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보수당’으로 정치권 진입할듯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4-18 20: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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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운동과 진로 알아본다 시민일보가 최초로 ‘이명박 신당’, 즉 ‘뉴라이트 보수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뉴라이트 그룹’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원장 박명광)이 지난 17일 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시민·종교단체가 추진 중인 뉴라이트(New Right) 운동의 확산 배경을 분석하고 향후 집권여당 차원의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함에 따라 이 같은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일보는 뉴라이트 운동은 무엇이며, 향후 뉴라이트의 진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열린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중심으로 심층기사를 작성키로 했다. (편집자 주)

▲뉴라이트 운동의 등장= 열린우리당은 뉴라이트가 보수언론으로부터 주목받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대표적인 단체인 ‘자유주의연대’의 주요 구성원들의 과거사 덕분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를 맞고 있는 신지호와 주요 간부인 홍진표, 이동호, 허현준, 최홍재 등에게 붙여진 ‘전향한 주사파’라는 라벨링은 충분히 언론의 관심을 살 만한 별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신지호는 연세대 81학번으로 현재 서강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과거 사회주의 노동당 창당준비위원회 울산 책임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홍진표는 연세대 82학번으로 현재 ‘시대정신’ 편집위원으로 있으며 과거 주사파 조직인 민혁당에서 핵심멤버로 활동한 바 있으며, 이동호, 허현준, 최홍재 등은 대학 총학생회장이자 전대협 간부 출신이다.

자유주의연대가 뉴라이트의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면, ‘기독교사회책임’은 보조 축을 형성하면서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과거 시민운동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서경석(이하 서목사), 김진홍 목사(최근 김진홍 목사는 기독교사회책임을 탈퇴하고 ‘한국기독교개혁운동’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등이 주축이 돼 결성한 기독교 시민단체로 표면적으로 중도통합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이들은 내용적으로 우파적 개혁론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에 의해서 뉴라이트로 분류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수언론의 각별한 관심속에 지난해 11월23일 자유주의연대가 발족하면서 불붙기 시작한 뉴라이트는 연말 4대 개혁입법과정을 거치면서 보수진영의 새로운 이론담당자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된다.

초기 뉴라이트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한나라당의 선진화 그룹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지난해 12월11일 국가발전전략연구소 경주 MT에서 가진 이 날 토론회에는 공성진, 김문수, 이재오, 홍준표 등 1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신지호, 서경석 등이 참여해 “뉴라이트운동과 한국정치의 진로”라는 주제로 토론했다. 그 뒤를 이어 12월21일 국회에서 가진 토론회에는 경쟁력과 국가전략연구회 소속 김애실, 엄호성 등 1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제성호, 조동근, 홍진표 등이 참여했다.
12월11일의 토론회가 뉴라이트의 진로를 정체세력화론과 정치권 견인론으로 고민하는 단계였다면 21일 토론회에서는 올드라이트와 뉴라이트의 역할 분담이 논의되면서 특정정파와 결합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어진다.

2005년은 이러한 기조아래에서 뉴라이트가 사회전반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1월21일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는 기독교사회책임, 자유주의연대, 교과서포럼,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뉴라이트 씽크넷,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 사회포럼, 바른교육권 실천행동, 한국기독교개혁운동(총 9개 단체)이 연대해 김진홍 목사를 대표로 선출하고 뉴라이트를 국민운동으로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1월27일에는 소장 지식인, 전문가 그룹이 뉴라이트를 이념과 정책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싱크탱크인 ‘뉴라이트 싱크넷’(New Right Think Net)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지식인 사회에 동조자가 나타나게 된 것은 정치지망생들로부터 시작된 뉴라이트가 본격적으로 사회전반에 파고들기 위한 도구를 가지게 됐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일이라는 게 열린우리당의 평이다.

▲반공주의와 지역주의 위기=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김대중 정권 이후의 시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고 있다는게 열린우리당측의 주장이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개혁세력의 집권과 성과를 폄하하는 발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원한 제국처럼 보이던 자신들의 정권을 상실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반공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동일어로 오용되면서 한국 현대사에 부정적인 악역을 담당하게 된다. 자유수호를 명분으로 자유주의의 기본가치인 사상과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반자유주의적인 행태를 일삼는 도구로 사용돼 온 것이다. 덕분에 한국의 보수가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키는 보수라기보다는 수구냉전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반공주의와 적대적으로 공존하고 있던 사회주의의 멸망이 반공주의의 존재이유를 함께 해체시켜 버림에 따라 반공주의가 위기를 맞게 됐다.

물론 아직도 한반도에서는 분단체제라는 하위단위의 냉전체제가 존속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이제 이념적이기보다는 민족적인 문제로 해석될 만큼 반공주의의 색채는 퇴색됐다는 게 열린우리당 측의 주장이다.

또 보수주의의 존재 배경은 지역주의였다. 영남출신의 군부와 관료엘리트들이 보수세력의 핵심이라면 호남고립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월등한 영남의 인구수는 이들을 뒷받침해주는 도구였다. 30년간이나 위세를 떨친 지역주의가 타격을 받은 것은 호남에 기반한 김대중 정권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김대중 정부의 등장이 지역주의의 해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영남의 독점적 지배구조가 완화된 것은 분명하다. IMF사태라는 사회·경제적 충격이 김대중 정권의 등장에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요인은 DJP연합과 이인제라는 돌출변수에 의한 보수세력의 분열이었다.

