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여권 주변에서는 사면복권 단행시기와 관련, 노대통령 취임 2주년인 2월25일, 3.1절, 4.8 부처님 오신 날, 8.15 광복절 등을 기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그야말로 관측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열린우리당에서는 이상수·이재정·신상우 전 의원과 노대통령 측근 그룹인 안희정·여택수씨 등이 사면·복권대상이다.
한나라당은 더 많다.
김영일·서청원·최돈웅·신경식 전 의원과 이흥주 전 총재특보, 서정우 변호사 등이 그 대상이고, 민주당은 한화갑 대표와 박지원·임동원씨 등 대북송금 관련자들도 사면복권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민련은 김종필 전 총재와 이인제 의원, 이한동 전 의원이 대상이다.
이들중 일부는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아 사면을 받기 위해서는 형 확정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면설’의 근원지는 열린우리당이다. 21일 열린 당 기획자문위원회에서 내년 국정운영의 방향으로 경제회생과 국민통합, 평화정착, 국민화합을 추진하기 위한 `비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사면설에 불을 지폈던 것이다.
앞서 20일 중앙상임위원회에서도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구속됐거나 사법처리가 진행중인 정치인과 기업인에 대해서도 정치권과 시민단체, 기업이 참여하는 `반부패 협약’ 발표를 전제로 사면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현재로서는 실무자의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당 내에선 국민통합의 시발점으로 사면에 앞서 정치권과 기업인, 시민단체가 동참하는 `반부패 국민대협약’을 추진한다는 구체적 방안까지 나온 상태여서 어떤 형태로든 대사면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노 대통령은 새해 을유년엔 국민통합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내년쯤 적절한 시기에 사면복권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사면과 관련해선 당·정·청간에 뚜렷한 견해차가 감지되고 있다. 비록 물밑에선 교감은 하지만 시기와 폭 등 각론에 들어가면 각자의 의견이 다른 것이다.
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정치부패에 대해선 예전과 다른 구조적인 개혁과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치권의 관행으로 빚어진 인사들에 대해 화해와 관용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안영근 의원도 “대선자금 사건은 관행 속에서 이뤄진 것이지 갑자기 돌출한 게 아니다”며 “이제 정치권이 깨끗해진 만큼 국민정서도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의 의원들도 상생정치 구현의 한 방법으로 대사면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일부의원들은 이 같은 생각을 청와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인과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이 자칫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데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서 사면복권을 추진할 경우 정치적 계략이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비쳐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야가 쟁점법안을 두고 이전투구를 거듭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사면 움직임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사면이 국민들의 평균적 시각에서 정대철 전 의원 등 대선승리 주역들에 대한 `특혜’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15 특사에서 부정부패 및 비리연루 공직자들을 제외한 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정치활동이 규제됐던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에 대해 복권 처분이 내려져 총선용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반부패국민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가 시민사회를 향해 `투명사회 협약 구축’을 제안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어, 이에 따른 정치제도의 완비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청와대와 정부도 자연스럽게 ‘국민대화합’이란 명분아래 대사면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사면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최소한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돼야 한다”며 “그런 다음에야 대화합 선언이니 대협약 같은 `이벤트’를 꺼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관계자도 “정부도 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논의의 수준이 한차원 높아지면 시민단체와의 논의 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병두 당 기획조정위원장이 “비전위원회가 정부·청와대와 협력 속에 논의할 국정운영목표 및 실행계획과 관련해 대통령 취임 2주년 이전에 구체적인 것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여기에 대사면 논의 포함여부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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