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문제 관여할 생각없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1-23 19: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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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민주당 김효석의원 입각제의 기자간담회 “黨서 판단할 문제… 정치적 고려 있었으나 당대당 우호적 관계수준”

노무현 대통령(사진)은 23일 오전 예고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합당문제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김효석 의원에 대한 교육부총리 입각 제의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움직임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과 관련, “그 문제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관여할 생각도 없으며, 그 문제는 당에서 판단할 문제로 저는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김 의원에게 교육부총리직을 제의한 일과 관련, “김 의원은 저에게 아무런 조건이나 요구를 한 일이 없고, 저도 김 의원에게 당적을 이탈하라거나 아무런 요구를 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문제는 민주당의 양해를 구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협의하려 했었다”면서 “김 의원 본인이 동의하면 그때부터 본인이 민주당과 협의해 양해를 구하면 좋지 않겠느냐 생각했는데 타진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돼 당측과 협의절차를 밟을 여지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은 ‘김 의원을 추천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이해찬 총리의 경우처럼 김 의원도 제가 했다”면서 “김 의원과 정책활동을 많이 해봐서 그분을 잘 알고 있었고, 지금 이 시기에 그가 교육부총리 자리에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 의원을 교육부총리 적임자라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지금은 단순히 교육전문가가 아니라 대학교육에 대해 우리 경제와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주문서를 정확히 내고 그 방향으로 개혁을 정확히 추진할 사람이 필요했고, 이번 교육부총리는 경제계에서 찾으라는 일부 조언도 있었다”면서 “그래서 경제분야 정조위원장 업무를 많이 한 김 의원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1일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교육부총리 제안을 고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저녁 청와대를 방문, 노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하며 고사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시 노 대통령에게 “교육부총리는 비경제부처인 데다, 내달 3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과 충분한 협의 없이 결정하기에 부담이 크다”며 고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 대통령은 “역량을 활용하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이 김 의원을 교육부총리 후보로 점찍은 것은 국민의 정부시절 여당의 정책위의장 출신으로 경제문제에 해박한 김 의원이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경제정책 수립에 크게 기여하는 등 평소 그에 대한 신망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10월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당내 ‘후단협’ 등이 ‘노무현 흔들기’를 시도할 때 김 의원은 이를 막기 위해 중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노 대통령의 측근에 따르면 김 의원은 노대통령 취임이후 몇 차례 독대를 하고 세간의 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할 정도로 둘은 두터운 신뢰관계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열린우리당이 합당을 시도할 경우, 1차 타깃이 김 의원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고, 실제로 우리당은 김 의원을 영입대상 1순위로 꼽아왔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김 의원 영입시도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노 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유’로 비전문가를 다른 자리도 아닌 교육부총리에 앉히려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당사자인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가세해 청와대의 이번 시도를 ‘야당파괴 공작’으로 규정한 뒤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와 관련, “입각제의는 민주당 파괴공작의 일단이 드러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2세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총리를 정치적 의도로 비교육적-비도덕적 방법으로 인선하려 한 데 대해 큰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도 “집권여당이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것은 말뿐이고 배후에서는 원내 과반수를 유지하기 위해 민주당을 흔들어 합당하려는 전술전략으로 의심된다”며 “야당을 와해하기 위한 이중플레이를 그만두라”고 비난했다.

당사자인 민주당은 다음날인 22일에도 장전형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정치적 배경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장 대변인은 “청와대는 목적이 순수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느 국민이 보더라도 과정이 순수하지 못했다”면서 “민주당은 이번 교육부총리 파문을 민주당 흔들기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민주당 김효석 의원에 대한 청와대의 입각 제의는 당에 관계없이 능력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인사방침에 따른 것이었다고 본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역량있는 사람을 쓰고자 한 이번 인사가 결과적으로 무산된 것이 아쉽다”는 논평을 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또 “이를 확대, 과장하여 인사문제를 정쟁화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노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도 “장관은 전문가를 활용할 줄 알고, 각계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줄 아는 사람이 제일 좋다”면서 “저도 정치인 장관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민주주의 사회의 정무직 대표가 장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이다.

