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당 창당 1주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1-10 18:40:2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民心 헤아리는 정치” 다짐 열린우리당은 1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창당 1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행사에는 청와대 김우식 비서실장이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할 예정이며, 우리당은 대국민성명을 통해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으로서의 각오와 개혁정책 추진 의지를 밝힌다.

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당이 중심에 서서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당정간의 긴밀한 협력 등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부영 의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창당 1주년을 맞아 깨끗하고 청명한 정치를 국민에게 열어드린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가 가는 길은 너무나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조급증에 걸려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고 옷깃을 여미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치를 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미니여당서 巨與 변신

우리당은 1년 전 창당대회 당시 47석의 원내 3당으로 출범했으나, 대통령 탄핵사태의 격랑 속에서 치러진 4.15 총선을 통해 152석(김원기 국회의장 탈당으로 현재 151석)의 원내 과반여당으로 탈바꿈했다.

“신당의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나중은 창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신기남 의원의 예언이 결과적으로 적중한 셈이다.

그의 말대로 신당의 시작은 초라했다. 신당의 태동을 알린 지난해 5.16 민주당 신당워크숍 때만 해도 참여 의원수는 우리당의 모태가 됐던 민주당 전체 의원 101명 중 67명에 달했으나,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과 맞물려 이탈자가 속출하면서 9월 `국민참여통합신당’ 주비위원회에 참여한 의원수는 한나라당 탈당파 5명을 포함해 42명에 불과했다.

이어 김덕규 정대철 최용규 의원과 개혁당 소속이었던 김원웅 유시민 의원이 차례로 합류했지만 `반노(反盧)’를 코드로 한 거대 야권에 대항하는 `4당 구도’는 총선까지 지속됐다.

특히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된 검찰의 전방위 대선자금 수사는 한나라당에 `차떼기당’이란 오명을 덧씌우는 동시에 `깨끗한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건 우리당의 도덕성에도 큰 흠집을 냈다.

이로 인해 창당주비위 구성 당시 10%대 초반이었던 지지도는 10% 미만으로 곤두박질쳤고, 당내에선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되면서 노 대통령의 조기 입당과 강금실 법무장관의 징발이 거론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외우내환에 시달리던 우리당은 그러나 민주당이 `조순형-추미애’ 투톱 효과가 시들할 조짐을 보이던 올 1월11일 최연소 대표경선 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의 선출을 계기로 지지율 상승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정 의장은 `몽골기병’식 속도전 행보를 보이며 기성 정당과의 차별성 부각에 진력했고, 그런 노력은 당지지율이 전대 후 보름만에 1위에 오르는 기적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로 나타난 야권의 노 대통령 탄핵사건은 우리당의 총선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우리당은 총선을 계기로 과반 1당으로 우뚝 서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사건 기각과 노 대통령의 입당을 이뤄냈으나, 정체성 논란과 노선 대립 속에서 한나라당 출신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기용을 둘러싸고 당·청간에 냉기류가 흐르면서 지리멸렬한 상태로 빠져들었다.

정동영 의장의 뒤를 이은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당·정분리와 원내정당화 등 새로운 정치실험에 대한 적응기간을 힘겹게 통과하는 사이 경제난 심화와 맞물려 당지지도는 탄핵 직후 50%대에서 25%로 반토막이 났고, 부산시장과 경남, 제주, 전남 지사 등 광역단체장을 선출하는 6.5 재·보선에서 단 1곳도 얻지 못하는 참담한 패배를 안았다.

급기야 신 의장은 선친의 일제헌병 복무전력이 드러나 도중 하차하면서 `원외’인 이부영 의장이 당대표직을 승계하는 등 내부 홍역을 치렀고, 10월에는 참여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대해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정부·여당은 총선 후 최대의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지지율 저조 속에 갖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10여곳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이 우리당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미 신계륜 이상락 오시덕 의원이 선거법 위반 등과 관련해 2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아 이르면 연내에 과반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천 원내대표는 “우리당은 아직까지도 창당이 진행 중”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한 민생·개혁 입법과 기간당원에 의한 당지도부 선출 등 현재진행형인 정치개혁의 실험이 성공으로 각인될 경우 우리당의 `개혁 초심’에 기대를 걸었던 민심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게 지도부의 기대 섞인 판단인 것이다.

