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두동강’ 위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3-03 19: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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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도시법’ 후폭풍 지도부-반대파 갈등 증폭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반대파 의원들이 3일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수도이전 반대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한데 대해 당의 단합을 호소하면서도 사퇴 의사를 밝힌 당직자들에 대해서는 `제 갈 길을 가라’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당 지도부와 행정도시 반대파 의원들이 맞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당이 두 개로 쪼개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김무성 사무총장은 이날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행정도시법’반대입장을 밝히면서 의원직 사퇴를 언급한 데 대해 “당과 국가가 부여한 의원직을 함부로 사퇴하느니, 마느니 이렇게 경솔한 언동을 한 사람을 난 속으로 경멸했다”면서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같은날 상임운영위 브리핑을 통해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당은 빨리 처리한다는 입장”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유승민 대표비서실장도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의사를 표시한대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면서 “당론에 사실상 찬성해 놓고 당론결정 이후에 당과 대표를 흔드는 것은 기회주의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규택 최고위원도 이날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일부 당직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퇴서를 제출하고 영웅호걸처럼 날뛰는 사람에 대해선 지도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황들을 감안할 때 현재까지 당내 갈등에서는 일단 박 대표가 승기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박 대표는 `행정도시법’ 통과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확산되는 등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 흔들림 없이 당무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일부 반대파 의원들이 사퇴요구를 하는 데 대해 일체 대응하지 않고, 시·도위원장 임명장 수여식, 자이툰부대 파병준비단 방문, 외부행사 참석 등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시켰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행정도시 반대파 의원들은 지도부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위헌소송 제기, 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투쟁 방침을 밝히는 등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하고 있어 상당기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재오 김문수 박계동 배일도 등 반대파 의원들은 비상대책위 형태의 `수도권지키기투쟁위원회’를 구성, 정면대응에 나서면서 서울시와 경기도의회, 과천시의회 등을 포함해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학계와도 적극적으로 연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박세일 정책위의장의 당직사퇴를 시작으로 박재완 제3정조위원장, 박찬숙 제6정조위원장이 사퇴 선언을 한데 이어 유정복(제1정조), 이혜훈(제4정조), 이주호(제5정조) 위원장도 금명간 사퇴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져 제1야당의 정책기능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이와 함께 박 진 국제위원장도 당직사퇴 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서 당직공백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 비례대표 의원은 “만일 박세일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게 되면 여러명이 뜻을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도미노 현상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국회의원이 사퇴의사를 표명하게 되면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관계없이 본회의 의결(회기 중)이나 국회의장 결재(비회기 중)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며, 특히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에는 탈당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의원직을 잃도록 돼 있어 당장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현재 당내 갈등이 비록 ‘행정도시특별법’ 때문에 빚어진 일이기는 하나 차기 대권주자인 박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간의 갈등구조가 맞물린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에 향후 양측의 입장정리 방침에 따라 언제든 상황은 뒤바뀔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당 한 관계자는 “지금은 박 대표 등 주류측이 승기를 잡은 것이 확실하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비주류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최후 승리를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소속 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은 3일 “망국적인 ‘수도분할’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임 의장은 성명서에서 “정치권의 야합을 통한 수도분할은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반드시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의장은 특히 “시의회는 1000만 서울시민과 함께 투쟁의 수위를 한층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해, 당 지도부와의 싸움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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