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은 감사원의 유전의혹에 대한 감사를 `부실 감사’, `봐주기 감사’라며 비판하고, 이날 오후 공동발의한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법을 국회 법제사법위 심의 과정에서 부결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감사원은 작년 11월에 유전의혹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계속 덮어두다가 언론에 보도되니 감싸주는 감사를 했다”면서 “우리은행 대출, 권력실세 개입에 대해선 감사가 안됐다”며 특검 도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한 내용이 부실한 데다가 검찰총장이 최근 바뀌었는데 처음부터 항명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검찰로서는 제대로 수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특검을 내세워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김기현 의원의 대표발의로 제출된 이번 특검법안을 통해 그 제안이유를 “한국철도공사 등이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권력형 비리 의혹 및 국가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날로 증폭되고 있음에도 그 실체가 축소·은폐되고 있는바, 과거 권력형 비리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한계를 보였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명확한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특별검사로 하여금 엄정하고도 공정한 수사를 하게 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고 권력형 비리사건을 발본색원하여 국가기강을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검법안의 주요내용은 ▲ 특별검사 수사대상은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 참여관련 외압 등과 러시아 알파에코사와의 계약 및 계약 파기과정에서의 의혹사건과 이 과정에서 전대월 하이앤드 그룹 대표,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 허문석 코리아크루드오일 대표 및 국회의원 이광재 등과 관련된 불법뒷거래 의혹사건, 한국철도공사가 참여에 따른 보상차원에서 예성강 및 임진강의 건자재 채취사업에 대한 참여를 제의한 경위 및 이에 관련된 의혹사건, 허문석 코라이크루드오일 대표가 대한광업진흥공사 또는 그 밖의 공기업에 예성강 및 임진강 건자재 채취 사업에 대한 참여를 제의한 배경을 비롯한 관련 의혹사건, 주식회사 우리은행 대출과정에서의 불법·편법 및 외압 의혹사건, 위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교통진흥재단, 기타 국가기관 및 정부산하기관 등의 실정법 위반 등 관련사항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한다. ▲ 국회의장은 이 법 시행일부터 7일 이내에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 및 대한변호사협회장과의 협의를 거쳐 10년 이상 법원조직법 제42조 제1항 제1호의 직에 있던 변호사중에서 2인의 특별검사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여야 하고, 대통령은 특별검사후보자 추천서를 받은 때에는 추천서를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추천후보자중에서 1인을 특별검사로 임명한다. ▲ 특별검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하도록 한다. ▲ 특별검사는 제2조 각 호의 사건과 관련된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를 담당하며,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대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제2조 각호의 사건과 관련된 사건의 수사기록 및 증거 등 자료의 제출, 수사활동의 지원 등 수사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대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소속공무원의 파견근무와 이에 관련되는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 특별검사는 7년 이상 법원조직법 제42조 제1항 제1호의 직에 있던 변호사 중에서 6인의 특별검사보후보자를 선정하여 대통령에게 특별검사보로 임명할 것을 요청할 수 있고, 대통령은 3일 이내에 그 후보자 중에서 3인을 특별검사보로 임명함. 특별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제2조 각 호의 사건마다 20인 이내의 특별수사관을 임명할 수 있다. ▲ 특별검사, 특별검사보 및 특별수사관(이하 특별검사 등이라 한다)과 파견된 공무원 및 특별검사의 직무보조를 위하여 채용된 자는 직무상 알게된 비밀을 재직 중과 퇴직 후에 누설하여서는 아니되고, 이 법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사내용을 공표하거나 누설할 수 없으며, 1회에 한하여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 ▲ 특별검사는 임명된 날부터 20일동안 수사에 필요한 시설의 확보, 특별검사보의 임명요청 등 직무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위 준비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90일 이내에 제2조 각 호의 사건에 대한 수사를 완료하고 공소제기여부를 결정하여야 함. 그러나 특별검사가 위 기간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여부를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통령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고 1회에 한하여 수사기간을 60일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 ▲ 특별검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퇴직할 수 없도록 한다. ▲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특별검사 등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특별검사의 동행명령을 거부한 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인사말을 통해 “특검은 검찰이 수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는데 미진하고 의혹에 대해 국민이 납득 못할 때 여야 합의로 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 득을 볼까 하는 생각으로 특검을 주장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응하기는 어렵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한나라당이 특검법안을 제출한다고 해서 어제 당의장을 포함한 당과 원내의 일꾼들이 함께 자리를 해서 이 문제에 대해 숙의를 했다. 이에 대해 먼저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전제한 후 “원래 한나라당이 감사원 감사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여 감사가 됐고, 한나라당에서 검찰 수사를 하자고 하여 우리는 이를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감사원의 감사는 공무원에 한 한 것이고 민간인에 대한 조사는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제까지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6인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곧 검찰이 수사를 착수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특검을 들고 나오는데 이는 적절치 않다”면서 “4.30 재보선에서 이를 이용해 득을 볼까하는 마음에서 주장하는 것 같다. 우리당은 이에 응할 수 없다. 특검이라는 것은 검찰이 수사하여 발표한 후 수사 결과가 미진하거나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의혹이 있을 경우, 보충적으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착수하는 마당에 특검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절차적으로 적절치 않고, 한나라당이 정략적으로 이를 주장하는 것이라는 것이 누가 봐도 명백한 상황에서 특검을 수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한나라당이 그동안 검찰에 대해 해 온 이야기와 다르다. 한나라당은 검찰에 대해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인지 먼저 그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면서 “어제 지도부 회의에서는 먼저 검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하여 성역없이 명명백백히 밝혀주길 바란다. 그 결과가 미진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남아있을 경우에는 특검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전의혹으로 감사원 조사를 받은 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신상발언을 통해 “나라를 좀먹는 이런 쓰레기 같은 정치에 대해서는 내가 온 몸으로 돌파해 나가겠다”며 “이 사건은 나를 팔고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사기극이며 그런 물적 증거도 있다”고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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