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노선경쟁 ‘불꽃’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1-18 18: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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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박근혜 대표체제 출범 및 당 쇄신작업 추진을 계기로 한나라당 내부에서 노선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덕룡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개혁적 보수’ 추진세력과 맹형규 의원 등 ‘국민의 생각’ 소속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도보수’ 추진세력, 이방림 의원 등 ‘자유포럼’ 소속 의원들이 생각하고 있는 ‘원조보수’ 추진세력들이 최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당내 각 모임들은 내달 초까지 별도 모임을 갖고 당운영 및 개혁, 정국현안 대처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한나라당 내부노선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20일 의원총회에 이어 내달 초 의원연찬회를 열고 당 노선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이기로 한만큼, 이를 둘러싼 각 세력간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13일간의 아프리카 순방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은 `개혁적 중도보수’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4대 입법’을 막는데만 주력하다 보니 한나라당이 어디로 가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이 혼란스러웠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보수를 자처해온 한나라당이 중도세력은 물론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보수진영에서조차 뉴라이트(신보수) 운동이 태동하는 등 배척당할 위기상황에 처해있다는 판단하에 ‘개혁적 보수’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남경필 원내부대표와 수도권 지역 소장파 의원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남 의원은 최근 당내 개혁성향의 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에서 “한나라당의 생존전략으로 기존 보수논리를 뛰어넘는 개혁적 중도보수의 이념정립이 절실하다”면서 “이를 위해 치열한 당내논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표의 현대사에 대한 역사적 평가작업과 반성이 필요하며,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나라당 대표로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이어 “수구·부패·반인권 등 과거 행태에 대한 실천적 자기반성이 필요하며 그 바탕을 통해 선진화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색깔론, 폭로성 색깔론, 폭로성 발언 등 과거 공급자 중심의 정치행태로는 더 이상 국민의 사랑과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개혁적 보수’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17일 당직사퇴 의사를 철회하면서도 “정기국회에서 개인적으로나, 당으로나 그렇지 못했는데, 좀 더 힘을 내서 당의 개혁적 중도보수화에 몸을 싣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박 대표 체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던 발전연도 오는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장보고의 발자취를 따라 남해안과 일본을 방문하며 자체 토론회를 갖고 `개혁적 보수정당화 추진’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일각에서는 개혁 성향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이나 재야 운동권출신이 많아 민주화세력을 자처하는 `국가발전연구회(이하 발전연)’는 모두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양측의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중도성향의 의원모임인 `국민생각’은 지난 17일 제주도에서 합숙토론회를 갖고 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하고 이런 성향의 세력들이 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맹형규 회장은 “수구, 극우파들도 나름대로 애국심을 갖고 있지만 대선승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도쪽에 있는 사람을 흡수하려면 이 분들이 자제해야 한다”며 ‘원조보수’세력을 비난한 뒤 “그러나 젊은 소장파들도 인기영합주의나 인신공격적 얘기, 감정적 대립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개혁적 보수’세력을 동시에 비판했다.

박 진 의원도 “한나라당은 중도라고 하면서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균형감각과 실용주의, 포용력을 갖춘 중도보수 정당으로서 자유와 인권을 선진화의 핵심가치로 추진해야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가세했다.

최근 정책위의장에 내정된 박세일 의원도 일찍부터 한나라당의 이념적 지향으로 `중도보수’를 선언한 바 있어 정서적인 면에서 `국민생각’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도보수’를 추진하고 있는 ‘국민생각’ 에는 맹·박 의원을 비롯해 박희태 강재섭 고문, 김광원 김영선 김학송 서병수 임태희 김기현 김석준 김영숙 김재원 김충환 박순자 박찬숙 유승민 장윤석 황진하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나라당내에서는 여전히 ‘원조보수’를 고집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박근혜 대표는 17대 총선 직후엔 당의 정체성에 대해 `보수(補修)하는 보수’라고 언급한 바 있으나, 4대입법 협상과정에서 `원칙’을 강조하고 나서 ‘원조보수’세력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자유포럼 등 당내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보수정당답게 보수성을 분명히 확립해야 한다”면서 보수세력대결집을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이상배 의원은 한나라당의 최우선 과제로 “제1야당으로서 범보수세력을 결집해 내는 일”이라면서 “민주당, 자민련, 뉴라이트, 나라를 지키고 1만달러 성장을 위해 일한 세력을 영입하고 끌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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