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보법 변칙상정” 파열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2-07 18: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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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근 의원 “기습날치기” 千원내대표 물러나라

우원식 의원 “안영근! 한나라당으로 가라” 공격

열린우리당이 7일 국회 법사위에서 이뤄진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상정시도를 놓고 노선갈등 양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내부 파열음을 한때 노출했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등 중도성향 의원들은 7일 국보법 폐지안의 변칙 상정 문제와 관련해 천정배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고, 이에 일부 진보성향 의원이 발언자를 향해 탈당을 요구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이날 열린우리당의 의원총회는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출발했다.

회의 시작 전부터 의원들은 전날 법사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며 국
보법 폐지안의 상정을 자축했다.

의사진행을 맡은 정청래 부대표는 국민의례에 평소엔 건너뛰던 ‘묵념’ 순서를 챙기면서 “국보법에 억울하게 스러진 민주호국영령을 위헤 숙연하게 묵념하자”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수를 치며 맞아드리자”는 정 부대표의 제안에 따라 오랜만에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선 천정배 원내대표는 “어제 법사위에서 국보법 폐지안과 형법 보안완이 적법하게 상정됐다”며 ‘적법’을 힘주어 강조했다.

천 대표는 “일각에서는 상정이 아무런 의미 없는 일이라 폄하하지만 한나라당이 기를 쓰고 막으려고 했던 것이 우리의 노력이 의미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며 전날 법사위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천 대표에 이어, 당내 ‘급진파’로 꼽히는 임종인 의원이 토론자로 나오면서 의총 분위기는 한층 고무됐다.

임 의원은 “열린우리당 아주 잘하고 천 대표 매우 잘했다.

천 대표가 지난 5월 당선된 이래 어제 제일 잘 했다”며 천 대표를 추켜세우며 발언을 시작했다.

임 의원이 “한나라당은 다수의 힘을 인정치 않고 생떼를 쓰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다수결의 원리를 부정했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하고, “어제 법사위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국보법 제정 이후 65년만의 쾌거라고 하지만 나는 1925년 치안유지법 제정 이후 80년만의 쾌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친일, 반민주 독재 세력에 맞서는 민주세력의 적자임을 만천하게 드러낸 쾌거”라고 자평하자, 앉아있던 의원들이 “잘한다”며 박수를 쳤다.

이에 대해 안개모 간사인 안영근 의원이 `날치기’로 반박, 천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안 의원은 전날 여당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 시도를 4년전 민주당 원내부총무였던 천 원내대표가 자민련을 위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안건을 변칙 처리한 것에 빗대면서 자극하고 나선 것.

안 의원은 “4년전 어제와 똑같은 식으로 날치기 통과시켰으나 국회파행으로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국민적 동의없이 우리끼리 날치기 상정을 자축하는 것은 용납 안된다”고 주장, 자축 일색이었던 회의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정기국회가 사흘 남았지만 천 원내대표가 약속한 국보법처리는 어떤 형태로든 처리가 난망하다”고 지적하고 “천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진행된 4개 입법 과정에 대해 잘못된 것을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 책임지는 시기가 다가온다고 본다”면서 거듭 사퇴
를 촉구했다.

이에 재야파인 우원식 의원이 발끈해 “안영근! 한나라당으로 가라”고 소리치자, 안 의원은 “야 임마, 뭐가 까불고 있어”라고 받아쳤고, 노현송 의원이 사회자인 정청래 의원에게 “사회를 그 따위를 보느냐”면서 자리를 뜨는 순간 10여명의 의원들이 일제히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386 운동권 출신인 정봉주 의원이 안 의원의 `날치기’ 발언을 문제 삼으며 “X오줌 못가리고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비난하자 김부겸 의원이 “조용히 해”라며 역정을 냈다.

김 의원은 “그런 시각이 있다는 것도, 국민들이 있다는 것도 들어야지”라며 “우리가 다수가 된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되는 게 아니야”라고 목청을 높였다.

천 원내대표 책임론과 관련,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천 원내대표가 공치사하고 주위에서 그를 떠받드는데 한심해서 한 얘기”라며 “천 원내대표가 정기국회내에 처리하겠다 책임지겠다 했으니 알아서 하겠지”라고 거듭 압박했다.

이에 대해 천 원내대표는 “당내 이견 해소 과정은 질서 있고 동지애를 기반으로 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오늘 의총에서 다소 그런 원칙을 벗어난 장면들이 있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안 의원의 반발에 당내에서는 그가 군인사비리 국정조사 추진 발언과 관련, 제2정조위원장직에서 물러난 것에 대한 감정적 표현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내년 4월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기선제압을 위한 보·혁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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