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해볼만… 말할 단계는 아니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2-20 20: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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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세이집 출간 앞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뉴라이트 운동방향 지지… 섣부른 연대는 금물

당은 ‘과거집착’버리고 파괴·해체로 거듭나야

국보법 전향적 개정은 당 이미지 쇄신의 호기

“나 돌아가고 싶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최근 탈고를 끝내고 출판 작업에 들어간 자전적 에세이집의 제목이다. 그의 에세이집은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매우 다른 주제여서 눈길을 끈다.

기존의 정치인 저술이 ‘자랑거리’ 위주였다면 홍 의원의 그것은 그가 여태껏 살면서 ‘부끄럽고 후회되는 일’들만 추려서 반성(?)한 일종의 ‘자기성찰집’이기 때문이다.

문득 홍 의원이 책 제목에서 말한 ‘돌아가고 싶은 곳’이 어디일까 궁금해졌는데 그에 대한 답은 책을 출판하게 된 배경을 밝히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왜 이런 얘기를 쓰게 됐냐면, 제가 시골에서 72년 2월24일 날 처음 서울에 올라왔는데 그 당시에 1만4000원 들고 올라왔다. 그렇게 올라온 서울에서 지금 32년째 생활을 하고 있다.

은퇴할 시점이 되면 시골(고향)로 가려고 한다. 솔직히 서울에 미련은 없다.

좀 이상한 얘기가 되겠지만 10여년 전에 검사를 그만둘 때, 그 때 은퇴하려고 했다.

당시 이제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이정도 위치에서 내가 할 일을 해보았고, 더 이상 할 일이 있겠느냐 생각에서 은퇴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책에도 썼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정치판에 들어오게 되는 바람에 은퇴를 하고자 하는 바램을 이룰 수 없었다.

정치판에 들어와서 지금 또 10여년 정도 됐다. 정치판에 대해서 내 나름대로 정리할 시점이라는 생각에 글을 썼는데 그것이 이번에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돌아가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 정리한 글이 바로 ‘나 돌아가고 싶다’라는 제목을 달고 책이 되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만 한 점은 그가 대화 중 내년 초 발간될 이 에세이집이 단순한 출간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터닝 포인트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분명한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되는 시기는 내년 9월이 지나야 될 것 같다.

그는 이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명확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평소와 다르게 자꾸만 빼기만 할 뿐이었다.

-홍 의원은 에세이에서 ‘DJ 저격수 역할 당시 내부 부패를 눈감은 사실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

▲ 제가 15, 16대에 걸쳐서 ‘DJ 저격수’라고 알려졌는데 사실은 ‘DJ 저격수’라기 보다 그 당시에 검사직에서 다하지 못했던 권력비리를 감시 통제하는 업무를 국회의원으로써 충실히 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는 게 옳다.

국회의원의 헌법상 의무 중에 예산과 법률을 다루는 업무 외에 세 번째 업무가 바로 권력비리를 감시·통제하는 일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압수수색권이나 강제심문권이 없기 때문에 권력 비리를 감시·통제하는 데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고 한계가 있었다. 권력비리를 추적 할 때에는 모든 팩트(fact)에 대해서 다 추적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리의 유형이나 크기, 실체 등이 드러났다고 생각되면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 과정에서 실수했던 부분도 있지만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진실이 들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평가 될 기회가 있다고 본다.

사실 검사출신이 의혹제기 한 것이 ‘허무맹랑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자료 없이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근데 이 부분에 대해서 소위 정부·여당 비리부분만 파헤쳤지, 내가 속한 야당에 대해서는 눈감지 않았나, 그런 자괴감이 든다는 것이다.

야당의 공천헌금이라든지 야당의 대선자금이라든지, 선거자금,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결국 비리가 될 수 있을 만한 소지가 있었다. 이번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서 여야간의 비리가 밝혀지긴 했지만, 그게 우리 내부에서 관행화된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를 짚지 않고 눈 감고 넘긴 부분이 후회된다는 말이다.

