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건 '4인회담' 소득없이 끝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2-28 19: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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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서 '파국이냐 막판 극적합의냐' 중대 분수령 우리당 국회의장에 직권상정 처리 요구

한나라 “與강행땐 재앙” 대화재개 촉구

여야는 28일 `4인대표회담’이 성과없이 종료된 것을 놓고 상대 당에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여야가 임시국회 회기를 불과 이틀 앞둔 28일까지도 이처럼 국보법 등 4대 입법문제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함에 따라 임시국회는 파국이냐 막판 극적합의냐의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극적인 자세 변화가 없는 한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하다”면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모든 의안을 합법적으로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한나라당은 “여당이 쟁점법안을 강행처리하려 할 경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쟁점법안을 합의 처리하자고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상임중앙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4인회담’이 전날 자정을 기해 종료됐음을 공식 확인하고 한나라당의 자세 변화를 요구하면서 대야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이날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한나라당의 물리적 저지로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 처리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제115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및 결과 브리핑


이부영 당의장은 “우리들은 이번 연말 정기 국회를 끝내고 임시국회를 계속하고 있지만, 여기서 새로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만들어 내야만, 2005년에 여·야 정치를 정상적으로 복
원하고, 또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경제활성화, 남북의 화해·교류·협력 정책에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야간 발생한 쟁점 현안들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전 세계가 이념대결과 냉전적 사고를 뛰어 넘은지 오래되었지만, 이 나라에서는 여·야가 함께 앉아 있는 것이 냉전과 탈냉전 시대가 함께 동석하면서, 한랭전선이 여·야 4인대표회담 석상 가운데를 그대로 관통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들은 당원과 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조금 양보를 해서라도 현안을 타결하려 해왔지만, 그렇게 되면 오히려 냉전시대로 되돌아가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우리가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에 결국 협상타결 시한인 어제 자정에 협상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이제 임시국회가 오늘, 내일, 모레, 사흘 남아 있다. 이 사흘 남아있는 기간동안 우리들이 다시 대화를 복원시킬지 여부는 지도부에 맡겨 달라. 서로 국민들의 무서운 질책, 따가운 시선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기에 다시 대화를 시작할 지 여부는 지도부에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4인대표회담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났다”고 선언하면서 “아직도 우리 국회는 국민적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당은 17대 국회가 개원된 이래 끈질기게 유연한 자세로, 합리적 자세로, 야당과도 대화하고 심지어는 야당을 존중하겠다고 하면서 일관된 대화 정책을 추구해 왔다.

최근에는 당 안팎의 오해와 가혹한 비판을 감내하면서까지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야당을 포용하려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우리는 모든 문제를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때로는 한나라당의 부당한 요구조차 대화의 장으로 끌어안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사립학교법과 관련 “한나라당은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거부했다.

개방형 이사제를 마치 받아들일 듯한 태도를 잠시 보이기도 했지만, 이것마저도 거부했다.

우리는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할 수 있다면 당초 우리가 도입했던 1/3이라는 비율은 매우 유연하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얘기했지만 한나라당에서 조금도 자신들의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타결의 여지가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과거사법과 관련, “민주화 운동을 가장한 친북용공 활동을 조사하겠다고 한다. 이철우 의원 사건 같은 것을 다시 정식국가 기구를 만들어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든지 타결하려고 좀 더 포괄적이고 중립적인 표현을 제시하기도 했다.

헌법에 규정된 자유민주적 기본 행위를 파괴하는 행위 등의 추상적 용어를 동원해서라도 타협해보자고 해도 끝내 과거사법의 내용에 국가보안법의 재현과 같은 용어를 넣겠다고 고집했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에서 이적단체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과거사법에 이적단체에 의한 테러행위, 반국가 등의 용어를 꼭 넣자고 고집을 했다”고 비난했다.

