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극복은 정치개혁 마지막 과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4-05 19: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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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우리당 신임의장 취임 기자회견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5일 취임일성으로 “지역주의는 합리적 정치를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고질병”이라고 비판하면서 “지역주의 극복은 정치개혁의 마지막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중대선거구제 및 석패율제 도입,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6일 열릴 임시국회부터 선거제도 및 정치개혁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물론 문 의장의 이런 언급은 우리당의 새 사령탑으로서 당이 가야할 길을 다시 한번 강조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주의 극복에 대한 노 대통령과 문 의장의 강한 의지를 감안할때 취임사는 앞으로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불러 올 `복선’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중앙당사 기자실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 대한 5대 제안’을 밝히면서 “국회내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지역주의 극복을 중요 이슈로 다뤄 연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 달라”고 주문했다.

문 의장은 “그동안 대야 관계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합의도출 ▲법치주의에 입각한 다수결의 원칙과 국회법 절차 준수 ▲근거없는 정치·이념공세 단호 대처 등의 3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정쟁 선언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사립학교법 등 개혁법안 4월 국회 처리 협조 ▲개헌논의의 잠정 중단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제도적 개선안 찾기 ▲외교안보와 남북 문제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 협력 등을 제안했다.

특히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과 석패율제 도입,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및 자치단체장 3선 연임제한 철폐 등을 포함한 선거제도를 국회 내 정치개혁특위에서도 논의를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이어 “이상의 5가지의 제안이 참여정부와 선진한국을 위한 정치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야당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 “지난 총선에서 지역별 의석은 지역별 득표수를 반영하지 못했고 이는 선거구 제도가 오히려 지역주의를 강화한 것”이라며 “이 제도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의장은 또 열린우리당의 정당개혁과 아울러 미·일·중·러 등 주변 4강과의 바람직한 정당관계 정립을 위해 정당간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통해 당의 국제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한일관계에 있어서 문 의장은 스스로 한일연맹 회장으로서 항의단을 파견하고 여야 국회의원 83명과 함께 독도의 날 조례폐기 촉구결의안을 지난 달 16일 발의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과의 일반적인 교류와 경제협력은 별개로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은 한나라당에는 유승민 비서실장을 통해 박근혜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민주노동당에는 이메일로, 민주당에는 팩스로 각각 전달됐다.

한편 기자회견은 휴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들의 관심 속에 이뤄졌으며 박영선 비서실장을 비롯한 전병헌 대변인 등 신임 당직자들도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다음은 문 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의 중러관계와 미일관계 변화가 한미관계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문 의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의 외교노선은 일관성도 중요하지만 국제경제 흐름에 맞는 변화도 중요하다. 국익이 가장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외교노선이 정해져야 한다. 과거 (구한말 시절) 쓸데없이 우물우물하는 바람에 개혁과 개방을 못해 겪었던 우리 외교 역사가 얼마나 허망한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국익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북아 시대의 평화와 번영을 주장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아시아 전반에 관한 균형자적 역할을 주장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미일관계를 약화시키고 중러관계를 강화시킨다는 것은 이분법적 사고다. 미국과 일본과 가졌던 돈독한 동맹관계는 유지 발전시키는데 변함없다.

-여당은 지역주의 극복방안으로 선거구제 개편, 석패율제 도입,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등을 나열하고 있다. 문 의장은 이들 모두가 지역주의 극복방안이라고 생각하는가.

▲지역주의 극복방안으로 생각하는 것은 석패율제와 선거구제다. 아직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중대 선거구제와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배제는 어느 정도 의견이 통일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야당은 그와 반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보안법, 과거사 문제 등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국회법 등 절차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합의를 추진할 것인가. 만일 참는 한계가 있다면 어디까지 인가.

▲쉬운 게 어디 있겠나. 오해를 하는 부분은 분명하게 밝혀야 하겠다. 신문에 ‘당론변경 비춰’라고 돼 있는데 뭘 비췄는지 모르겠다.

나는 일관되게 국보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체입법은 찬성하지 않는다. 형법보완도 반대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소신이 관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야가 합의해 왔을 때 내 주장을 접어왔다는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상생의 원칙이 있다. 여야 합의 정신이 존중돼야 한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4월에 처리한다는 것은 약속이 되어 있다. 따라서 그것은 유효하다. 그래서 지켜져야 하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된다면, 계속 타협의 길을 가야한다. (타협의 길이)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못나가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가다가 최후에 안 될 때는 법치주의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제도개선을 논의하자고 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문제는 개헌논의에 불이 붙으면 민생도 경제도 저리 가게 된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너무 당겨져 불이 붙어버리면 경제니 민생이니 하는 문제는 소홀해지고 그 쪽으로 붙게 되기 때문이다.

중대선거구는 논의 과정에서 어떤 것이 좋을지 결론만 나오면 된다. 그동안 3김식 정치의 유산 중에서 문제들은 거의 해소됐다. 1인 보스 제체 끝났고, 금권정치도 상당부분 끝났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지역주의다.

잘 아시다시피 지역주의와 애향심은 다르다.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주의는 그와 달리 배타주의적이다.

인사가 불공정일 때, 지역발전이 불균형할 때 이럴 경우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그것을 나무랄 것은 없다.

그동안 이러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큰 프로젝트에 이름을 붙여서 몇 천억원을 뿌려도 해결이 안됐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제도적 개선을 하자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우리 세대에서 지역주의 병폐문제를 해결하자는 꿈이 있다.

-열린우리당이 미일중러와의 정당 제휴를 말했는데, 정당의 정체성 중에서 제휴를 생각하는 정당이 있다면 어느 정당인가.

▲미국 같은 경우 공화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우리와 관계가 있다. 지금은 그럴 필요 없다.

어느 정당과 꼭 되고 안된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낡은 사고다.

이제는 국가대 국가를 감안하면서 정체성을 생각하면서 이를 기본으로 깔고 가되 어느 정당과도 가능하다고 열려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집권당이 아니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곳과도 가능하다.

이것은 정부차원에서 할 수 없다. 어느 정당의 특정행사에 정부가 갈 수도 없다. 하지만 정당은 가능하다.

그것을 하겠다는 것이다. 일본도 자민당도 하고 민주당도 하려고 한다. 이미 민주당은 제휴가 돼 있다.

-재보궐 선거가 있는데 공천과정에서 정체성 문제로 혼란스럽다. 앞으로도 추가로 공천할 지역, 당내서 반발하는 지역도 있는데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공천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선거는 이겨야 한다. 지는 선거를 하면서 용감을 떠는 것은 가식이다.

최후에 누구를 공천하는 가의 문제가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당선가능성 문제다.

그런데 우려하는 것은 이 단계에서 정해진 것을 뒤집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것을 지금 한 달도 안되는 시점에서 엎는 것은, 아무리 정체성을 회복하겠다고 하더라도 번복하는 것은 흠이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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