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개편 행자부서‘딴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4-21 19: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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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체 개편안도 없고 효율성 여부도 모른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행정개편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행정자치부가 “현재 자체 개편안도 없고, 행정운영상 행정구역 개편이 효율적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단정하기 곤란하다”며 찬물을 끼얹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행자부는 최근 현행 지방행정체계인 3단계를 2단계로 축소, 70여개 지방자치단체로 통폐합할 경우 효율성 여부를 묻는 여당 측 한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행자부는 답변서에서 “전국을 단층화된 70여개의 지방자치단체로 개편할 경우 규모의 경제 확보로 효율성이 제고되고, 행정기능의 중첩에 따른 폐해 방지, 광역행정 수행 원활 등의 장점이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지역특성에 맞는 행정 수행이 곤란하고, 중앙정부의 업무 과부하 등의 단점도 예상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청사이전 비용문제에 대해서는 “수십종에 이르는 공부·대장 정비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각종 법규·표지판·지도 등의 정비에 소요되는 비용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따라서 행정구역 개편이 더욱 효율적인지 여부는 단정하기 곤란하며, 현재 자체적인 행정구역 개편안도 없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앞서 여야 정치권은 시·도를 폐지하고 시·군·구의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행정체제 개편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별도의 특위를 구성하는 등 활발한 준비를 해 왔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지난 15일 ‘지방자치특위(이하 자치특위·위원장 심재덕)’를 출범시켰으며, 한나라당도 14일 ‘지방행정 및 자치제도 개혁특위(이하 개혁특위·위원장 허태열)’를 구성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열린우리당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은 20일에도 권오룡 행정자치부 차관 등과의 당정협의 후, “여야가 행정구역 개편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만간 공식적인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도 ‘지방행정 및 자치제도 개혁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 현행 ‘도(道)’제의 폐지와 특별·광역시 등의 단계적 통합·감축에 대해 논의했다.

허태열 특위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2개 이상의 시·군·구가 통합하면 도에서 분리해 광역자치단체의 지위를 주는 등 다양한 행정적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을 추진하고, 빠른 시일 내에 도(道)의 폐지를 추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은 인구 100만명 내외 규모로 1개의 특별시와 60개의 광역자치단체로 개편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광역자치단체의 규모는 인구만을 기준으로 볼 때 시(市)간 통합은 인구 100만명 가량, 시-군은 70만명, 군-군 통합은 30만 명 정도로 재편해 전국 60~70개 가량의 광역단체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

결국 양당 간에 큰 이견은 없으며, 따라서 쉽게 절충안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행자부가 이처럼 ‘딴청’을 부림에 따라, 행정개편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은 물건너 가고 말았다.

실제로 행자부는 단변에서 “행정구역개편 사전 연구를 위해 지난 2000년 한국경제연구원 등 3개 민간연구소에 지방행정체계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토록 하고 그 결과를 참고하고 있지만, 현재 자체적인 행정구역 개편안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행자부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미 참여정부 초대 행자부 장관인 김두관 장관시절부터 이 문제를 두고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김장관은 시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행정구역개편이 필요하다’는 기자의 지적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이 문제를 보고한 일이 있다.

행자부가 이처럼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것에 대해 여당의 한 의원은 “어제(20일) 당정협의회 진행 중에 당이 행자부의 자치경찰제 논의에 제동을 건 데 대한 일종의 반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회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문제와 행정구역 개편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할 때 자치경찰제를 논의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일”이라며 “정부 로드맵대로 밀고나가려는 행정편의주의식 발상으로 행정력 낭비는 물론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행자부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히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행자부가 구체적 계획도 없이 수박겉핥기 식으로 자치경찰제를 실시하려한다”면서 “당정협의만 열면 만능인줄 아느냐”고 행자부측 관계자들을 심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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