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민주 통합논의 암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5-03 20:30:0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유시민 “통합 발언 부끄럽게 생각한다”

네티즌 “여당을 똥값으로 만들고 있다”

민주당 한 대표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한 문희상 의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는가 하면, 네티즌들마저 “여당을 똥값으로 만들고 있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어 우리당발(發) 통합논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논의당자사자격인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며 통합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통합론= 문희상 의장은 지난 2일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재차 거론하며 “민주당과의 통합을 실질적으로 거론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지금껏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 “대의명분과 투명한 절차 보장이라는 조건이 충족되면 마다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혀왔지만, 통합논의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점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다.

문 의장은 통합론의 대의명분과 관련, “출생이 같고 대통령을 같이 만든 것 이상의 대의명분은 없다”라며 “재결합이 힘들지만 이념상 가장 개혁적인 정당들이고, 대통령을 같이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앞서 지난달 14일에도 SBS TV 심야 토론프로그램 `이것이 여론이다’에 출연해 민주당과의 통합론과 관련, “대체로 선거 때 그런 말이 많이 나온다”며 “(4.30) 재·보선은 힘들고 지방선거 때 분명히 말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통합논의를 주장한 것은 문 의장이 처음은 아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한사람인 염동연 의원은 4.2전대 당시부터 ‘민주당과의 통합’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염 의원은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며 지방선거 이전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초 지지기반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던 염동연 의원이 “민주당과 통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대의원들의 심정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염 의원이 당시 출사표를 통해 “민주당 후보가 나온다면 지방선거 필패, 지방선거 패배면 대선 필패”라는 메시지로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내년 지방선거 출마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역에서 민주당과 표를 갈라먹을 경우 승산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지역 구청장 선거에서 여당후보로 나설 것으로 알려진 모씨는 3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지역구에는 당원들 상당수가 민주당 당원들과 겹치고 있다”며 “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내년 지방선거도 한나라당 잔치가 될 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대론= 유시민 의원은 3일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 문희상 의장이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실질적으로 거론할 시기가 됐다”고 말한 것에 대해 “당 지도부에 속한 책임 있는 분들이나 국회의원들이 함부로 그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조선시대에 여자를 보쌈하는 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싫다고 하는 상대를 갖고 계속 결혼하자고 우기는 것은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합당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의결까지 하는 마당에 통합할 방법도 없고 통합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통합이
바람직한지는 매우 의문스럽다”며 통합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 의원은 또 “열린우리당은 당원이 주인된 정당을 채택하고 있고 민주당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당을 합치기 위해 지분을 양보하고 하는 것 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정치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네티즌들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아이디 ‘칼융’은 전날 문 의장이 ‘DJ와 노무현 대통령이 합당을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에 대해 “세기의 의리파며 꼬봉의 대명사인 장세동도 그 따위로 전두환 형님의 맘을 함부로 아는 척 하지 않았는데 문 의장은 장세동도 경악할 정도로 자기 마음대로 두 분의 맘을 읽는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이경현’은 “총선 승리에 눈이 멀어 오직 승리지상주의만 눈에 보이느냐”면서 “민주당은 민주당 갈길을 가고, 우리는 지역성이 아닌 정책성과 이념으로 더욱 우리 갈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지난 2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분당할 때 민주당은 반 개혁세력, 또 지역당, 부패 세력이라고 했는데 개혁한다는 사람들이 왜 그런 세력하고 통합하려고 하느냐”며 “그건 자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또 “국민들의 공감대도 못 얻고 있는 그런 정당에 우리가 기웃거릴 여유가 없었다“며 “우리는 우리길 을 갈 거다”고 통합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