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본보는 갑신년 한해를 마감하며 ‘청와대브리핑’에 나타난 노 대통령의 올해 주요 어록(語錄)을 통해 참여정부의 2004년을 살펴본다.
“지방화는 새로운 국가성장전략이다”
집권(集權)보다 분권(分權)을 또한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를 지향하는 참여정부는 올 한해에도 국가균형발전, 지방혁신, 지방화시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을 위한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첫발은 1월29일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식에서 내딛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지역혁신 성공의 활기찬 기운이 온 나라에 퍼져서 확대 재생산될 때 역동적인 대한민국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그 뒤 전국을 샅샅이 돌며 지역혁신발전 토론회를 직접 주재했다. 지방의 혁신역량 강화와 지방주도의 발전전략을 강조하면서 분권의 전도사로서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았다.
▲“혁신역량이 지방의 운명을 가르는 시대가 됐다”(7.9 전북지역) ▲“지방화는 새로운 시대의 국가성장전략이다” ▲“지역 스스로 창의적 발전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예전엔 대통령이 지시하거나 지역사회에 선물을 주었다면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지역 스스로 주도해 나가고 중앙정부는 지역이 결정한 전략에 따라서 지원하는 관계로 변화해 가고 있다”(이상 7.16 대구경북지역) ▲“혁신과 분권의 성공조건은 사고의 전환이다. 중앙집권적 사고에서 탈피하고 지역의 벽을 넘어서는 상생의 사고와 전국적 관점을 가져달라”(8.12. 울산지역) ▲“지방이 불리함을 극복하는 방법은 혁신에 있다. 어느 지역이든 지역만의 고유한 경쟁력이 있는 영역을 선택해 혁신해나가는 수밖에 없다”(9.6 부산지역).
특히 노 대통령은 11월11일 부산에서 열린 제1회 지역혁신박람회 개막식에서 잰걸음으로 달려온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말로 “지역혁신이 우리의 희망”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이 힘을 합쳐 (국가균형발전과 지역혁신을) 계속해나간다면 지방은 그야말로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혁신거점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공직사회 변화속도 으뜸으로 만들자”
정부혁신은 참여정부의 1년을 관통하는 화두였다.
시작은 새해 첫 번째 공식행사인 기획예산처장관 등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 때부터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공직사회 변호속도를 으뜸으로 만들자”며 공직사회 쇄신노력을 주문했으며, “공직자들이 신발 끈을 동여매고 변화에 앞장서 대한민국의 팔자를 바꾸자”는 독려로 이어졌다.
이후 1월3일 열린 장·차관워크숍에서는 “신뢰받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일 잘하는 정부여야 하고, 그러려면 공직사회가 국민과 소통을 충분히 하고 매년 변화의 속도를 두 배씩 내야 한다”며 공직사회의 분발을 촉구했다.
혁신의 실행력을 강조한 ‘변화속도 두 배’는 10월30일 열린 장·차관워크숍에선 한층 더 또렷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서비스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 그것은 의무다.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와 비교해서, 또 기업과 비교해서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만일 최고 수준이 아니라면 가장 빠른 속도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7월3일 정부혁신토론회에서 “대통령도 혁신에 관해 보고를 한다고 하면 아무리 바빠도 벌떡 일어나 보고 받는다”며 혁신의 리더로 나서야 할 장관들을 채근하기도했다.
이밖에도 노 대통령은 공직개혁과 관련, ▲“(공장에서 생산라인을 고치듯) 행정라인도 고쳐나가야 한다.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혁신이다”(6.4 혁신담당관 토론회)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발굴하고 업무 틀을 새롭게 만드는 혁신의 문화를 창조해보자.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훨씬 더 강하고 적극적으로 정부혁신을 이루어나가자. 실제로 국민에게는 큰 정부, 작은 정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효율적으로 일 잘하고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가 좋은 정부다.”(8.18 중앙부처 기획관리실장 혁신워크숍) ▲“혁신을 위해선 리더의 혁신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장·차관은 모두 혁신전문가가 돼야 한다”(10.22 55회 국정과제회의)는 등의 발언을 통해 공무원이 ‘개혁의 대상’이 되지 말고 ‘개혁의 견인차’가 되라고 요구했다.
