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李 “당론확정 안됐는데 왜 서둘러”
한나라당이 기간당원제에 해당하는 ‘책임당원제’ 도입 문제를 놓고 친朴(박근혜 지지진영)-친李(이명박 지지진영) 양 진영간의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표 등 당 주류는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최적의 방법은 책임당원제 도입”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친李 진영의 서울시당은 “당론으로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왜 서두르냐”며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소장파 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도 “책임당원제가 박 대표의 사당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처럼 책임당원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배경에는 대선후보 선출방식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책임당원은 앞으로 대선후보를 포함한 공직후보 선출에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당 선진화추진위원회는 경선 선거인단 구성 때 책임당원 몫과 일반 국민을 각각 60%와 40%로 하는 방안을 제시해두고 있다.
따라서 책임당원제가 도입되면 이른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열성 지지자를 지닌 박 대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서울시당 핵심 당직자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가까운 의원들이 많은 서울시당에서 특히 도입을 꺼리고 있다”면서 “사실 이런 저런 규정도 없이 돈 내면 책임당원 시켜준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반발했다.
책임당원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김무성 사무총장이 최근 각 시·도당의 당원협의회 구성을 위해 오는 5월까지 책임당원을 확보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친李진영의 대표적 그룹인 서울시당운영위원회측이 거부 입장을 밝히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 사무총장과 권경석·이성헌 등 사무부총장이 지난달 28일 서울시지부와 간담회를 갖는 등 설득에 나섰으나, 이들의 반대입장이 너무나 확고해 진통이 예상된다는 것.
특히 ‘수요모임’소속 친李진영의 김희정 의원이 “책임당원제를 근간으로 한 당원협의회 구성이 언제 당론으로 채택됐느냐”며 문제제기한데 이어 수요모임도 ‘책임당원제 반대’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의 승리는 전적으로 국민지지에 따른 것이며 한두 사람이 할 수 없다”면서 “책임당원제는 우리가 이미 통과시켰고 열린우리당이나 다른 당도 엄청나게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강행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김무성 사무총장 역시 “책임당원제는 이미 운영위원회에서 의결이 됐는데 왜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당비 내는 당원 중심의 시대로 정당 문화는 바뀌었고 그런 논의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맹형규 정책위 의장 역시 “대선 패배를 기정 사실화하는 발언은 패배주의”라면서 “당직자들이 이런 발언을 하면 당원들이 얼마나 기가 막히겠는가. 머리띠 동여매고 열심히 뛸 기간당원, 책임당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李진영의 박계동 의원은 “책임당원제는 당원의 권리와 의무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인데 그동안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면서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사람들에 한해서 지도부나 공직자 선출에 참여하게 되는데 내년 지방선거를 감안하면 시간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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