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보 - 혁 ‘합동만찬회동’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2-02 17: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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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역할분담 공감… ‘색깔논쟁’ 접근 방법엔 이견 한나라당내 보수파와 소장 개혁파 의원들이 지난 1일 만찬회동을 갖고 당의 정체성과 노선 설정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한 참석자에 따르면 소장 개혁파 그룹인 수요모임과 보수파 모임인 자유포럼 소속 의원들은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겸한 합동모임을 갖고 당의 진로와 정국현안에 대한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

3시간여 동안의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한 `세대별 역할분담’에는 어느 정도 인식을 같이했으나 현 정부에 대한 인식과 북한에 대한 시각 등 예민한 부분에 대해선 이견을 드러냈다.

참석자들은 만찬 시작과 함께 자리를 섞어 앉은 뒤 반주를 돌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간간이 가시돋친 말을 건네며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자유포럼 소속의 안택수 의원이 식사 전 “요즘 초재선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같이 논다. 전부 제 잘났다고 하니..”라며 `선공’에 나서자, 수요모임의 김희정 의원이 나서 “내딸, 내 동생 세대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들도 좀 들어달라”며 `응수’하는 등 가벼운 긴장감마저 흘렀다.

그러나 “당이 하도 인기가 없으니 소노(少老)가 뭉쳐서 활화산처럼 인기를 폭발시켜보자”(안택수), “순수한 철만 아니라 고철도 30% 넣어야지 가장 단단한 쇠가 된다”(이방호)와 같은 `덕담‘이 돌면서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핵심 현안을 놓고 이견이 노출됐다.

소장파의 리더격인 원희룡 의원이 박종근 의원에게 “참여 정부의 경제정책 중 좌파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큰 정부, 큰 예산이 좌파”라고 답했고, 이에 원 의원은 “종합부동산세는 좌파라고 할 수 없다. 근거를 알아야 반대할 수 있다”며 당내 보수파와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남경필 의원은 “이념 논쟁은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당 대표가 나서는 식의 색깔논쟁은 아니다”라며 “기존 보수 이미지의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는 형태가 아니라 젊은 의원들이 나서 국민에게 이념 논쟁의 필요성을 알리고 선배들은 후방에서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역할분담론’을 제안했다.

이방호 의원은 “현 정부를 보는 시각과 북한의 실체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해 후배들과 생각이 달랐다”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만남에서는 국가보안법 개·폐 등 정국 현안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수요모임을 이끌고 있는 정병국 의원은 저녁 식사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안택수 의원과 이방호 의원 등이 치열한 이념논쟁을 한 뒤 노선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종근 의원은 당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당명을 제정해야 한다는 점을 제안했다”며 “수요모임은 이에 전적으로 공감했지만 `색깔논쟁’에 있어서는 접근 방법에 있어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이방호 의원이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세대간 흐름을 읽지 못해 졌다고 말했다”며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물론 당을 이끄는 중요한 주축 세력으로 40대의 역할론을 강조했고 이에 대해 공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소장파 그룹이 이념논쟁에 있어 최전방 공격에 서고 중진의원들이 이를 지원하는 수송부대 역할을 하며 여의도연구소가 당의 싱크탱크로 이를 뒷받침하는 식의 `역할 분담론’에 대해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에는 수요모임측에서 정 의원을 비롯, 원희룡 남경필 김기현 이성권 박승환 김희정 의원 등 7명이, 자유포럼에서는 이방호 안택수 박종근 의원 등 3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앞으로 최소한 한달에 한번씩 구체적인 주제를 정해 만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원희룡 출당론’을 제기하며 당내 `보-혁’ 갈등을 촉발시켰던 김용갑 의원은 이날 모임에 불참하면서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현 정권의 `4대 국민분열법’ 저지를 위해 저를 포함한 중진들도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소장파 의원들도 양보할 것은 양보하되 서로간의 호불호(好不好)는 털어버리고 상대를 존중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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