현주소와 진로

창당 1년을 맞은 열린우리당은 원내 과반의석을 갖춘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으로, 노무현 정부의 개혁작업을 선두에서 이끌고 나가는 전진기지라고 볼 수 있다.

우리당은 창당이념을 `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로 내세웠고, 대통령 탄핵풍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이 같은 이념을 구현할 원내 수의 힘과 전국정당의 면모를 구축하는데는 일단 성공한 상태이다.

우리당은 이를 바탕으로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개혁법, 사립학교관계법 등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사실상 지상명제로 삼아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다 비록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내려지긴 했으나, 지난 1997년 대선공약인 충청권 신행정수도건설 계획을 국가균형발전 전략차원이라는 `대승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어떻게서든 관철하려는데도 당력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당이 처한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우리당은 개혁을 밀고 나가면서 `좌파주의적이다’ `개혁독재다’라는 보수진영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언론과는 계속 불편한 관계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언론을 등에 업고, 여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고전적인’ 방식과는 달리, 우리당은 언론과 부대끼고 보수진영과 충돌하는 등 고단한 방식으로 개혁의 장정에 오른 상태이다.

여기에다 당내의 이념적 분포도 다양한 편이어서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과 같은 당내 중도·보수그룹은 국보법 폐지 반대 등에 목청을 높이는 등 우리당의 개혁 `강철대오’에서 자칫 이탈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하고도 우리당은 숱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외부에 비쳐지고 있다.

이는 `3김(金)시대’ 보스정치의 완연한 퇴조 이후 새로운 민주정당의 전형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라는 우리당내 주장도 있으나, 의사결정구조의 취약성과 리더십의 부재를 드러내는 증좌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17대 총선을 통해 이념과 개성, 정치적 지향점이 서로 다른 108명의 초선 의원들이 대거 수혈된 것도 창당 원년의 당 내부 혼선과 청와대와의 마찰 등을 불러왔던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문희상 의원이 한때 이를 `성장통’이라고 규정하기도 했으나, 앞으로 2년차에 들어가는 우리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내부의 문제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우리당은 지난 8월 중순 일단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의 투톱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경쟁적 역할분담’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당내 세력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정동영 통일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장관이 입각한 이후 강한 구심력과 결집력, 기민한 정국대응에서는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함께 동반추락하고 있는 낮은 지지율과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침체, 17대 국회 개원 후 6개월 동안 내세울만한 뚜렷한 개혁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은 우리당을 조급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우리당은 정기국회 초반 100대 개혁입법 과제를 내걸었으나, 국회 파행사태와 한나라당의 반대로 목표달성이 여의치 않자 최근 50대 과제로 목표치를 낮춰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 국회파행 사태 봉합 후 정기국회가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여론의 낮은 지지와 한나라당의 `결사저지’ 속에서 4대 개혁입법과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지난한 과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우리당은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중형을 선고받는 의원들이 늘고 있어 빠르면 연내 원내 과반선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혁입법 처리에 사력을 다해 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우리당의 진로를 결정한 중요한 시험대는 내년 3월 전당대회다. 실질적인 기간당원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내 세력판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특히 개혁당 계열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선전할 경우 우리당의 정책과 노선은 크게 변경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내에서는 5대 계파가 형성돼 내년 3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세 확산 경쟁이 한창이다.

김근태 장관을 중심으로 한 국민정치연구회, 정동영 장관을 필두로 한 당권파 모임으로 당내 `하나회’로 불리는 바른정치모임, 유시민 의원이 이끄는 개혁당그룹, 문희상 의원 등 청와대 및 관료출신 40여명이 참여한 `일토삼목회’, 유재건 의원을 회장으로 최근 발족한 `안개모’ 등이 그것이다.

전당대회에서 집단의 간지(奸智)가 발휘돼 세력안배가 이뤄진다면 우리당은 적정 수준의 리더십 교체를 통해 재도약의 동력을 얻을 수 있지만, 현 구도의 답습 또는 지나친 급변이 일어날 경우 후일의 큰 갈등을 잉태하게 될 수도 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