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5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임시국회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4대 입법’의 여야 합의처리를 내놓았으며, 이날 열린 원내대표 모임은 그래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양당 원내대표간의 절충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국회정상화 일괄타결은 일단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국회 정상화의 필요성에는 여야가 모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상황변화에 따라 4대 입법 처리 방안에 대한 여야간 논의는 급류를 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온 국가보안법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이 사실상 국보법 자체 개정안을 확정해 놓았고, 사학법 개정안 등 나머지 3개 법안도 모두 관련 상임위에 상정돼 있는 상태여서 여야가 국회정상화에 합의만 이룬다면 당장이라도 심의가 가능한 토대구축은 돼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4대 입법 협상은 쉽지 않다.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의 경우 국회 법제사법위가 아닌 별도의 기구에서, 나머지 3개 법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충분히’ 논의하자는 카드를 꺼내 놓았으나, 당 안팎에서 4대 입법을 연내 처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여당 지도부로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스러운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항에서 일단 열린우리당이 일정 부분 양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국보법 별도기구 설치’제안에 대해 “일단 국회가 정상화되면 진지하게 서로 대화하고 협상할 수 있다”며 신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천 원내대표는 4대 입법에 관한 `합의처리’ 요구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합리적으로 타협할 부분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합의 처리 요구를 `4대 입법의 처리를 저지하려는 지연 작전’으로 간주하는 당내 반발로 인해 당 지도부가 계속 이런 입장을 견지해 나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달 법사위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상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했을 때도 절충안으로 받아들여진 바 있다.
당시 여당은 공정거래법안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한나라당을 무마하기 위해 법안 처리를 일주일 늦추고 공정거래법안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시키는 대신, 소위 심의 결과에 상관없이 전체회의로 넘겨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이 같은 절충안이 준용된다면 여야는 4대 입법의 논의 기한을 내년 2월 임시국회 등으로 한정하고, 시한이 지날 경우 논의 결과에 상관없이 표결 처리하자는 방식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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