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전의장 ‘風前燈火’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1-30 20: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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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원 벌금형·한화 비자금 수수혐의 받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 창당 대열에 합류한 이른바 ‘독수리 5형제’의 맏형 이부영 전 당의장이 30년 가까운 정치인생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지난달 1심에서 벌금 150만원형을 선고받아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모두 제한될 위기에 처한데다 설상가상으로 한화그룹으로부터 비자금을 받은 혐의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150만원의 벌금형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그는 차기 총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그의 정치 인생도 사실상 막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만에 하나라도 비자금 수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도덕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돼 63세인 이 전 의장의 나이를 감안할 때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말로 예정된 17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도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최근 한화 비자금 87억 중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은 27억원을 추적하던 중 1억원 남짓이 2002년 하반기에 채권 형태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던 이 전 의장쪽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구속중인 김연배 부사장으로부터도 유사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의장은 한화 비자금 수수설과 관련, “검찰 조사에서 결백함이 밝혀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처음 9억원어치 채권을 받았다고 했다가 1억원, 3000만원, 이런 식으로 액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대어(大魚)를 낚았다고 좋아했을텐데 처음 기대만 큼엔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또 “내게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을 전혀 만난 일이 없으며 TV에서 처음 봤다”고 말하고 “그쪽으로부터 채권이든 뭐든 한푼도 받은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돈이 전달됐다는 시점인 2002년 9월께는 대선 직전 내가 한나라당의 비주류로 한참 물 먹고 있었던 때”라면서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해 로비를 한다면 힘도 없고 소관 상임위 소속도 아닌 내게 무슨 이유로 로비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의장을 소환하기에 앞서 비서관을 지낸 A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화가 조성한 비자금 87억원 중 채권형태로 이 전 의장측에 흘러들어간 3000만원을 A씨가 언론을 통해 본인이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서 A씨에 대한 선행조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채권 3000만원을 한화측에서 받게 된 경위와 이 전 의장에게 전달했는 지 여부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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