이렇게 보면 본격적으로 지역주의의 해체를 위한 메스가 가해진 것은 영남출신의 노무현이 개혁세력의 대표로 등장한 2002년 대선에서부터이다. 이때부터 월등한 인구수를 바탕으로 형성된 영남패권의 지역주의는 오히려 수세적인 형태로 전환되는데,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냉전의 해체와 세대간 대결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변수를 수용하지 못하고 아직도 인구수에 의한 영남패권을 꿈꾸는 퇴행적인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이 영남지역주의에 매몰돼 변화를 등한시하는 동안, 개혁세력은 세대간 분화라는 새로운 정치적 변수와 영남후보라는 직접적인 전술로 영남에서 30% 가까운 지지세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냉전 반공주의와 개발독재와 정경유착, 그리고 지역주의는 이제 해체 일로에 있다. 기존의 보수세력을 뒷받침해주던 배경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냉전의 해체와 세계화에 따른 신자유주의의 등장, 그리고 세대간 대결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변수에 따른 위기 앞에서 보수세력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할 상황에 처해 있다. 그것이 뉴라이트라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정권을 탈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은 이미 보수세력 전반에 펴져 있다. 두 차례에 걸친 대선에서의 패배는 보수세력에게 단순히 선거에서의 패배 이상의 의미로 느껴지고 있다. 그나마 국민의 정부에서는 JP라는 일련의 보수세력이 권력을 분점했지만, 참여정부는 순수한 개혁세력에 의해서 창출됐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탈권위주의적인 행태로 개혁을 진행시키고 있다.

또한 대통령탄핵과 4대 개혁입법 과정에서 보여준 한나라당의 무능은 합리적인 보수세력 스스로가 나서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 무모하게 대통령탄핵을 주도해 우리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것도 한나라당내 수구세력이며, 4대 개혁입법 과정에서 아집과 독선으로 국민들에게 다시금 수구꼴통의 이미지를 심어준 것도 강경 수구세력이다.

두 번의 대선과 대통령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수구냉전이나 조갑제류의 극우논리로는 국민들의 동의를 구할 수 없음을 알게 된 합리적인 세력의 눈에 한나라당내 강경파는 눈에 가시같은 극복의 대상으로 비칠 것이다. 이처럼 합리적이고 온건한 보수를 내세워 기존 보수내의 주도세력인 강경세력을 교체하겠다는 의지 중의 하나가 뉴라이트이다.

▲중도보수 중심의 정계개편= 초기 보수언론이 양대 단체인 ‘자유주의연대’와 ‘기독교사회책임’을 한데 묶어서 뉴라이트로 부르게 된 것은 양자의 상황인식이 유사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양자 모두 참여정부의 국정전반에 걸쳐서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현재의 한나라당으로는 정권을 탈환할 수 없다는 비관적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상황인식은 올드라이트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조차 거부할 수 없는 대세를 형성하고 있었다. 덕분에 보수언론은 보다 노골적으로 정권탈환을 위한 경쟁력을 갖춘 참신한 보수의 등장과 대동단결을 선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양대 주요 단체인 ‘자유주의연대’와 ‘기독교사회책임’은 유사한 상황인식과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념과 진행방법에 있어서는 사뭇 다른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

‘자유주의연대’는 이름 그대로 뉴라이트라는 우파를 지향한다.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이들은 시장 근본주의와 반북(反北)노선을 기본 모토로 하고 있다.

현재 몇몇 보수언론을 제외하고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별로 곱지 않다. 그것은 이들의 행태가 눈에 띄게 정치적이며, 자유주의 이념에 충실한 사회운동으로 성장할 만한 인내심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 어떻게, 기성 정치권에 편입될 것인가하는 의심의 눈초리뿐이다. 성공한 정치적 386에 대한 질시어린 적대감에서 이들의 미래를 점쳐 본다면 아마도 이들 386들이 정치권에서 자리잡는 과정을 모방해 2006년 지방선거를 전후로 진행될 한나라당의 권력재편 기간 중에 ‘젊은 피 수혈’의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반면 중도를 표방하고 있는 기독교운동과 우파적 지식인 그룹은 향후 상당한 세(勢)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내부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선진화 그룹과 맥을 같이하고 있지만 형식상으로는 별개의 형태로 움직이며 폭넓은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 이들은 이념적으로 경직된 보수우익의 자유주의연대를 중도보수적 국민운동의 진영으로 견인해냈으며, 교과서포럼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 사회포럼, 바른교육권 실천행동 등의 다양한 영역의 보수단체들을 결집시키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신행정수도 이전이나 개헌문제 등 최근의 주요한 이념적, 정책적 대립의 장이 그들의 활동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세결집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들의 활동이 언제 어떻게 본격적인 정치세력화로 나타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몇 가지 공통점을 눈여겨보며 미뤄 짐작할 뿐이다. 일차적으로 눈에 띄는 점은 한나라당 선진화 그룹의 박세일 의원을 비롯해 김진홍, 서경석 목사, 손봉호 총장, 이석연 변호사 등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모두 과거 경실련 활동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시민운동 시절 YS와의 일련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박세일 의원을 제외하고는 기독교계 내에서 일정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섣부른 예측일 수 있지만, 이러한 공통점을 공유할 수 있는 한나라당의 특정 주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보수세력을 재편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좀 더 재미있어지려면 유럽에서 볼 수 있는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중도우파정당의 일시적인 탄생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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