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與날치기 소동 벌인다”… 국회 해산결의 맞불
여야는 29일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쟁점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의 직권상정 및 연내 처리를 주장하며 김원기 국회의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한나라당은 “여당이 합의처리 약속을 어기고 날치기 소동을 벌이고 있다”며 “국회해산결의를 내자”고 맞서는 등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국회 법사위에서는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시도했다가 양측이 충돌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소속인 최연희 위원장석에서 “위원장이 사회를 거부하고 있어 국회법 50조에 따라 직무대행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며 개의를 선언한 뒤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형법보완안 상정을 선언했다.
이 때 회의장에는 열린우리당 소속 법사위원 전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만 출석한 상태였다.
이와 동시에 회의장에 입장한 최 위원장은 “회의 진행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자신이 회의장에 없을 때 선언된 국보법 폐지안 상정은 물론 전체회의 개의 자체가 원인 무효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또 `위원회는 본회의의 의결이 있거나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본회의 중에 개의할 수 없다’는 국회법 56조를 들어 “전체회의를 열고 싶다면 먼저 국회의장에게 먼저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당 의원들은 “1시45분까지 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을 경우 사회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수차례 통보했다”며 국보법 폐지안 제안설명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청취하자고 강력히 대응했다.
특히 우리당 선병렬 의원과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국보법 폐지안의 제안설명을 했으며,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노회찬 의원의 제안설명을 제지하기 위해 단상을 넘어뜨리는 등 격렬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간에 거친 욕설이 오갔다.
김원기 의장이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적절한 선에서 처리하겠다”며 여당 의원들에게 본회의에 입장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일단 여야 대치는 막을 내렸으나, 30일 본회의에서 김 의장의 최종 선택에 따라 양측이 재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낮 전화접촉을 갖고 쟁점법안 처리 문제를 협의하는 등 여야간 물밑접촉도 진행중이어서 막판 극적타협의 돌파구 마련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당은 오전 확대간부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4대 법안 등 쟁점법안의 연내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했고, 특히 천정배 원내대표는 김원기 의장에 대해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등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우리당은 소속 의원 150명 전원에게 해외 방문 계획을 모두 취소토록 하는 등 연말 임시국회에서의 안건 처리에 총력전을 펼 태세다.
당내 일각에서는 여야간에 합의된 의사일정 마감일(30일)이 지나더라도 법정 만료일인 새해 1월8일까지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열린우리당의 `직권상정’ 요구를 “반 의회적 발상에서 나온 날치기 소동”이라고 비난하면서 극력 저지 방침을 재천명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법사위 `난동사태’를 비롯해 열린우리당은 `4인회담’을 무산시키고 여러 상임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날치기 소동을 벌이고 있다”며 “언론, 교육, 안보, 역사의 문제는 국가명운을 결정할만한 중대 사안”이라며 강행처리 저지의지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은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날치기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의장이 그들의 압력에 굴복해 직권상정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파병연장동의안 처리와 `뉴딜 3법’의 단독 처리에는 반대하되, `4대 법안’ 처리에는 협조키로 하는 등 사안별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민주당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파병연장안, 민생법안 등의 처리에는 적극 협조하되 `4대 법안’과 `뉴딜 3법’의 단독 처리에는 반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이낙연 원내대표가 밝혔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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