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간사인 최 의원은 이날 오후4시께 법사위 회의장에서 위원장석에 앉아있던 한나라당 최구식 김재원 의원 등과 함께 몸싸움을 벌이다 “국회법 50조5항에 따라 여당간사인 제가 위원장을 대신한다”고 말한 뒤 “국보법 폐지안 2개안과 형법보완안 등 모두 11개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의장에 있던 우리당 우원식 의원이 “이의없다”고 찬성하자 최재천 의원은 “산회를 선포한다”면서 주먹으로 책상을 세번 두드린 뒤 동료 여당 의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최 의원이 국보법 폐지안의 단독상정을 시도하던 순간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회의장 밖에 있었고, 한나라당 법사위원 중에는 김정훈 주성영 의원만 입장한 상태였다.
그러나 회의장에 있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한바탕 쇼를 한 것에 불과하며, 국회법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원인무효를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회의에서 지도부의 소극적인 대응방식을 문제삼고 “의원직을 걸고서라도 국보법을 막아야 한다”며 강경대응을 주문하며 목청을 높였다.
비주류의 김문수 의원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단식농성을 통해 이해찬 총리의 사과를 받아낸 점을 지적하면서 “권 의원은 혼자 식음을 전폐하고 목숨을 걸고 하니까 총리가 와서 고개를 숙이고 굴복하지 않느냐”면서 “그러나 한나라당의 국보법 대응 방식은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의원은 “국보법은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걸려있는 문제”라면서 “의원직을 사퇴하는 등의 초강경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배 의원도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상정을 강행하면 의원직 사퇴서를 내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해야 한다”고 강도높은 대응을 주문한 뒤 박 대표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보수파인 김용갑 의원은 “법사위 회의장을 가보니 (법안 상정을 저지하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찍힐까봐 숨는 의원들이 있더라”면서 “거창하게 말할 것이 아니라 나가서 몸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반면 법사위원장으로서 여당의 국보법 폐지법안 상정을 `합법적’ `기술적’으로 저지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는 최연희 의원은 “한나라당이 대안을 냈으면 논리에 밀리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안제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홍준표 의원은 “무조건 폐지안 상정을 저지할 것이 아니라 조속히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지도부는 대여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면하기 위한 `당내 면피용 투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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