-지금 현재, 홍 의원은 당의 비주류로 분류되고 있다.

또 실제로 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홍 의원의 생각은 어떤가.

▲당이 혁명적으로 변해야 한다. 파괴와 해체를 통해서 당이 거듭나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지난 8년간 두 번에 걸쳐서 대선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과거에의 집착’ 때문이다.

과거의 화려했던 경력, 국가를 경영해봤던 이력, 이런 것에 대한 집착이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2007년도 집권 대안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에의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게 바로 혁명적 변화다.

지금 한나랑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분들의 상당수가 과거에의 집착을 계속 가져가는, 말하자면 거부적(울트라 라이트) 성향을 가진 사람의 주장에 너무 전도되는 감성보수 우파에 의해서만 지배되는 정당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이 정당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다음 대권 역시 어렵다고 본다.

특히 저 같은 경우, 사실 지난 9년간 당내 주류로 활동해왔다가 이번에 박근혜 대표나 김덕룡 원내대표가 들어오고 난 뒤부터 9년 만에 한나라당 비주류로 물러서게 됐다.

한나라당 주류에 있으면서 그렇게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바꾸지 못하고 2번에 걸쳐 대선에 실패했기 때문에 주류자리를 내 준 것이다. 지금 박 대표나 김 원내대표가 그 당시에는 한나라당 비주류 아니었는가. 그것은 우리가 다시 주류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홍 의원이 말하는 ‘혁명적 변화’는 지금 현재 ‘자유주의연대’나 ‘기독교사회책임’과 같은 ‘뉴라이트 운동’진영의 주장과 흡사한 것으로 보인다. ‘뉴라이트’는 열린우린당 쪽보다는 한나라당 사고를 많이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도 한나라당의 지금 형태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금 전개되는 ‘뉴라이트’ 운동은, 신보수 운동이라기보다는 ‘올바른 보수 운동’, right라는 것은 오른쪽이 되지만 ‘옳다’라는 뜻도 된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신보수 운동이라기보다는 올바른 보수 운동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말하자면 올바른 보수의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사람들과 정치적 연대를 지금 하는 것은 섣부른 작업이다.

뉴라이트 운동이 성공하려면 국민운동으로 승화가 돼야 한다.

국민운동으로 승화가 되고 마지막에 소위 올바른 보수들이 이 땅에서 국가적 위기를 넘길 때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의 파괴와 해체를 통해서 뉴라이트 운동을 하는 분들과 연대가 가능할 것이다.

파괴와 해체라는 것은 소위 한나라당에 있는 극좌와 극우의 모습을 털어내는 것이 될 것이다.

-최근 뉴라이트 관계자를 만나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세 분(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더니, 아직 그들을 비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권주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을 하던데, 혹시 홍 의원도 제3의 대권 주자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한나라당이 대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위 2007년 봄까지 대권 주자가 될만한 사람은 안개 속에 있어야 한다. 지금 드러나 있으면, 여권의 집중 타깃이 되고 공격의 목표가 돼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대선때 이회창 총재가 낙선한 가장 큰 이유 하나가 한나라당 대권주자가 미리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4년내내 여권의 표적이 되다보니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그래서 국민은 한나라당 대권주자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새천년 민주당 대권주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훨씬 관심을 갖고 있었다.

민주당이 대권주자 경선을 이벤트로 만들어 국민들의 눈길을 끌어 당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1월에 대권도전 선언을 할 당시의 지지율이 3% 미만이었다.

그런데 경선 이벤트를 거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 올려서 나중에 대권주자까지 됐다.

한나라당은 야당이기 때문에 더더욱 대권주자가 안개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누가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끌고 가야 한다.

-이야기를 ‘빙빙’돌리시는 것 같은데, 홍 의원의 얘기는 이미 가시화 된 대권주자들이 안개 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것인지.