-`열린우리당-민주당 합당’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이번에 김 의원에게 교육부총리직 제의가 이뤄졌다. 청와대가 합당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것인가.

▲파다한 소문은 잘 모르는 일이다. 나는 거기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

합당을 하든 안하든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일은 그 문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제가 (김효석 의원에게) 아무런 조건을 내걸지 않았고 아무런 요구도 한 적이 없다.

당적 이탈이든, 탈당이든 그 밖의 아무런 요구도 한 게 없다.

-김 의원은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다. 이번 제의와 관련해 민주당과 협의한 게 있나.

▲우선 본인이 동의하면 그 때부터 (민주당과) 협의하려 했다.

양해를 구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양해를 구하는 것이 제일 좋지 않겠느냐.

본인이 (제의를) 승낙하면 그 다음 양해 구하는 절차를 본인과 협의하려고 했다.

`본인이 당 안에서 협의해 양해를 구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중도에서 공개되는 바람에 그런 절차를 밟을 여지가 없었다.

-김 의원을 교육부총리로 추천한 사람은 누구냐.

▲이해찬 총리는 누가 제게 추천했겠는가. 제가 했다. 김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 의원과 정책활동을 같이 많이 해서 김 의원을 잘 안다.

김 의원이 지금 이 시기 교육부총리에 필요하다,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경제분야 정책조정위원장 업무를 많이 했다.

교육부총리를 찾을 때 교육의 2가지 측면 중 산업적 측면을 중요시 했다.

대학교육에서 교육산업이라는 측면은 지금 경제계 말을 들으면 심각하다고 한다.

국가 경쟁력이 장기적으로는 교육 경쟁력에서 비롯된다고 하는데 대학교육에서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학교육을 어느 방향으로 할 것인가.

대학교육에 경제계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교육 전문가가 아니라, 대학교육에 대해서 우리 경제·사회가 요구하는 주문서를 정확히 내고 그 방향으로 개혁을 정확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 전에 이번 교육부총리는 경제계에서 찾으라는 조언도 있었다.

장관에 대해 전문성을 요구하는데, 그보다 장관은 전문가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리고 각계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줄 아는 사람이 제일 좋다.

그래서 저는 정치인 장관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무직의 대표가 장관이다.

국회의원, 정치인 이런 사람이다.

이것이 책임정치에도 맞다.

-책임장관제 도입시 `정당책임정치’ 취지의 설명을 했는데, 김 의원에 대한 제의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모든 현상은 획일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

책임총리제는 정당책임제적 요소가 있다고 말했고, 그런 지향이 있다.

그러나 현재 100% 정당책임제에 딱 맞게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수준이어서 때때로 의문이 생길 수 있는 다른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그 부분은 크게 모순, 배치되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원칙일 뿐이고 꼭 맞지 않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전혀 정치적 고려가 없었느냐. 그렇지 않다. 정치적 고려가 있다.

그러나 그 상한선은 우호적 관계이다.

당대당 우호적 관계 수준 이상은 없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국민들이 제게 2개의 키워드를 주문했다.

하나는 경제이고, 또 하나는 포용이었다.

지난번 각당 지도자와의 회동시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올해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대통합의 정치를 펼쳐달라’고 조언했다.

저는 (그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정치에서 소위 상생의 정치라는 것이 이렇게 해서 갈 수 있지 않겠느냐.

교육부총리직을 제의하면서 조그마한 조건도 내걸지 말라고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누차 당부했다.

내가 이런 제안을 하면 지레짐작으로 혹시 다른 일이 있을까, 혼선이 있을까 싶어 일체 조건을 내걸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지금까지 저에게 `이 같은 인사를 해보라’는 많은 주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달라.

국민, 언론, 야당에서 조차 이런 주문이 있었다.

그 주문은 공작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복선없이 해보라는 주문이었다.

있는 그대로, 선의로 받아들여 달라. 아시다시피 공작을 매우 싫어하는 대통령이라는 점은 이제 인정해 달라.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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