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격려제도로 인해 현재 강남구청과 노조간 행정소송이 진행 계류 중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는 현재 강남구 직원들만의 문제로 국한돼 있으나, 최근 5급 사무관 승진문제를 가지고 행자부와 시·군·구청장 협의회간에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가 전 지방공무원들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본보는 공정한 인사시스템 정착을 바라는 차원에서 10년이 넘게 전국에서 유일하게 강남구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격려제’의 실상을 공개, 주위를 환기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격려점수는 무엇인가
강남구의 한 공무원은 격려점수를 ‘황은(皇恩)’이라고 표현한다.
구청장으로부터 격려점수를 받는 것은 곧, 황제로부터 은혜를 입은 것과 같다는 뜻이다.
격려점수 부여기준은 A3(AAA)에서 D1(D)까지이며, A3는 1.5 A2는 1.4 A1은 1.3 B3는 1.1 B2는 1.0 B1은 0.9 C3는 0.7 C2는 0.6 C1은 0.5 D3는 0.3 D2는 0.2 D1은 0.1이다.
또한 격려를 받으면 A3의 경우 최고 300만원에서 D1의 경우 최저 10만원까지 격려 부상금을 받고 있으니, 그야말로 ‘황은’이라고 할만하다.
문제는 공무원 승진을 위한 평점은 6월과 12월말을 기준으로 1년에 2회 평정을 하도록 돼있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데 있다.
강남구의 격려가점은 문서 품의시,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무한대로 시도 때도 없이 격려를 줄 수 있는 고무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 지방공무원 평정규칙 제27조 1항에 의하면 ‘승진후보자 명부 작성시 100점을 만점으로 해 근무성적 평정점 50점, 경력평정점 30점, 훈련성적점 20점의 만점’과 동 규칙 5항에 의거 ‘실적가점은 5점을 넘지 못 한다’라고 규정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남구는 격려득점에 의해 최고 20점까지 가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관계법에서 규정한 5점 범위의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천문학적 수치인 400%를 주고 있는 것으로 관계법 조항에 위배되는 사항이라는 게 공무원노조 측의 주장이다.
◇ 서열 18위자가 1위로 승진
강남구에서는 지난 99년 사무관 승진 당시 근무평정 18위자가 1위로 승진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물론 구청장으로부터 ‘황은’을 많이 입은 덕택이다.
실제로 99년 이전에는 무한대로 격려점수를 주고 격려 받은 점수의 50%까지 가점을 플러스해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최근 강남구는 격려에 의한 20점의 가점은 최고점수를 받는 한 사람에게만 줄 수 있으며, 최고 가점을 받은 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향 조정되도록 고쳤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한 공무원은 “본인의 노력인 시험성적 점수와 근무연수를 가산한 경력평정 점수는 어떻게 할 수 없으나 결재권자가 재량으로 행사할 수 있는 근무평정 점수 50점과 5점의 가점이면 승진에 대한 권한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데 이외에 뭐가 더 필요하겠느냐”며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황은’을 입지 못하면 승진이 안되고, 능력이 없더라도 ‘황은’만 입으면 승진이 되는 게 강남구의 격려제”라고 비난했다.
또한 격려는 힘이 있는 부서의 담당직원 또는 최종결재자의 측근이, 직원보다는 팀장이, 팀장보다는 과장이 더 많은 격려점수를 자동으로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힘이 있는 부서가 많은 일을 하도록 되어있고 측근에서 결재를 자주 올려야만 대면이 많은 관계로 높은 점수의 격려를 줄 수 있고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팀장은 직원의 어떠한 업무이건 자동으로 결재라인에 관여가 되고 과장 역시 어떠한 팀이나 직원에 관계없이 결재라인에 자동으로 관여가 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또 힘 있는 부서의 직원, 팀장, 과장은 많은 부서의 업무에 협조를 하게 되고 결재라인 선상에 자동으로 사인을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격려가 자동으로 쌓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격려점수의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지사.
