국가적인 과제를 놓고 중도에 퇴장할 수밖에 없었던 저의 마음은 더 이상 무거울 수 없었고,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손 지사는 성명서를 통해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는 지난 4월2일 2차 본회의 이후 9차례의 실무협의회를 거쳐서 어제 3차 회의에서는 첨단대기업 신증설 허용문제에 대해서는 합의 통과될 것이 기대되었고, 수도권 정비계획법 대체입법을 비롯한 규제개혁 로드맵을 협의할 계획이었다”면서 “그러나, 첫 번째 의제였던 첨단 대기업 신증설 허용 문제에서조차 정치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꽉 막힌 자세 앞에서 더 이상 이 정부와 수도권 발전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의 도중 퇴장 한 이유를 설명했다.
손 지사에 따르면 이날 협의회에는 이해찬 국무총리를 비롯 한덕수 경제부총리, 김진표 교육부총리,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과 안상수 인천시장 등 수도권 지자체장들이 참석, 첨단기업 신·증설문제, 수도권 규제개혁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의 수도권 규제정책에서 한 발짝의 진전도 없었고 첨단기업의 신·증설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 하며 수도권 대책에 전향적인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는 게 손 지사측의 설명이다.
손 지사는 외국첨단기업 투자가 법적인 제약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국내 기업이 투자를 보류하고 대기하고 있는 상황을 제시하며, 첨단기업 신·증설 관련법의 개정을 요구했으나 이 총리가 즉각적인 시행을 보류하고 다음회의로 넘기고 말았다.
우선 국내 첨단 대기업 공장의 수도권 신·증설 허용시기와 관련, 손 지사는 “공장 신.증설은 시급히 시행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으나, 이 총리는 “공장 신·증설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만 행정도시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효과는 수년이 지나야 나타나는 만큼 공장 신·증설은 시기를 조정하면서 최소한만 허용하고 점진적으로 가야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또 공장 신·증설 범위와 관련, 손 지사가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 총리는 “최소한만 허용해야 된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손 지사는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파주 LCD의 경우를 보면 필립스는 대만으로 가자고 주장했고 LG는 파주로 가자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대만으로 갈 것이 파주로 온 것이지 구미로 갈 것이 파주로 온 것이 아니다”며 정부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나섰다.
손 지사는 또한 “내가 정부의 균형발전문제에 대해서 이해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행정도시를 수용한 것은 정치인으로 상당한 대가를 치루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리가 “외투기업 문제는 이견이 없으므로 이 문제부터 우선 해결하고 국내 대기업 문제는 좀더 실무적인 검토를 하자”고 말하자, 손 지사는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수차례 논의한 사안이고 이제는 수도권 발전대책협의회에서 결론을 내려야할 사안”이라며 “자꾸 시간만 끌려고 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기업투자의 시급함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이 총리는 “평택은 국가방위전략에서 특별하게 혜택을 준 것이니 수도권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 곤란하다. 나는 대통령이 시켜도 이치에 닫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 설득력이 부족하다. 5월21일 4차 회의시 추가로 논의하자”며 물러서지 않았다.
심지어 추 장관은 “경기도만 도냐?”며 이 총리를 거들고 나섰다.
이에 발끈한 손 지사가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참석하면서 첨단 대기업 허용 문제는 최소한의 기대를 했었던 사안이다.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의 통과를 계기로 수도권 발전대책을 함께 논의하자고 했던 원래의 취지대로 회의가 진행돼야지 다시 논의를 원점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이 자리에 더 이상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수행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손 지사는 정부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도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은 손 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앞으로 경기도는 중앙정부와의 이런 협조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경기도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
▲경기도는 그동안 중앙정부와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비판적인자세를 견지할 것은 비판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했다. 이런 기본적인 자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국민을 기만하는 수도권정책과 관련해서는 정부정책에 협조할 수 없다.
-성명서에 ‘정치논리로 일자리가 날아가고 있다고 했는데, 정치적인 논리는 무엇인가.
▲수도권발전대책위원회는 그동안 9차례의 실무협의회가 있었다. 그 협의과정에서 일단 첨단대기업의 수도권입지는 허용을 한다는 것이었다.
에제 회의는 실무협의를 바탕으로 그간 협의과정에 합의한 것을 결정을 하는 회의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조차 청와대와 균형발전위원회의 논리, 즉 지방에서 반발을 하기 때문에 더 협의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것은 수도권을 뺀 다른 지방의 자치단체들의 반발을 이용을 해서 수도권규제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뜻이다. 이것은 국가발전에 어떤 대전략이 기초하기보다는 지방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규제정책은 지금최대의 과제인 일자리를 외국으로 날려버리는 역효과밖에 얻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제 회의의 속기록에 보면 건교부장관이 “경기도만 도냐”라고 했는데, 다음 회의때에도 참석하실 것인지.
▲건교부장관이 경기도만 도냐하는 것은 굳이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다음회의에 똑같은 이런 조건에 참가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첨단대기업의 국내입지를 하지 못하게 함으로서 국내기업을 죽이고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가경쟁력에 치명적인 손해를 가져오는 것이다.
-균형발전위원회 중앙정부가 수도권규제완화에 대해서 반대를 한다면 경기도는 행정수도나 공공기관이전에 대해서 새로운 입장이 있을 법한데.
▲저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지방자치단체로서 소아적인 이익추구를 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다. 경기도가 갖고 있는 국가경쟁력을 강화, 지역간 상생발전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뜻에서 정치적인 여러 대가를 치러야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법에 동의하고 이를 수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의 문제는 또 별개의 문제다. 공공기관은 이후 공공기관의 특성들을 감안해 구체적으로 접근해야지 그저 몽땅 한꺼번에 겨울 밭에 무를 뽑듯 배분해서는 곤란하다.
-글로벌기업인 쓰리엠이 첨담단기술을 수반한 6천만달러 공장 기공식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것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는 것 아닌가.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 문제와 관련, 제가 범법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쓰리엠에서 기공식을 하겠다고 하면 제가 참석해서 축하를 해줄 생각이다. 쓰리엠 본사그룹 해외담당부사장이 5월26일에 한국에 오게 돼있다. 기공식을 예정하고 있어서 그리고 이것은 늦출 수도 없다. 법적인 미비 때문에 기공식을 못한다면 제가 국제적 인사기꾼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사기꾼으로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신뢰를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서라도 설사 국내법을 어기는 한이 있어도 쓰리엠만 기공식을 한다면 참석을 할 생각이다.
이영란 최원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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