정기간행물법과 관련, 천 대표는 “한나라당은 여론시장의 독과점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 장치,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 편집권 독립에 관해 사실은 선언적 수준의 보장을 추구하는 우리당의 편집 규약, 편집 위원회 설치조차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우리는 할 만큼 했다. 더 이상 개혁법안을 비롯한 법안들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 타협으로 타결할 수 있는 길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국회법이 부여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 법안들을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인 의원도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을 과거로 적용하려는 세력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명분은 많이 쌓였지만 시간을 너무 많이 썼다고 생각한다. 빈민주 인권고문 세력과의 대화였다.

국회의장에게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직권상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조속한 회담 재개를 통한 쟁점법안의 합의 처리를 여당에 촉구하는 한편 여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국가보안법 폐지안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서는 “의회주의를 무시하는 행태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또 `4인회담’ 결렬의 원인이 “여당내 강경파의 압박과 충분한 전권을 갖지 못한 여당 지도부에 있다”며 책임을 여당쪽에 떠넘겼다.

박근혜 대표는 의총에서 “보통 쟁점이라면 치열하게 토론하고 표결해서 지면 할 수 없지만, (4대 법안은) 하나같이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가치인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훼손하는 것이고 나중에 엄청나게 큰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면서 “거기에 동의한다면 한나라당도 역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어제 여야 4자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났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압박 때문에 여당지도부가 의식의 틀이 좁고 경직성을 벗어나지 못해 일방적 주장만 고집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올 수밖에 없었다.

여당 당지도부의 압박을 가한 일부강경파 의원들은 지도부압박도 모자라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하는데 유감스럽다.

소위 386이고 민주화 운동세력을 자처한 사람들이 의회민주주의 기본원칙인 여야합의 정신까지 짓밟으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자기들은 선이고 남은 악이라는 편협한 사고방식도 문제이고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무모한 방식이 개탄스럽다”고 여당에 책임을 전가한 후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4대 법은 바로 안보, 언론, 교육, 역사의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들이다.

국가명운과 관계된 사안을 단독처리 하겠다는 것은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여당이 숫자로 밀어붙이면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일이고 결과는 재앙으로 올 것이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강경파의 자중을 촉구하면서 합의도출 하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4자회담에서 집권당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야당의 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 나라를 지켜온 국민을 안심시켜야하고 미래방향을 제시하기위해서 4자회담을 논의하는 것인데 당내 강경파에 휘둘려 강행처리를 시도하려는 빌미로 삼기위해서 4자회담을 한 것이 아니라면 집권당 대표들이 협상안을 가지고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 강행처리를 시도한다고 연일 선포하고 있는데 강행처리 한다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파국의 책임은 집권당에 있다.

다시 한번 국민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하고 협상의 문에서 진지하게 대화와 타협으로 이 문제를 풀겠다는 자세를 가져줄 것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또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며칠동안 양당 대표 두분이 고생을 하셨으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열린우리당의 강경파에게 휘둘려서 단독, 강행처리를 한다면 앞으로 국회는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이해찬 총리의 경우 총리의 개인적 욕심이라든지, 당내 권력투쟁 때문에 국회전체가 파행되는 희생을 본적이 있었다.

행여 이번에도 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이고 있는 당내 구조 때문에 국회전체가 강경으로 가고 힘에서 힘으로 부딪치는 결과가 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이 같은 상호 비방과 공세에도 불구, 국가보안법의 경우 7조 찬양·고무 조항에, 과거사관련법은 조사기구의 위상과 구성 방식, 조사범위에 쟁점이 압축돼있기 때문에 타결을 위한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국보법 폐지안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 김원기 국회의장은 비록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보안법과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등에서 이견이 좁혀진 만큼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기금관리기본법’과 ‘민간투자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법안처리를 막아 여야 의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인 천정배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전체회의를 개회, 두 법안을 상정해 표결처리할 움직임을 보이자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와 “의사일정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회의진행을 막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천정배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의사봉을 빼앗으며, “날치기는 인정할 수 없다”며 회의진행을 막았고,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자리를 비켜달라”며 야당 의원들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던것.

여야 의원들간에 2시간여동안 막발이 오가는 등 대치가 계속되자 천정배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법에 따라 적법하게 열린 회의”라면서 “원만한 회의진행을 방해할 경우 국회의장에게 보고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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