◇ 격려제 도입 고려한 일 없다
현재 강남구는 공무원노조와의 재판을 의식해서인지 격려제도 홍보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구청 확대간부회의 석상에서 전 중앙인사위원장을 역임한 김광웅 교수와 연세대학 홍정선 교수가 ‘강남구의 인사 인센티브 제도의 타당성과 격려제도의 연구보고서’라는 보고서를 통해 “강남구의 본 제도의 결론은 지방공무원법이나 원칙에 반하지 않는 좋은 제도”라며 “현재 강서구·관악구·동작구·노원구·광주광역시·광주서구·부천시·감사원 등에서 본 격려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본보가 서울의 강서 관악 동작 노원구와 경기도 부천시 등을 상대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언급된 기관들이 한결같이 “금시초문이다. 격려제가 뭔지도 모른다.”(감사원), “처음 듣는 얘기다. 그것은 공산주의에서나 있는 일이다. 박수 잘 쳐서 인사 고가 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동작구), 인사격려제에 대해 언급된 적 없고 아직 예정된 바도 없다.”(관악구), “인사격려제에 대한 얘기는 사실무근이다. 도입에 대한 검토도 없었다.”(노원구), “인사격려제는 계획없다. 만약 인사격려제라는 것이 시행될 경우 직협쪽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전혀 할 생각이 없다”(강서구), “그 인사제도와 관련해서 조사를 하거나 담당공무원이 출장을 가서 알아보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부천시)며 한결같이 제도도입 자체를 고려한 일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서울시의 공정한 인사방식 따라야
서울시는 실적가점의 부여를 위해 지난 2004년도 상반기의 심사는 7월에, 하반기의 심사는 2005년 1월에 각 2회에 걸쳐 다음과 같은 방법에 의해 실시한 바 있다.
시의 실적가점 부여는 산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하반기에 각각 1점의 범위 내에서 누구든지 실적가점을 신청할 수 있도록 공고하고, 당사자가 최근 6개월간의 업무내용과 실적을 작성, 수치로 계량화해 신청자 자신과 확인자(소속과장)의 연명으로 서명 날인 신청 접수한다.
이를 행정직과 기술직으로 구분 4급 서기관(위원장)과 5급 2명 6~7급 4명 직장협의회 1명 등 총 8명으로 행정직과 기술직을 심사하기 위한 제1심사위원회와 제2심사위원회를 구성한 후 심사위원 총 32명이 한자리에 모여 이를 토론 심사 평가한다.
최고 0.7에서 최저 0.1의 실적가점 부여를 의결한 후 예비심사 결과를 공고하고 이의가 있는 사람은 재차 이의신청을 접수해 이를 다시 한번 공고하는 절차를 밟은 후에 최종적으로 가점을 확인 부여하고 이를 연결해 승진에 반영 되도록 했다.
또한 최근 4~5급 승진대상자의 승진방법은 일정한 승진대상자 전원(예시 : 행정직 4급 16명, 기술직 4급 8명)에 대해 재직기간 중 특수한 공적과 3년간의 업무실적을 제출토록하고 이를 일정기간동안 공고 한 후, 직열 직급에 따른 상급자 평가위원회(4급 10명) 동급자 평가위원회(5급 15명) 하급자 평가위원회(6급 10명) 등으로 다면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근간으로 심사위원회(위원장 제1부시장과 국장급 8명)의 심사 의결 후 이를 공고하는 절차를 밟아 승진자를 확정 게시한다.
그러나 강남구의 경우 자기가 봐줄 사람이 있으면 근평 서열 내에 들 때까지 승진을 유보시키고 기다렸다가 격려점수를 무더기로 계속주면서 근평 서열과 격려점수를 합쳐 승진 서열 내 진입하면 때에 맞춰 승진을 시키는 편법을 동원하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는 등 문제가 많다는 게 공무원노조측의 주장이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격려제는 공무원들의 사활이 걸려있는 승진에 대한 관계법을 분명히 위배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인사제도와는 달리 투명한 절차 없이 결재권자나 고위층에 있는 몇 몇 사람에 의하여 자의적이고 독선적인 결정으로 승진이 좌우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관계법을 일탈, 근거 법 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등 어떠한 근거의 위임이 없이 일개 자치단체장의 방침으로 공무원의 사활이 결려있는 승진문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 뒤늦게 격려제 T/F팀 인사발령
최근 강남구는 근무평정 점수를 현 50점에서 70점으로 상향조정하기 위해 평정제도 개선안을 만들도록 지시하고 검토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직접적으로 법에 위배되고 말썽이 날 것 같다는 지적에 따라 격려제도의 근거규정(규칙제정) 마련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인사제도 관련 안내문을 전 직원들에게 공지한 바 있으며, 당시 격려제도 근거 마련을 위한 T/F팀 인사발령까지 취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는 한마디로 지금까지 어떠한 법률의 위임 근거나 조례 심지어 자체규칙도 없이 격려를 시행했음을 자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런 사례도 있었다.
한 공무원은 동일한 업무를 가지고 A3 8회. B3 또 동일 부서에서 반복적으로 1회, D3 1회, D2 1회, D1을 1회 받아 13.5라는 어마어마한 점수를 받는 기현상까지 일어났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그렇게 격려가 좋은 제도라면 5급 이하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격려를 실시해야 좋을지 하지 않음이 좋을지에 대한 무기명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대한 결과에 따르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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