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국회 주초 풀리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1-08 18: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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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파행사태가 12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8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함으로써, 주초가 대치정국 해소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7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이날 오전 김원기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국회의장실에서 회담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기국회 법정 종료일(12월9일)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조속한 국회정상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4대 개혁입법 합의 처리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이해찬 총리가 `한나라당 폄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토록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4대 입법’을 강행처리 않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은 8일 국회파행 장기화의 중대 고비가 될 원내대표 회담에 앞서 `협상시한’을 통보하는 등 한나라당의 등원을 견인하기 위한 강도 높은 압박 공세를 폈다.

우리당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주요 법안과 새해 예산안 심의의 정상적 진행을 위해서는 오는 10일까지 국회 정상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현미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 파행이 12일째를 맞으면서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우리당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면서 “등원만이 민생을 얘기하는 한나라당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정배 원내대표는 7일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수요일을 넘기면 타협에 의한 국회 정상화가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여권이 `4대 입법’을 강행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 접점 찾기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겉도는 가운데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여권내에서 강경론이 확산됨에 따라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지도부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부영 의장은 8일 “한나라당이 그만큼 했으면 분이 풀리지 않았겠느냐”며 “오늘이라도 국회 상임위를 가동해야 하며, 그러면 한나라당이 `단독 심의를 막아야 한다’는 구실을 대고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장은 특히 “두 원내대표가 너무 똑똑해서 문제”라고 말해 천 원내대표의 협상 자세를 은근히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도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수요일엔 반드시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면서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총회에서도 한나라당의 태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서갑원 의원은 “한나라당에 밀릴 게 뭐가 있느냐, 참을 만큼 참았다는 게 전체 분위기”라고 전했고, 노웅래 의원은 “정 안되면 야 3당과 함께 국회를 열자는 것인데 왜 단독 등원이란 말을 사용하느냐”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당은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50대 민생·개혁법안을 선정하는 한편 민노·민주·자민련 등 야 3당과의 공조방안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총리측은 한나라당이 ▲등원하지 않고 대여 투쟁을 계속하는 경우 ▲파면권고결의안 또는 해임건의안 제출과 함께 무조건 등원하는 경우 ▲색깔공세에 대해 먼저 유감표명을 하는 경우를 가정한 상태에서 각각의 대응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8일 계속되는 국회 파행사태와 관련, 오는 10일 대국민토론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대여강경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여권에 대해 결자해지를 촉구하며 압박을 계속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이어 8일 김원기 국회의장이 주선한 여야 원내대표회담에도 흔쾌히 응하는 등 지난 주에 비해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등원 명분찾기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나라당은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등원명분으로 이해찬 총리의 사과와 여당이 추진하는 `4대 입법’에 대한 단독처리 불가합의 등을 시사했다.

박근혜 대표는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양비론은 잘못된 구도다. 여당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한나라당은 무엇을 해도 끝을 못봤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번 만큼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또 국회 등원에 대해 “한나라당 전체 의원의 공감대가 먼저”라고 전제하면서 “의원들의 합의없이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해 당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전격 등원결정은 고려치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모든 것은 저쪽(여당)에 달려 있다. 묶은 사람이 푸는 것”이라며 여당의 성의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이 총리의 망언과 집권당의 행태는 야당의 기를 꺾어서 4대 분열법을 밀어붙이려는 속셈”이라면서 “한나라당은 모든 목표를 4대분열법 저지에 두고 더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때가 됐다”며 `4대 입법’ 총력저지를 다짐했다.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1주일은 더 이렇게 가도 무방할 것 같다”면서 “이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사과 한 마디를 하게 되면 재발방지를 위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단독국회 강행 시사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 총리가 한 마디 사과없이 여당이 국회를 단독으로 열기로 했다는데 한나라당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협상이 안된다고 단독국회를 열면 국회 본회의장에 쇼팽의 장송행진곡이 울려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개혁성향의 소장파 의원들은 `전격 등원’을 주장하기도 했다.

네티즌 대표인 김희정 의원은 상임운영위에서 “더이상 대통령과 총리에 대해서 기대할 것도 없는 만큼 한나라당이 통크게 등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이 총리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특정정당의 단독 국회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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