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공전 7일째… 與野 대치 ‘평행선’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1-03 18: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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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美선거 결과 논의 등원압박 여야는 정기국회 파행 7일째인 3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한채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비교섭단체 3당은 “미국 대선에 따른 대미외교 대책, 민생개혁입법 등 현안을 다루기 위해 국회를 즉각 정상화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등원을 압박했고,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국 정상화를 위해 이해찬 총리를 파면해야 한다”며 장외 홍보전에 나섰다.

이로써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닷새간 실시할 예정이던 분야별 대정부질문이 무산된데다 4일부터 시작될 상임위별 예산 및 법안 심사까지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게 됨에 따라 국회 정상화 이후 의사일정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은 정기국회 파행 일주일째인 3일 한나라당의 자세 변화를 촉구하면서 야 3당과의 공조강화 의지도 밝히는 등 한나라당의 등원을 견인하기 위한 `양면 전략’을 이어갔다.

우리당은 특히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결정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등 상대를 자극하지 않은 채 미 대선 결과가 파행사태 해결에 `호재’로 작용하길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부영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가능한 한 한나라당과 함께 (국회에) 복귀하기를 바란다”며 “한나라당이 쉽게 응하지 않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또 국회 정상화 해법으로 제시된 이해찬 총리의 유감표명 방안에 대해 “국정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봐야지 개인의 기분이 좋고 나쁘고를 따질 수가 없다”며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청와대 항의방문, 규탄대회 등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점이 실망스럽다”며 “미 대선 결과, 경제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있는 만큼 우리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여러 성의를 다할 준비를 해놓고 있으며, (한나라당도) 상응하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확대간부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이 등원하면 이 총리가 `폄하 발언’과 관련해 당초 `의견표명’에서 `유감표명’을 하는 것으로 수위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시한 남북관계기본법과 국가보안법 개정시안을 들어 “한나라당이 더 이상 색깔론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미 대선 결과가 발표되는 상황에서 국회를 무한정 닫아둘 수는 없다”고 말했으나, 단독 등원 가능성에 대해 “일단 본회의장 입장은 계속하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부정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천정배 원내대표는 전날 한나라당의 청와대 항의방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지만 휴전을 앞두고 벌이는 치열한 전투라고 이해하고 싶다”라며 `끝내기’수순으로 해석하며 파행 종식을 위한 타협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명숙 상임중앙위원도 “곧 나올 미대선 결과가 한반도 정세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시기에 국회 밖에서 투쟁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 못할 처사”라고 비판하고 “국회 내에서 미 선거 결과에 대비한 한국의 여러 문제를 함께 노력하고 해결하는 장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며 조속한 등원을 촉구했다.

우원식 의원도 미 대선과 관련,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계정세와 관련해 국회에서 대안을 내놓아야할 시기”라며 한나라당 압박에 가세했다.

이런 가운데 이 총리의 유감표명 및 단독 등원 여부를 놓고 갈등 기류를 노출했던 강경파와 유화파 모두 한나라당에 자극적인 발언을 자제하면서 지도부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개모’소속의 안영근 의원은 “안개모는 당분간 조용히 관망한다는 자세”라고 말했다.

김영춘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이 등원을 위한 준비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어느 국민이 강경 장외투쟁에 관심을 기울이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발언 파문과 관련해 일주일째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한 채 대국민홍보전에 나서는 등 `원외투쟁’을 벌이며 이 총리 해임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소속 의원들을 지역에 내려보내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한편, 각 지역 의원사무실에 “더이상은 못참겠다. 막말총리 사퇴하라” 등 이 총리의 해임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게시했다.

또 저녁에는 방송기자 출신인 심재철 기획위원장, 아나운서 출신인 이계진 당 방송국장 등 당내 대표적 논객들을 내세워 네티즌과 토론회를 벌이며 온·오프공간에서 이 총리 해임 당위성을 전파하는 데 당력을 집중했다.

한나라당은 4일엔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총리 해임 촉구 및 규탄대회’를 열어 이 총리 해임의 불가피성을 역설할 예정이며 이후 대여대응책에 대해선 정국상황을 봐가면서 추후에 결정키로 했다.

박근혜 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정국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은 여당이기 이전에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언론과 야당을 모독한 총리에게 엄중 항의하고 국정 정상화의 걸림돌인 이 총리의 해임을 건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는 `4개 국론분열법’이 위헌소지가 있다고 생각하며, 비판세력을 죽이고 친노세력을 키운다는 정략에서 출발한 것이어서 위헌적 요소를 담을 수밖에 없다”며 “여당은 4대 국론분열법을 죽을 각오로 성사시킨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위헌 소지가 있는 법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국정파탄의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하고, 대통령이 아니라면 총리가 져야 한다”며 “민생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닌데 (정부 여당이) 국정 운영에 조금이라도 책임감이 있다면 빨리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며 이 총리 파면을 촉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총리는 자신의 자리가 대권주자로 가는 0순위라거나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방패노릇을 해준다거나 혹은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말살정책을 집행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총리가 국회를 이렇게 파행으로 만든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5일 노무현 대통령의 MBC 라디오 대담프로그램 출연에서 이 총리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 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제출 등 향후 대응프로그램은 이후 여권의 태도와 정국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오는 5일 두 시간에 걸친 라디오 대담프로에 출연하게 돼 있어 또 어떤 충격요법으로 승부수를 던질 지 궁금하다”면서 “계속 민생파탄을 외면하고 야당과 언론을 공격한다면 야당 뿐만아니라 이제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노·민주·자민 = 비교섭단체 3당은 이 총리의 유감 표명 제안을 수용하면서 “한나라당이 끝내 등원을 거부할 경우 한나라당없이 여당과 함께 의사일정을 진행하겠다”며 압박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어제 야3당의 요구에 대해 여당은 받는 쪽으로 나왔으니 한나라당이 어떻게 하는지만 남았다”고 말했고, 민주당 이상열 원내부대표는 “이 총리가 공식적으로 국민앞에 사과하면 우리는 (한나라당 없이도) 여당과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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