“항상 새로운 길 가려고 노력했다”
2004년은 특히 정치분야에 있어서 그야말로 ‘격동’ 그 자체였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결의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 총선, 당정분리, 분권형 국정운영 등 상전벽해를 실감케 하는 커다란 변화가 ‘휙휙’ 지나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정치개혁, 정경분리, 투명하고 공정한 나라 만들기의 든든한 자양분이 됐다.
노 대통령은 새해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월14일 기자회견에서 “변화의 과정을 혼란과 분열로만 보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가 됐다. 지난 수십년 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 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완전히 해체될 것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성큼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 대통령은 2월12일 한국자유총연맹 임원 오찬에 참석, “나라가 시끄럽다고 걱정을 많이 하는데 집이 무너지려고 시끄러울 수도 있지만 낡은 틀을 고치고 새집을 짓기 위해 시끄러울 수도 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치고 대한민국만큼 민주주의를 반듯하게 하는 나라도 없다. 다 정비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사회로 가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확고한 의지는 그의 정치역정에서 나온다.
3월11일 특별기자회견 마무리발언에서 노 대통령은 “항상 새로운 길을 가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길이 무조건 좋아서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걷고, 걸어가고 있는 길이 이대로 계속 가서는 안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를 고쳐보자고 새로운 길을 가려고 노력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극복해보고자 몸을 던져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가결된 국회의 탄핵소추안은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노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노 대통령은 3월12일 경남 창원시의 (주)로템을 방문하면서 탄핵안 가결 소식을 들었고 근로자들과 점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간략하게 소회를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괴롭기만 한 소모적인 진통이 아닐 것이다. 모두의 노력을 통해 내일의 도약을 다지는 밑거름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힘이 들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대통령비서실은 “오늘의 결과는 역사발전을 위한 시련으로 생각하며 역사와 국민의 심판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석 달이 지나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기각을 결정했다.
이후 정부가 중심이 된 국정개혁은 급물살을 타고 빠르게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6월7일 국회개원 연설을 하면서 정책에 대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과 정책경쟁을 벌일 것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치가 권력을 둘러싼 게임인 이상 당리당략이 없을 수는 없지만 당리당략과 국민을 위한 정책은 분명하게 구분해 정략적인 이유로 정책을 왜곡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정책은 정책 자체로 경쟁하고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8월10일 국무회의와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분권형 국정운영, 책임총리제’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앞으로 큰 틀에서 일상적 국정운영은 총리가 총괄해 나가도록 하고, 대통령은 장기적 국가전략과제, 주요 혁신과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2월20일 ‘참여정부 정책평가보고회’에서는 “특권구조를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지역구도를 극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정경유착, 권언유착, 권력기관의 권력남용 등 사회적 특권구조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성과가 있었고, 권력이 지배하는 권치(權治)에서 법이 지배하는 법치(法治)로 발전하는 데 참여정부가 나름대로 평가받을 만한 자격이 갖췄다”고 평가했다.
“투명성 한 단계 높이는 것이 목표”
참여정부늬 시스템에 의한 체계적인 부패척결의 연초부터 소집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의 잇따른 회의와 부패방지위원회의 업무보고를 거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특히 군 인사, 법조비리, 의료와 금융 등 ‘부패 사각지대’에 대해 감시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노 대통령은 “부패 문제는 단순히 적발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부패는 투명하지 않고 책임이 불분명한데서 싹튼다. 법과 제도, 행정관행 전반에 부패가 끼어들지 못하도록 전면적인 분석과 접근이 중요하다”(2.18 제1회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고 말하는가 하면, “참여정부 출범 이후 부패추방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가 매우 강력하다. 부패방지위원회가 사회 각 분야의 부패청산을 위한 통합적 추진기구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정치부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고, 이제 제도개혁으로 이어지는 단계에 와 있으므로 사회 각 분야의 부패추방과 제도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할 시점”(5.24 부방위 업무보고)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모든 영역에서 부패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부패의 뿌리를 뽑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라. 참여정부 임기 내에 대한민국의 투명성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목표”(9.2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라고 밝혔다.
부패척결에 대한 노 대통령의 다짐이 가장 잘 나타난 것은 지난 6월7일의 국회개원 연설에서 였다.
당시 노 대통령은 “정부는 부패청산과 정부혁신을 책임지겠다”며 “차근차근 실태를 조사하고 분석해서 심각하고 구조적인 부패부터 청산해 나가겠으며, 가지만 자르는 것이 아니라 뿌리까지 뽑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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