▲또 다른 주자가 준비하고 또 다른 주자가 나와야 한다. 지금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3선 이상 중진 중에는 분명히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마라톤을 뛸 때 주자가 수월하게 완주하도록 돕거나 주자 거리의 단축을 위해서 페이스메이커의 존재가 필요하다.

가령 한 40km까지 같이 뛰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0km까지를 뛰어주는 사람도 있다.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런 페이스메이커가 많이 필요하다.

지금 한나라당에는 그런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고, 또 그런 사람이 대권 전선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페이스메이커하고 실질적인 대권주자가 같이 안개 속에 들어갔다가 2007년 봄부터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야만 한나라당이 대권을 쟁취할 수 있지, 처음부터 대권주자로 “이사람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했다가 또 다시 대안 부재론으로 가게 되면 한나라당은 대권창출을 할 수 없다.

불가능하다.

-지금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로 여야가 갈등을 빚고 있다. 국보법 폐지에 대한 홍 의원의 견해는 무엇인가.

▲한나라당 당론의 최종적인 결정은 박 대표한테 위임이 돼 있는 상태다.

국보법 관련 TF팀의 일원으로 한 달 동안 울트라 레프트부터 라이트까지 전부 조율을 했다.

그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낸 안이 이번 국가보안법 개정안이다.

다만 법 명칭을 국가안전보장법으로 할 것이냐 국가보안법으로 할 것이냐.

두 번째는 정부 참칭조항을 그대로 존치할 것이냐 풀어쓸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결정만 남아있는 상태다.

국가보안법은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고, 국가보안법의 전향적 개정은 한나라당이 과거에만 집착한다는 그런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에서 제가 전향적 개정안을 내 놓았는데 당내에 많은 의원들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당 전체로 보면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지 않겠는가.

이 기회에 당이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한달간 작업을 몰입해서 얻어낸 성과다.
박 대표의 결정도 대세를 이룬 그 안으로 갈 것으로 본다.

-당내에 다양한 의견은 당 발전을 위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국보법 문제 등 당에 불만을 품고 탈당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색깔파동, 탄핵정국과 한나라당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홍 의원의 생각은 어떠신지.

▲탈당은 무리한 얘기다.
소위 극우성향을 가진 분, 최소한 외부에 극우성향으로 알려진 분들은 김기춘 의원이 나서서 설득을 했고, 극좌성향의 소장파는 제가 설득을 했는데 마무리가 잘 됐다.

사실 이번 색깔론 제기는 좀 과잉된 부분이 있고 한나라당이 사과를 해야 한다. 관련된 분들이 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본다. 오버 했고, 오버 정도가 심했다. 사과를 해야한다.

또 이철우 의원 역시 열린우리당이 대법원의 소위 지방판결문 자체를 부인한 것 또한 사과를 해야 한다.

판결문 내용 자체를 부인하고, 호도하고, 일부 판결문을 누락시켜서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그런 은폐 작업한 부분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서로 사과를 하고 끝내야 한다고 본다.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여타 후보예정자들 가운데 홍 의원의 경쟁력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아직은 그것을 얘기하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서울시장 논쟁은 내년 9월이 넘어가 거론돼야 맞다.

그 전에는 서울시장 논쟁 자체가 난센스라고 본다.

물론 생각을 가지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각자가 준비는 하겠지만 공격적인 레이스는 당내 경선을 거쳐 내년 9월, 10월쯤에 시작되리라 본다. 그때 가서 할 이야기다.

야당입장으로 봐서는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광역단체장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권을 자꾸 뺏기니까 행정을 해볼 수 있는 게 유일하게 광역단체장 아닌가.

특히 서울시는 국방부만 없는 청와대다.

엄청난 자리고, 또 행정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서울시장 자리는 절대절명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내년 9월이 지난 시점에서 각자가 준비하고 나서 할 이야기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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