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행정수도 합의’후폭풍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2-24 2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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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의원들 “국민투표로 결정하라”무기한 농성 한나라당이 행정수도 이전 여야합의안을 의원 총회 표결로 추인하자 이에 반대하는 수도권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안상수 의원 등 10명은 지난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전 반대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 데 이어 이날 밤부터 국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으며, 다음날인 24일 오전 9시30분
경에는 성명서를 통해 “수도이전 문제는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이 발표한 성명서는 “수도이전 문제는 처음부터 정치권이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제기한 망국적인 국론분열 정책이었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시 당선을 목표로 한 특정 정치세력이 특정 지역의 표를 의식해 제기한 문제를 다른 정치세력이 국가의 장래보다는 선거 승리를 목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노무현 정권의 수도이전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고, 또 실제 반대하고 있으나 당내 역학관계란 측면에서 보면 사실상 반 박근혜 투쟁선언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수도권 이전 반대는 곧 반 박근혜 운동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한나라당이 후폭풍에 싸일 전망이다.

이들은 앞서 지난 23일에도 ‘우리는 또다시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없습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헌재 판결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정략적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박계동(서울 송파을) 의원은 “수도이전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심대한 문제”라며 “이런 문제가 졸속으로 처리된 것에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은 “헌재 결정 이전에 범국민운동 투쟁을 벌려왔는데 헌재 결정 이후 중단했다”며 “사실상 헌재 결정이 더 이상 수도이전을 추진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기만적인 제2수도 추진에 대해 다시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진화(서울 영등포갑) 의원은 “5월30일까지가 특위 기간인데 좀더 논의가 가능한데도 왜 그리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며 “공식적으로 ‘수도이전’이라는 주제를 갖고 의총을 가진 것은 처음”이라고 절차상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배일도(비례) 의원은 24일 “어제 표결은 완전히 밀어붙이기 식이었다”며 전날 의총추인 과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의원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서 후속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해놓고 당내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밀어붙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맹형규(서울 송파갑) 의원도 “여야간 정치적 타협으로 기형적인 부처이전이 이뤄지게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충청권 표를 의식해서 `원칙과 대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은 “행정수도후속대책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매우 우스꽝스러운 것”이라며 “행정수도후속대책은 제2의 새만금, 후유증은 10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경기 부천소사) 의원은 “한나라당이 설사 충청권에서 표를 얻지못해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정정당당히 이 잘못된 노무현 정권의 논리와 맞서서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상수(경기 의왕·과천) 의원은 “부처 이전의 협상으로 하는 것은 안된다”면서 “헌재 정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국정업무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 운운하는 것은 역사의 실패작”이라며 “한나라당이 들러리를 서거나 역사의 과오에 동참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서울특별시당(위원장 박성범)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국민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통해 계획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특히 그동안 수도이전과 관련 국민투표를 주장해 온 박세일 정책위의장도 전날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의원들을 찾아 행정복합도시 건설 결정에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같은 수도권 출신의원 가운데 김충환(서울 강동갑) 의원은 “당초의 입장은 수도이전 반대이고, 행정타운 정도의 도시를 조성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렇다면은 합의안이 잘된 것 아니냐. 우리가 많은 것을 얻었고 최선을 다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만약에 여야합의를 깬다면 책임정치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치권이 충남 연기·공주지역의 행정중심 복합도시로 옮길 정부 기관을 12부4처2청으로 합의한 데 대해 24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헌법소원을 주도했던 이석연 변호사와 최상철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시민단체들이 ‘제2의 헌법소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수도이전을 저지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여야의 이번 결정은 노점상식 발상으로 정치권의 담합에 의해 탄생한 ‘제2의 수도이전법’”이라며 “특히 한나라당이 이번 담합에서 보여준 태도는 정말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지난번에 그랬던 것처럼 한나라당이 이번에도 충청도 표를 의식하고 원칙을 무시한 협상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 대표인 서울대 최상철 교수도 “한나라당이 이번 결정으로 인해 이미 끝난 충청도 표를 다시 찾지도 못할 뿐더러 이젠 수도권 표까지 잃어버린 상황이며 그야말로 집토끼 산토끼 모두 잃은 처사”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영란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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